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글로벌 가구 업체 이케아는 매년 집에 대한 보고서 '라이프 앳 홈'을 발간하고 있다. 전세계 38개국을 대상으로 한 2023년 보고서를 보면 한국에 대한 두 가지 통계가 눈에 띈다. '한국인은 집에서의 생활을 만족하고 있지 못하다'는 것과 '집에서 혼자 시간을 보내는 것이 가장 큰 즐거움'이라는 것이다.
사실 한국 사회에서 집이 갖는 의미를 생각해 본다면 의외의 결과이다. 한국의 집은 결혼의 필수품, 성공한 삶의 조건, 내 지위의 척도, 재산증식의 수단 등 단순한 거주의 목적이 아닌 인생의 목표이자 자기 증명의 지표가 됐다. 집이 없는 사람들은 집값이 비싸다고 아우성, 집이 있는 사람들은 집값이 떨어진다고 아우성치는데 정작 집안에서는 만족감을 못 느끼는 상황이 아이러니하다.
집에 대한 만족감은 우리가 원하는 집에 대한 이상과 관련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인이 바라는 이상적인 집은 '혼자 쉬면서 독서, TV, 취미 등 여가 시간을 보내는 곳'이다. 평범해 보일 수 있겠지만 여기에는 가족이 빠져 있다. '가족과의 좋은 관계', '함께 하는 집안일'에 대한 만족도는 전세계 최하위로 혼자 쉬는 일 외에 대부분을 '업무'로 취급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집 밖에서 삶이 치열하기에 집안에서라도 편히 쉬고 싶다는 마음은 충분히 공감할 수 있다. 그럼에도 수단이 목적이 될 수 없듯이 이제는 집의 가격이 아닌 그 집에 사는 가족들의 관계에 집중할 때이다. <오소범 편집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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