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희의 한라시론] 제주, 욜드(YOLD) 세대 여행객을 잡아라

[김재희의 한라시론] 제주, 욜드(YOLD) 세대 여행객을 잡아라
  • 입력 : 2024. 06.19(수) 22:00
  • 오소범 기자 sobo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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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몇 주 전 외부 회의 참석으로 이동 중에 잠깐 짬이 나서 커피숍에 들렀다. 70대 전후로 보이는 10명의 무리가 내 자리 뒤로 앉았다. 잠시 후 올해 해외여행을 갈 계획에 관해 이야기 나누는 소리가 들려 우연히 듣게 됐다. 이 모임의 총무님은 회원들의 여행비용 부담을 생각해서 4박 5일 35만원짜리 여행 코스를 준비해왔다. 그런데 회원들은 비용이 적어서 제대로 놀 수 없다고 했고, 어떤 분은 100만원까지 지출해도 괜찮다고 했다. 이들이 바로 최근 여행시장의 큰손으로 부상하고 있는 욜드(YOLD) 세대이다.

욜드는 Young과 Old가 결합한 용어로 은퇴 후 새로운 삶을 찾아 나서는 65세부터 75세 사이의 노년층을 의미하고, 다른 말로는 액티브 시니어라고도 불린다. 이들은 안정된 경제력 기반 위에 자신을 위한 주체적이고 활동적인 삶을 즐기며 사는 계층으로 여행업과 여가산업의 중요한 고객으로 조명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 2024년 관광트렌드 전망에서도 시니어세대를 관광산업의 주요 고객으로 주목하고 있다. SNS 영향으로 젊은 층에서 여행을 주도하는 것 같아 보여도 실제로는 욜드세대가 돈도 더 많이 쓰고 여행의 트렌드를 이끌어가고 있다.

노년세대의 여행 수요는 증가하고 있다. 통계청 2023년 사회조사 결과에 의하면 65세 이상 집단이 앞으로 하고 싶은 여가활동으로 관광활동에 대한 응답이 61.0%로 휴식(47.0%), 취미(30.6%) 등 기타 활동들보다 높게 나타났다. 노년층은 시간과 금전적으로 여유로움이 있어 장기체류형 관광에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다. 제주관광공사에서 2023년 발표한 제주 한달살이 자료에 의하면 다른 연령집단은 한달살이보다 단기 방문으로 제주를 찾는 비율이 높지만 60세 이상 집단은 단기 방문보다 한달살이로 제주에 머무는 비율이 더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처럼 최근 급부상하는 욜드세대의 수요에 맞추어 제주에서도 고령친화 여가산업이 활성화되어야 한다. 건강, 웰빙, 웰니스에 관심이 많은 욜드 여행객의 눈길을 끌 수 있는 제주만의 특화된 건강 및 웰니스 휴양 프로그램과 상품 개발이 필요하다. 욜드를 포함한 고령 여행객들이 제주에서 교통, 숙박, 레저 등을 편안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고령친화적 관광 인프라 개선과 더불어 여행 정보 접근성 개선에도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제주산 식재료와 특산품을 활용한 건강과 장수를 브랜딩한 고령친화식품 개발은 제주를 방문하는 여행객들의 호응을 부를 수 있을 것이다.

욜드 여행객을 잡기 위한 고령친화적 여가 및 관광산업의 활성화는 제주가 보유한 강점을 활용해 수월하게 발전시킬 수 있는 영역이다. 점점 더 건강하고 부유해지고 있는 전 세계 욜드세대의 여행 수요를 제주로 끌어들인다면 제주지역 경제 활성화는 물론이고 더 나아가 생활인구 유입을 통한 인구 늘리기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김재희 제주연구원 고령사회연구센터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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