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구철의 월요논단] 1997년 사라진 제주 역전마라톤 부활하자

[정구철의 월요논단] 1997년 사라진 제주 역전마라톤 부활하자
  • 입력 : 2024. 10.21(월) 06:00
  • 오소범 기자 sobo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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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역전마라톤경기를 부활시키자" 지난 7일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 행정사무감사에서 강철남 의원이 제안했다. 바람직한 제안이며 환영한다. 제주 역전 마라톤경기는 1971년 제주 일주도로 포장을 기념해 당시 제주신문사가 주관했던 추억의 스포츠 행사다. 일반부 경기로 진행되다가 고등학교 대항전까지 확대되며 1997년까지 25년 넘게 개최되던 당시의 브랜드 스포츠축제였다. 밭일을 멈추고 선수들을 응원했으며 심지어 물질 가던 해녀들도 선수들을 응원했다. 특히 고등부경기는 동문들까지 동원돼 응원전에 나섰고 도민들의 관심과 성원이 볼만했다. 1박 2일로 진행되면서 지역 경기도 쏠쏠했었다. 강의원은 역전마라톤 경기를 스포츠 산업 모델로 부활시키자고 했는데 상당한 안목이다. 그러나 역전마라톤경기 그 자체가 아닌 경기 개념을 차용한 부활에 동의한다.

먼저 스포츠 산업적 가치와 제주 브랜드 가치를 고려한 프로그램 구성이 중요하다. 제주도는 대한민국 지자체 중 최초로 스포츠 산업을 지역경제에 활력을 주는 수단으로 활용했다. 행정조직에 스포츠 산업 기획단을 설치했고 스포츠 대회를 직접 주최하거나 지원했다. 스포츠 이벤트가 지역경제에 유익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다른 지자체들이 모델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른 지자체들에게 한참 밀려있다. 따라서 느슨해진 스포츠 산업을 활성화하고 견인할 수 있는 스포츠 이벤트가 필요한 시점이다. 국내·외적으로 마라톤과 트레킹은 생활스포츠로 정착돼 있다. 따라서 달리기 이벤트는 기획을 잘하면 제주도의 브랜드 스포츠로서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

다음으로는 특정 세대와 집단에 국한시키지 말고 완전 오픈해 누구나 달릴 수 있도록 형식을 다양하게 해 달리기 축제로 운영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달리기는 이미 전 세계적으로 생활스포츠의 중요한 종목으로 자리매김해 있고 러너들을 위해 많은 상품들과 프로그램들이 개발돼 있다. 한 예로 GPS시스템을 활용해 자기가 달렸던 거리와 속도를 객관적으로 체크할 수 있는 장비들도 있다. 제주도 전 지역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달리기 축제를 진행할 수 있도록 선수들 자체적으로 코스를 디자인해 출발과 도착 지점을 달리할 수 있고 연령별, 성별, 팀별, 엘리트 분야 등으로 구분해 릴레이 또는 기록경쟁 형태로도 진행이 가능하다. 국제 인증까지 받게 하면 진정한 의미에서 제주 브랜드 스포츠로 자리매김이 충분하다. 그리고 현재 시행되고 있는 마라톤 풀코스대회, 울트라마라톤대회, 제주 국제 트레일대회와 연대해 같은 기간에 열린다면 멋진 그림이 될 것이다. 참가자들의 다양한 참가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게 기록경쟁, 나이별 건강달리기, 장애가 있는 참가자, 개인, 단체, 직장, 지역동호회 등으로 프로그램을 구분할 수 있다. 단순히 과거 형태의 역전마라톤경기 부활보다 제주 러너스 축제와 같이 누구든 즐길 수 있는 달리기 축제로 승화되면 좋겠다. <정구철 제주국제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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