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타인 신분을 도용해 향정신성의약품 등을 처방받거나 해외 거주자 등이 지인 명의로 건강보험 혜택을 누리는 것을 막기 위해 모든 의료기관에서의 신분증 확인을 의무화하는 '건강보험 본인확인 강화 제도'가 지난 20일부터 시행됐다. 제도 시행 초기 도내 현장에서는 병원과 환자들의 협조로 큰 혼란은 발생하지 않았지만, 이 사실을 미리 알지 못했던 도민들은 발길을 돌리는 등 불편을 겪어야 했다.
21일 제주시내 한 내과의원. 오전부터 병원을 찾은 도민들로 접수처 앞은 북새통을 이뤘다. 병원 관계자들은 환자들을 향해 연신 "신분증 미리 꺼내주세요"를 외쳤고, 의문을 품는 환자들에게 해당 제도를 안내하느라 시간을 허비했다. 환자들은 새롭게 추가된 절차에 당황해하면서도 곧바로 메고 온 가방을 바닥에 내려놓으면서 급히 지갑을 찾아 신분확인 절차에 응했다. 이 과정에서 시간이 10분가량 지체됐지만, 대부분의 도민들이 신분증을 지참하면서 큰 혼선은 없었다.
그러나 시행 초기인만큼 제도가 바뀌었는지 모르는 환자들도 있었다. 이날 한 도민은 휴대전화로 촬영된 신분증을 제시했지만 안된다는 직원의 말에 "사진으로 본인이 맞는지 확인만 하면 되는거 아니냐"고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으며, 자격증을 내밀었다가 진료를 못 받고 발걸음을 돌리는 환자도 있었다.
어르신들은 "신분증 대안으로 건강보험증을 내려받으면 된다"는 직원의 안내에 해당 앱을 깔려고 시도했지만, 모바일 기기 사용에 익숙하지 않아 어쩔 줄 몰라했다. 도민 A씨는 "신분증 의무화됐다는 사실을 모른 채 병원을 찾았다가 급히 모바일 건강보험증 설치를 했다"며 "기기 사용이 익숙하지 않아 설치 과정에서 헤맸지만 직원이 친절히 도움을 줘 무리 없이 접수를 마쳤다"고 말했다. 이어 "어르신들도 도움을 받아 한 번 설치하면 그다음부터는 보여주기만 하면 되니까 큰 문제는 없어 보인다"며 "요즘 어딜 가도 신분증을 제시하는데 병원에서도 진작 확인이 이뤄져야 했다"고 했다.
또 다른 도민 B씨는 "늘 신분증을 가지고 다녀서 별다른 불편을 못느꼈다"면서 "신분증은 필수적이라 가지고 다니는 사람도 많고, 모바일 앱을 다운로드 해도 되기 때문에 한 일주일 뒤쯤이면 현장에서의 혼선은 사라질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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