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가을이라기엔 아직 더운 날씨인 지난 16일 한라일보 주관으로 진행되는 '2024 찾아가는 독도 해녀 교실'이 6회차를 맞아 구좌중앙초등학교(교장 장은영) 6학년 교실에서 진행됐다.
이날 수업은 김하영 강사의 진행으로 이뤄졌다. "주변에 알고 있는 해녀가 있는 학생?" 김 강사의 질문에 아이들의 대부분이 손을 들었다. "할머니가 해녀에요" "친척이 해녀라고 들었어요" 등 아이들은 이미 주변에 알고 있는 해녀들이 있어 그런지 해녀에 친숙한 듯했다.
이어 김 강사는 실제 독도의 사진을 보여주며 서도와 동도의 모습, 그리고 그 뒤에 위치한 촛대바위와 탕건봉에 대해 설명을 했다. 중간중간 퀴즈를 내자 아이들은 하나둘씩 손을 들며 대답했고 이내 수업에 점점 집중하기 시작했다.
"오늘의 주제는 독도 출향 해녀 문화·역사 교실이에요. 혹시 '출향'이라는 뜻을 아는 친구 있나요?" 이어 "출항은 아는데 출향이라는 말은 어렵죠"라며 김 강사는 "출향이란 고향을 떠난다는 뜻이에요"라고 답하며 1950년대 배를 타고 제주를 떠나 독도까지 긴 여정을 떠난 제주 해녀분들의 이야기를 들려주기 시작했다.
당시 제주 해녀들은 독도에 도착하자마자 무얼 했을까. 김 강사는 독도의 유일한 식수원이었던 작은 동굴인 '물골' 사진을 보여줬다. 물골은 서도에 위치한 자연동굴로 상류에서 유입된 빗물이 고여있어 독도의 식수원으로 활용됐다. "해녀들은 봉우리 꼭대기를 건너가 물을 받아 마셨으며 물골 바닥에 가마니를 깔아 불편한 밤을 지새웠다"고 전했다. 또한 물골까지 가기 위해 올라가야 했던 998개 계단들의 사진을 보여주며 마치 계단을 직접 오르는 것만 같은 생생한 모습을 이야기로 전했다.
이어 해녀들이 독도에서 음식 재료를 구하지 못하는 날에는 괭이갈매기 알을 먹으며 버텼다고 이야기했다. 그러자 아이들은 "갈매기 알은 생으로 먹었나요?", "알이 없을 때는 뭘 먹었나요?"라는 질문을 쏟아냈다.
김 강사는 "삶아서 먹었고 맛은 계란이랑 비슷하다고 해요", "갈매기 알이 없을 때는 바다의 미역을 채취해서 먹었다"고 답해주었다. 이처럼 제주 해녀들의 모습을 하나씩 전해줄 때마다 아이들은 당시 해녀들이 실제 고된 생활을 느낄 수 있었다.
또한 독도 첫 주민이자 독도지킴이였던 고 최종덕 씨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고 최종덕 씨는 독도 어장을 임대하고 해녀분들의 도움을 받아 함께 생활할 집을 지었다고 했다. 그리고 보급선 배가 바위에 걸리지 않고 이동하기 편하도록 돌을 제거하는 작업들도 해녀들이 직접 도왔다. 고 최종덕 씨는 "그 당시 해녀분들이 없었다면 하지 못했을 것이다"라며 "해녀분들이 독도를 사람이 살 수 있는 환경으로 만드는데 공헌했으며 실효적 지배 강화에도 이바지했다"고 전했다.
마지막 시간은 '팝업북 만들기' 체험이 진행됐다. 아이들은 준비된 팝업북에 각자의 개성대로 가위와 풀을 활용해 열심히 꾸미기 시작했다. 해녀, 해초, 돌고래, 갈매기 등을 팝업북에 붙여보며 상상 속의 독도 바다와 제주 해녀의 모습을 구현했다. 아이들이 입체로 된 팝업북을 통해 마치 독도 해녀분들의 이야기를 직접 펼쳐 들어보는 것 같았다.
팝업북을 완성한 학생들은 테왁망사리와 오리발을 직접 착용해 보며 신기해했다. 아이들은 서로 장난도 치며 즐겁게 수업이 마무리가 됐다.
이날 수업에 참여한 김지현 학생은 "머나먼 독도에서 제주 해녀분들이 머무를 집도 함께 짓고, 배들이 다닐 수 있게 돌을 제거하는 작업도 했던 일화들을 생생하게 들을 수 있어서 재밌었다"고 말했다.
김혁진 학생은 "강사님이 설명을 잘해주셔서 재밌었다"며 "독도를 지키는 분들이 군인이 아니라 경찰이라는 것도 알게 되어 뿌듯했다"고 소감을 말했다.
현혜숙 6학년 담임 교사는 "아이들이 독도에 대한 관심이 많아서 이번 해녀교실 수업을 신청하게 됐다"며 "다음 수업에 있을 독도의 동·식물들과 역사적 사실에 관한 내용들을 공부할 때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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