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금 조건 완화하면 화북 주상복합용지 팔릴까

잔금 조건 완화하면 화북 주상복합용지 팔릴까
시, 감사위에 납부 기한 완화시 법령 저촉 여부 판단 의뢰
조례 규칙상 토지 대금 50%인 잔금 6개월 이내 완납해야
  • 입력 : 2024. 07.10(수) 09:40  수정 : 2024. 07. 11(목) 08:59
  • 이상민 기자 has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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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화북상업지역 주상복합용지. 한라일보DB

[한라일보] 제주시가 6년째 팔지 못한 927억원짜리 화북상업지역 주상복합용지를 매각하기 위해 잔금 납부 조건을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해당 용지는 2021년 공개경찰입찰에서 낙찰돼 매각이 이뤄지는 듯했지만 낙찰자가 잔금 납부 기한을 어겨 계약이 파기되면서 현재 주인 없는 빈 땅으로 남아 있다.

제주시는 화북상업지역 주상복합용지(체비지) 매매 계약을 체결할 때 잔금 납부 기한을 지금보다 완화하는 방안이 법적으로 가능한지 판단해달라는 취지의 사전 컨설팅 감사를 제주도 감사위원회에 의뢰했다고 9일 밝혔다.

사전 컨설팅 감사 제도는 제도·규정이 불분명하거나 법령과 현실 사이 괴리 등으로 인해 공무원이 적극 행정을 주저할 경우 사전에 그 업무의 적법성과 타당성을 검토하는 제도를 말한다.

사전 컨설팅 감사 대상은 인허가 사무와 규제 법령이 불명확 해 해석·적용에 어려움이 있는 사무, 규제 개혁을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사무 등이다.

시는 현재 부동산 경기 침체 여파로 927억원에 이르는 주상복합용지 매입 자금을 6개월 이내에 마련할 수 대상자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화북상업지역 도시개발사업 시행 조례 시행규칙'에는 체비지 낙찰자는 토지 대금의 10%을 계약금으로 내고, 이후 90일 이내에 40%를 중도금으로 납부한 뒤 나머지 잔금 50%를 180일 이내에 완납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특별한 사정인 인정될 경우 잔금 납부 기한을 연장할 수 있지만 이 경우 가산 이자를 물어야 한다.

시 관계자는 "잔금 납부 기한이라도 늘리면 매수 의향자가 나타날까 싶어 감사위에 법령 저촉 여부에 대한 판단을 구한 것"이라며 "감사위 판단이 나와야 매각 재개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시는 1만9432㎡ 규모의 화북상업지역 주상복합용지를 호텔 용지로 계획해 지난 2019년 9월 첫 매각에 나섰지만 4차 때까지 낙찰자가 없자 5차 때부터 지금의 용도로 변경했다.

용도 변경 후 최저입찰가격의 4배인 2660억원을 제시한 A업체가 낙찰자로 선정됐지만 수차례 기한 연장에도 잔금 532억원을 내지 않아 올해 2월 매매 계약이 파기됐다.

계약 파기 후 시는 새 주인을 찾기 위해 3개월 사이 두차례 매각 공고를 냈지만 아무도 응찰하지 않았다.

매각이 최종 무산되면 시는 빚더미에 앉는다.

화북상업지역 도시개발사업은 체비지를 판 돈으로 도로·상·하수도 등 도시 기반 시설을 조성하는 방식으로 시는 2025년으로 계획한 완공 시점을 맞추기 위해 모자란 자금을 제주도 통합재정안정화기금에서 끌어와 충당하고 있다. 이미 시는 지난해 150억원을 기금에서 끌어다 쓴데 올해 50억원을 더 충당할 방침이어서 갚아야 할 빚이 계속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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