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여름밤 정취 대신 '눈살'..제주 탑동광장 술판 '고개'

[현장] 여름밤 정취 대신 '눈살'..제주 탑동광장 술판 '고개'
야간시간 관광객, 도민 낚시·음주·취식 만연
제주시 10월까지 계도... 과태료 등 처분 요원
  • 입력 : 2024. 06.10(월) 16:56  수정 : 2024. 06. 12(수) 08:49
  • 김채현기자 hakch@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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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들이 출입금지 안내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취식과 음주를 하고 있다.

[한라일보] 초여름 날씨가 계속되면서 제주시 탑동광장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는 가운데, 또다시 음주, 낚시 등의 무질서 행위가 고개를 들고 있다. 행정당국은 이 같은 행위에 대처하기 위해 오는 10월까지 질서 계도반을 운영하고 있지만, 일부 도민과 관광객들이 계도반의 눈을 피해 테트라포드를 넘어가 낚시를 하는 등 여전히 부족한 시민의식을 보이면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최근 제주시 탑동광장에는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산책을 즐기는 이들로 북적였다.

어느덧 해가 저물자 이곳을 찾은 사람들은 인근 편의점 또는 마트 등을 들러 먹을거리를 양손 가득 들고 오더니, 산책로에 조성된 계단에 자리를 잡고 앉아 취식을 하기 시작했다. 몇몇 사람들은 출입금지 안내가 붙어있는 계단을 넘어 음식과 함께 술병을 꺼내 술판을 벌이기도 했다.

산책로 일대에는 '취식, 음주, 낚시, 폭죽행위는 일절 하지 맙시다'라는 내용의 현수막이 내걸려있었지만, 이를 지키고자 하는 시민은 드물었다.

테트라포드를 넘어 위험천만한 낚시를 하고 있는 사람들.

심지어 이날 10여 명의 낚시객들은 경고판이 설치된 펜스를 넘어섬은 물론 테트라포드까지 넘나들면서 추락사고의 위험을 불러일으켰다.

테트라포드는 파도나 해일 등을 막기 위해 방파제에 설치하는 대형 콘크리트 블록으로 뿔 모양의 다리 네개가 붙은 형태이다. 길이는 5m, 무게는 최대 10t에 이른다. 이와 같은 테트라포드는 물기와 이끼가 많아 표면이 매우 미끄러우며 발을 헛디뎌 미끄러질 시 따로 잡을 만한 곳도 없어 인명피해로 이어지기 쉽다.

10일 제주도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최근 3년(2021~2023년)간 도내 테트라포드 및 방파제에서 46건의 사고가 발생해, 6명이 사망하고 4명이 다쳤다. 올해는 지난달을 기준으로 2건의 사고가 발생했으며, 소방당국은 구조대상자 2명에 대해 안전조치를 완료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금지 행위에 대한 강력한 단속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는 날로 나오고 있지만 행정당국은 관련 권한과 규정이 없어 금지행위를 발견해도 계도밖에 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제주시 관계자는 "이달부터 오는 10월까지 1일 5명의 인력을 투입해 저녁시간대(오후 7~10시) 질서 계도반을 운영하고 있다"면서 "단 계도반 운영은 법적인 금지가 아닌 공공질서 확립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금지행위자들을 발견한다하더라도 과태료 부과 등의 행정 처분은 내릴 수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도 시민들의 안전과 불편 해소를 위해 계도활동을 꾸준히 벌이고 있다"면서 "계도반의 지시에 잘 따라 주시는 시민들도 있지만, 법적인 권한을 따져 묻고는 따르지 않는 시민들도 있다. 탑동광장을 찾는 모두가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기초질서 지키기에 적극 협조 부탁드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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