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영석의 백록담] 파리올림픽 MZ세대들의 ‘꼰대’ X세대를 향한 외침

[위영석의 백록담] 파리올림픽 MZ세대들의 ‘꼰대’ X세대를 향한 외침
  • 입력 : 2024. 09.02(월) 01:00
  • 위영석 기자 yswi1968@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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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지난 7월 26일부터 8월 11일까지 열린 2024 파리올림픽에서 대한민국 선수단이 금메달 13개 등 32개 메달을 따내며 폭염에 지친 국민들에게 상쾌함을 안겨줬다. 특히 소위 'MZ세대'들의 거침없는 활약이 두드러졌다. 사격 금메달리스트인 양지인과 반효진, 그리고 제주의 딸 오예진 선수와 양궁 임시현, 배드민턴 안세영, 태권도 김유진 선수까지 10대에서 20대 초반의 어린 선수들이 무더기 메달을 획득하는데 큰 공을 세웠다.

MZ세대는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를 합쳐 부르는 말로 2020년대 초 언론을 통해 유행하게 된 신조어로 보통 1981년~2012년생을 말한다. 밀레니얼 세대는 1981년부터 1996년 사이, Z세대는 1997년부터 2012년 사이에 태어난 사람들이다.

10대 초·중반에서 40대 초반까지 범위가 넓어 MZ세대=신세대라는 개념은 사실상 맞지 않지만 본격적인 디지털 라이프를 살아가는 첫 세대로, 기존 세대보다 좀 더 현실적이고 과감한 마음가짐을 통해 긍정적 변화를 이끌어내는 특징을 갖고 있다.

그런 MZ세대 파리올림픽 메달리스트들이 지금은 '꼰대'가 돼버린 'X세대'들에게 과감하고 거침없는 요구를 하고 나서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1996년 애틀랜타 대회 방수현 이후 28년 만에 배드민턴 여자 단식 금메달을 따낸 안세영은 자신의 하고 싶은 말을 위해 열심히 운동했고 드디어 올림픽 정상에 올랐을 때 대한배드민턴협회 등 기성세대들을 향한 '작심발언'을 쏟아냈다.

사격 여자 공기권총 10m에서 금메달을 따낸 '제주의 딸' 오예진도 못지않다. 오예진은 지난 24일 고향으로 금의환향하면서 "변변한 사격장 하나 없는 후배들에게 본보기가 되기 위해 열심히 운동했다"면서 후배들을 위해 제주에 종합사격장을 만들어 달라고 거침없이 요구했다. 오예진은 사격장이 없어 사격표지를 마음에 새기며 이미지로 훈련을 했다고 한다. 오예진을 지도한 홍영옥 코치도 "제대로 된 연습장도 없는 제주에서 예진이가 올림픽 금메달을 따낸 것은 기적"이라며 오예진의 요구를 거들기도 했다.

그렇다. 언제까지 '하면 된다'는 식의 막무가내 훈련방식으로 선수들에게 좋은 성적을 기대하던 구태는 이제 버려야 할 때다. MZ세대들의 거침없는 외침에 이제 X세대 '꼰대'가 돼버린 어른들이 대답을 내놔야 할 때다.

최상의 훈련 환경이나 노력한 만큼 대우를 받는 최고의 시스템이 아니더라도 차선의 대책이라도 제시해야 한다. 그들이 메달을 따내며 국민들의 막힌 가슴을 시원하게 뚫어주던 그때를 잊어서는 안 된다.

물론 안세영만을 위한 대책, 사격종목만을 위한 대책을 내놓을 수는 없다. 하지만 안세영과 오예진이 자신의 목소리에 힘을 싣기 위해 정상을 향해 달렸던 그 과정을 되짚어보며 그들이 왜 올림픽 정상에서 거침없는 질타와 요구를 쏟아냈는지 웃어른들이 관심을 갖고 응답해야 할 때다. 그래야만 우리는 4년 후 ‘올림픽의 감동’을 다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위영석 뉴미디어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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