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어버이날 카네이션은 이제 '옛말'... 인기 시들

[현장] 어버이날 카네이션은 이제 '옛말'... 인기 시들
5월 첫 주 국산 카네이션 경매량 전년대비 42.7% 감소
기념일 실용적 선물하는 '소비트렌드'변화 결정적 요인
도민들 "비싼 꽃값 부담... 용돈이나 선물 등으로 대체"
  • 입력 : 2024. 05.07(화) 18:00  수정 : 2024. 05. 08(수) 22:21
  • 김채현기자 hakch@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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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네이션을 고르고 있는 시민들. 한라일보 DB

[한라일보]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부모님과 고마운 사람들에게 선물하던 꽃인 카네이션의 인기가 날로 시들해지고 있다. 국산 카네이션이 수입산과의 가격 경쟁에서 밀린 데다, 실용적인 선물을 하는 쪽으로 소비 트렌드가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7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화훼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7일까지 경매가 이뤄진 국산 절화 카네이션 총수량은 3만5118속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6만1346속)에 대비해 42.7% 감소한 것이며, 2022년 동일 기간 거래량인 7만2607속과 비교하면 51.6% 급감했다.

부정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 시행 후 스승의 날 특수가 사실상 실종된 점을 감안하면 어버이날 이후에도 카네이션 판매량은 크게 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카네이션 거래량이 감소하는 원인은 복합적이다. 먼저 수입산과의 가격 경쟁에서 밀려난 것이 꼽힌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를 보면 올해 1~3월 절화 카네이션 수입량은 410t으로 전년 동기(346.5t) 대비 18.3% 늘었고, 2022년 265.2t과 비교하면 54.6% 증가했다.

또 금방 시들어버리는 생화 대신 용돈이나 안마기기 등 실용적 선물을 하는 '트렌드의 변화'도 거래량 감소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도민 A씨는 "부모님께 카네이션 꽃다발을 선물로 드릴까 해서 도내 몇 군데 꽃집에 문의해 봤는데, 그 가격이면 용돈을 더 보태드리는 것이 낫지 않을까 생각했다"며 "꽃은 또 금방 시들어버리니 당시 기분내기는 좋은데 뭔가 돈을 낭비한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또 다른 도민 B씨는 "올해 어버이날은 건강식품을 선물로 드리고 꽃 대신 가족들이 함께 먹을 수 있는 카네이션 모양의 케이크를 하기로 했다"며 "부모님께서도 꽃 선물을 하지 말라고 하셨다"고 했다.

제주시내에서 꽃집을 운영하는 한 상인은 "몇 년 전만 해도 5월이면 젊은이들은 물론이고 어린아이들까지 용돈을 모아 카네이션을 사러 왔다"며 "언젠가부터인가 수요가 줄기 시작하더니 지금까지 계속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부터는 변화한 소비 패턴에 맞춰 비누꽃이나 생화를 곁들인 용돈 박스를 판매하고 있다"면서 "확실히 이전에 꽃다발만을 판매하던 것과는 달리 예약손님이 늘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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