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국보·보물! '이건희 컬렉션' 문화유산 360점 제주 도착

이번엔 국보·보물! '이건희 컬렉션' 문화유산 360점 제주 도착
4일부터 국립제주박물관서 특별전 '어느 수집가의 초대'
국보 정선의 '인왕제색도'부터 보물 '천수관음보살도' 등
기록물, 서화, 도자기, 불교미술 등 한자리... 72점은 첫 소개
  • 입력 : 2024. 06.03(월) 13:46  수정 : 2024. 06. 10(월) 11:28
  • 오은지기자 ejoh@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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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5박6일의 일정을 거쳐 제주에 도착한 '이건희 컬렉션' 문화유산 300여 점이 모습을 드러냈다. '어느 수집가의 초대-고 이건희 회장 기증 국립제주박물관 특별전' 개막을 하루 앞둔 3일 열린 언론 공개회에서 이재호 학예연구사가 전시투어를 통해 전시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상국기자

[한라일] 현재 제주도립미술관에서 진행 중인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에 이은 또 하나의 '이건희 컬렉션' 제주특별전의 막이 오른다.

정선이 그린 국보 '인왕제색도'부터 보물인 고려불화 '천수관음보살도'까지 고 이건희 회장이 기증한 300여점의 방대한 문화유산 수집품을 한자리서 만나볼 수 있는 기회다.

4일부터 국립제주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어느 수집가의 초대-고(故) 이건희 회장 기증 국립제주박물관 특별전'이 두 달여 대장정의 첫발을 내디딘다.

개막을 하루 앞둔 3일 지난 5월 5박6일의 일정을 거쳐 제주에 도착한 '이건희 컬렉션' 문화유산이 모습을 드러냈다.

오는 8월 18일까지 진행될 특별전에선 청동기시대 붉은 간토기 항아리부터 초기 철기시대 덕산 출토로 전해지는 청동 방울(국보), 삼국시대 보살상(국보, 보물) 등 고고유산과 고려시대 청자 매병, 조선시대 백자 달항아리까지 다채로운 도자기, 서화, 목가구, 기록물, 불교미술 등 시대와 분야를 아우른 우리 문화의 총체를 만끽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번 제주 특별전은 2022년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이 공동 개최한 '어느 수집가의 초대'특별전에 이은 다섯 번째 전시이자, 광주-대구-청주에 이은 네 번째 지역 국립박물관 순회전이다.

지난해 광주, 대구, 청주의 국립박물관을 순회하며 약 74만여 명이 관람하는 등 큰 호응을 얻은 '어느 수집가의 초대' 특별전이 제주에서도 그 열기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어느 수집가의 초대-고 이건희 회장 기증 국립제주박물관 특별전' 개막을 하루 앞둔 3일 열린 언론 공개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는 박진우 국립제주박물관장. 이상국기자

#국립제주박물관과 '이건희 컬렉션'의 인연

국립제주박물관과 '이건희 컬렉션'과의 인연은 2022년부다.

2021년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유족이 고 이건희 회장이 수집한 문화유산 2만1693점을 국립중앙박물관에, 근현대 미술품을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한 이후 제주 동자석과 문인석 55점이 국립제주박물관으로 이관됐다. 제주박물관은 2022년 11월 박물관 야외에 '동자석 정원'을 꾸렸는데, 이는 고 이건희 회장 기증품을 국립박물관 상설전시에 활용한 첫 사례로 기록됐다.

이번 지역 순회전은 2022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개최한 고 이건희 회장 기증 1주년 기념전을 재구성하면서, 제주에서의 개최 의의를 살리고자 제주 관련 작품이 추가됐다.

목가구인 제주특산의 붉가시나무로 짠 반닫이 '제주궤'를 비롯 제주에서 간행한 현존 최고(最古)의 도서인 '황석공소서', 제주목사를 역임한 이형상의 문집 '병와집', 유배인 정온의 문집 '동계집'과 김윤식의 문집 '운양집' 등이다. 또 추사 김정희와 인연이 깊은 모사본 서첩 '무구정광대다라니경·국왕경응조무구정탑원기'가 1934년 사진으로 공개된 이래 실물로는 90년 만에 처음 전시에서 소개된다. 이렇게 처음 공개되는 제주관련 기증품은 11점이다.

'어느 수집가의 초대-고 이건희 회장 기증 국립제주박물관 특별전' 개막을 하루 앞둔 3일 언론 공개회가 열렸다. 이상국기자

#국보·보물만 26점...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제주 간행도서까지

제주특별전은 제1부 '수집가의 환대', 제2부 '수집가의 몰입', 제3부 '수집가의 성심' 등 총 3부로 구성됐다. 전시기간 국보·보물만 26점 등 총 360점의 기증품이 전시된다. 기증 3년째를 맞아 그동안의 연구 성과를 종합해 72점이 이번 제주특별전에서 처음 선보인다.

