[한라일보] '모든 동물은 평등하지만 어떤 동물은 다른 동물보다 더 평등하다.'
조지오웰의 '동물농장' 중에 한 대목이다.
불평등을 평등이라고 받아들여지는 세상이 되어서는 결코 안 된다.
22대 총선 사전투표가 지난, 5일 6일 이틀간 전체 유권자 4428만여 명 가운데 1384만여 명이 투표에 참여해 총선 사전투표율로는 31.28%라는 사상 최고 투표율을 보였다. 이에 정치권 안팎과 지지하는 정당이 있는 유권자들로서는 4월 10일 본 투표가 마감되고 투표 결과가 발표되기 직전까지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입을 모은다.
게다가 이번에 정당 투표용지 길이가 자그마치 50여 ㎝를 넘는다고 하니 유권자들은 자신의 주권 행사가 자칫 무효투표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선거유인물을 꼼꼼하게 확인하고 투표장으로 가야 할 일이다. 본투표가 내일인데도 아직도 주변에 무당층들이 적지 않은 것을 보면 유권자들이 바라보는 정치권에 대한 시선이 어떠한지 정치인들은 결과와 상관없이 몸을 낮추고 초심을 되짚어 봐야 할 때다. 어디 그뿐인가, 2030세대들이 투표할 지지정당을 찾지 못하겠다는 말과 지지할 정치인 또한 보이지 않는다는 볼멘소리를 기성세대들은 뼈아프게 받아들여야 한다.
어쩌다 우리 사회가 아직도 이분법적 사고에 머물러 있는지, 무엇이 미래 세대들에게 어차피 바뀌지 않을 사회라는 인식을 뿌리 깊게 각인시키고 있는지 곱씹어보고 돌이켜 생각해보면서 찬란한 미래를 꿈꿀 수 있는 우리 미래 세대들의 가슴을 열어주고, 어깨를 세워주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이번 총선을 지켜보는 나는, 자꾸만 조지오웰의 작품 '동물농장'이 떠올려지는 건 왜일까?
'밖에서 이 광경을 지켜보던 동물들은 무언가 이상한 일이 일어나고 있음을 느꼈다.
돼지들의 얼굴이 뭔가 변한 것 같은데, 대체 그게 무엇일까?
어떤 돼지는 턱이 다섯 겹이었고, 어떤 돼지는 네 겹이었고, 또 어떤 돼지는 세 겹이었다.
점점 돼지들의 얼굴이 녹아내려 어딘가 모습이 변한 것처럼 보이는데, 이건 대체 무엇일까?
창밖에서 지켜보던 동물들은 돼지를 한 번 보고 인간을 바라보았고, 다시 인간을 한 번 보고 돼지를 쳐다보았다. 그러나 이미 누가 돼지이고, 누가 인간인지 구별할 수 없었다.'
지금의 우리사회가 어쩌면 조지오웰의 '동물농장'의 한 대목 같다고 한다면 지나친 나의 억측일까?
협치가 안 되는 정치권과 국민의 마음을 제대로 읽어내지 못하는 정부와 여당. 세계 곳곳에서 심심찮게 들려오는 전쟁 소식들까지.
이번 22대 총선이 끝나면 정부와 정치권은 머리를 맞대고 급변하는 세계정세 속에 우리의 나침반과 우리의 시계를 어떻게 맞춰야 하는지, 미래 세대들의 찬란한 앞길은 어떻게 열어주고 그 길을 밝혀 주어야 할지, 확실한 비전을 제시할 수 있도록 총력을 쏟아야 하겠다. <장수명 동화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