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준궤도 우주 발사체 최종 리허설 도중 '화르륵'

제주 준궤도 우주 발사체 최종 리허설 도중 '화르륵'
지난 12일 고정 연소시험 중 점화 화염 발사체에 옮겨 붙어
자체 진화됐지만 발사체 일부 소실…해경 화재 경위 등 조사
  • 입력 : 2024. 10.21(월) 17:33  수정 : 2024. 10. 21(월) 18:46
  • 이상민기자 has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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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가 준궤도 우주발사체 시험 발사를 위해 제주시 한경면 용수리 해상에 설치한 바지선 형태의 발사장. 한라일보 자료사진

[한라일보] 준궤도(해발고도 80~100㎞) 진입을 목표로 최근 제주해상에서 진행된 우주발사체 시험 발사 최종 점검 과정에서 발사체 일부가 불에 타는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21일 제주해양경찰서와 제주도소방안전본부 등에 따르면 국내 우주 발사체 기업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이하 페리지)는 지난 12일 오전 4시쯤 제주시 한경면 용수리 해상에 설치된 바지선 형태의 발사장에서 자체 개발한 준궤도 시험발사체 '블루웨일(BW) 0.4'에 대한 '고정 연소' 시험을 했다.

이 시험은 발사체를 하늘로 쏘아 올리기 전 진행하는 이른바 최종 리허설 단계로, 이 시험을 통과해야 실제 발사가 가능하다고 한다. 고정 연소 시험은 발사가 아니라 엔진 성능을 검증하는 것에 목적을 두고 있기 때문에 기체라 할 수 있는 발사체는 하늘로 올라가지 못하게 지상에 붙잡아 두고 진행된다.

이날 시험에서 BW 0.4 엔진은 정상 점화됐지만, 원인 모를 이유로 불길이 엔진 등 발사체에 옮겨 붙었다. 불은 곧바로 자체 소화장비로 진화됐지만 발사체 일부가 불에 타고 말았다. 소방당국은 페리지로부터 화재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지만 도착했을 땐 이미 불이 모두 꺼지고 인명 피해가 없어 그대로 돌아왔다.

페리지 관계자는 "고정 연소시험에서는 엔진 점화로 발생하는 화염을 유도로를 통해 안전하게 바다 쪽으로 빠져나가게 하고, 또 발사체 쪽에 화염이 옮겨 붙지 않도록 물을 계속 뿌려주게 된다"며 "그런데 당시 연소가 이뤄지는 점화기 쪽에 이슈(문제)가 발생해 불길에 과도하게 커지고, 유도로를 통해 화염이 잘 빠져 나가지 못하면서 엔진 등에 옮겨 붙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앞서 페리지는 지난 18일 보도자료를 통해 "최종 리허설 단계에서 보완 사항이 발견됐다"며 준궤도 시험 발사를 내년 1분기로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페리지 측은 당시 보도자료에서 '점화 관련 부품에 접촉 불량이 생긴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하면서도 최종 시험 과정에서 화재가 발생한 사실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번 화재로 BW 0.4도 더이상 쓸 수 없게 됐다. 다만 페리지 측은 BW 0.4과 유사한 예비 발사체를 이미 보유하고 있어 새로운 발사체를 제작할 필요는 없다고 전했다.

해경은 화재 경위를 포함해 안전 관리 계획이 제대로 수립된 후 시험이 이뤄졌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해경 조사에 대해 페리지 측 관계자는 "조업 중인 어선들이 접근하지 못하게 육상으로부터 1㎞ 떨어진 해상에서 안전 반경을 설정해 시험을 했고, 제주도와 협력해 안전 관리 계획도 모두 수립한 후 진행했다"고 말했다.

한편 민간 차원의 준궤도 발사는 국내에서 처음 시도되는 것이다. 우주개발 진흥법은 준궤도 발사체를 해발고도 100㎞ 이상 높이까지 상승할 수 있는 것으로 규정하지만, 우주산업 분야에선 해발고도 80~100㎞, 즉 우주 경계선 직전까지를 '준궤도'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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