왼쪽부터 국보인 삼국시대 금동불 일광삼존상과 보물인 보살(금동보살입상), 부처(금동여래입상). 3부 전시공간에서 만나볼 수 있다. 이상국기자



올레를 들어서서 수집가와 소반에 마주 안장 차 한잔을 나누는 공간으로 시작되는 1부에선 '책가도' 병풍과 공예품으로 구성한 실물 책가도가 채워졌다. 또 조선시대 목가구와 함께 '백자 달항아리'도 전시됐다.

1404년(태종 4년) 제주에서 간행한 현재 남아있는 가장 오래된 제주 간행도서인 '황석공소서' 등 제주 관련 기록물을 만나볼 수 있다.

'어느 수집가의 초대-고 이건희 회장 기증 국립제주박물관 특별전' 개막을 하루 앞둔 3일 열린 언론 공개회에서 이재호 학예연구사가 전시투어를 통해 전시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1부 전시공간에서 만날 수 있는 국립제주박물관이 '이건희 컬렉션'으로 로 꾸민 실물 책가도. 이상국기자

'어느 수집가의 초대' 고 이건희 회장 기증 국립제주박물관 특별전' 개막을 하루 앞둔 3일 열린 언론 공개회에서 이재호 학예연구사가 전시투어를 통해 전시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1부 전시공간에서 만나볼 수 있는 제주궤. 이상국기자



2부는 수집가가 몰입했던 서화와 도자기 명품 전시로 짜여졌다.

병풍, 화조화와 산수화, 초상화를 비롯 고 이건희 회장 일가가 특히 사랑했다는 도자기를 토기에서부터 청화백자에 이르기까지 변천사를 한눈에 볼 수 있게 구성됐다. 보물인 '청자 상감 모란무늬 발우와 접시'와 '백자 청화 동정추월무늬 병' 등을 비롯 국보인 정선의 '인왕제색도'도 2부에서 만날 수 있다.

3부에선 초기철기시대 사람의 두려움을 떨쳐주었던 '청동 방울'(국보)부터 초기 불교 조각의 걸작 '일광삼존상'(국보), 거란을 물리치려는 한마음으로 새기고 찍어낸 '초조본 대반야바라밀다경'(국보) 등 종교적 문화유산을 감상할 수 있다.

얼굴 11면과 손 44개가 있는 고려시대불화 '천수관음보살도'(보물)는 제주에서 최초로 전시돼 관람객에게 선보여진다.

#한 달만 볼 수 있는 국보 '인왕제색도'.... 수차례 전시품 교체로 새로운 전시 만끽

국립제주박물관은 이번 특별전의 모든 서화작품을 한 차례 교체해 선보인다. 4일부터 7월 14일까지 첫 번째 서화를 선보인 후 7월 16일부터 8월 18일까지 또 새로운 서화를 펼쳐보인다. 빛에 쉽게 손상되는 서화를 보호하고 더 다양한 작품을 제주에 소개하기 위함이다.

특히 '인왕제색도'를 포함한 주요 서화 4점이 전시기간 순차적으로 교체돼 선보여질 예정이다.

'어느 수집가의 초대-고 이건희 회장 기증 국립제주박물관 특별전' 2부 전시공간에서 만나볼 수 있는 정선의 '인왕제색도'(국보). '인왕제색도'는 6월 한 달 간만 감상할 수 있다. 이상국기자

국보 '인왕제색도'는 6월 30일까지 한 달 간만 감상할 수 있으며 이어 7월 2일부터 14일까지 정약용이 쓴 '정효자전·정부인전'이 교체 전시된다.

보물 김홍도가 그린 '추성부도'는 7월 16일부터 8월 11일까지만 만나볼 수 있으며, 8월 13일부터 18일까지는 장승업이 그린 '웅혼하게 세상을 바라보다'가 선보여진다.

고려불화 '천수관음보살도'도 7월 14일까지만 볼 수 있다. 이어 또 다른 고려불화 '수월관음도'로 교체된다.

3부 전시장엔 고려시대 '범종'도 만나볼 수 있는데, 청각장애인도 '범종'의 울림을 시각으로 대신 체험할 수 있도록 영상이 설치됐다.

전시안내 앱으로 음성 해설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으며, 전시품에 담긴 QR코드로 자세한 설명을 볼 수 있다.

관람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가능(입장 마감 오후 5시 30분)하며, 매주 월요일은 쉰다.

한편 현재 제주도립미술관에선 '이건희 컬렉션' 한국 근현대미술 특별전 '시대유감(時代有感)'이 관람객을 맞고 있다.

박수근·이중섭·장욱진·이응노·유영국·김흥수 등 한국 근현대미술을 대표하는 40명 작가의 작품 86점을 한자리에 모아놓은 특별전은 7월 21일까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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