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연체율 뛰고 보증사고율 상승…제주 민생경제 '비상'

은행 연체율 뛰고 보증사고율 상승…제주 민생경제 '비상'
9월 도내 예금은행 연체율 0.94%로 전국 최고
신용보증 순사고율은 4.0%로 19~22년의 갑절
팬데믹 때 받은 대출 경기회복 지연으로 못갚아
  • 입력 : 2024. 11.26(화) 18:02  수정 : 2024. 11. 26(화) 18:44
  • 문미숙기자 ms@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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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제주지역 은행연체율과 신용보증기관의 순사고율이 코로나19 확산기보다갑절 이상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관광산업 회복이 지연되고, 가계대출 중에서 농지담보 등 기타가계대출의 연체가 급증하면서 연체율과 순사고율은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며 제주 민생경제에 비상이 걸렸다.

26일 한국은행 제주본부에 따르면 9월 말 도내 예금은행 연체율은 0.94%로, 전월 대비 0.10%포인트(p) 하락했다. 차입주체별로는 기업대출 연체율이 1.04%로 0.09%p 떨어졌고, 가계대출 연체율은 0.88%로 0.12%p 하락했다. 하지만 전국평균 연체율(은행 0.45%, 기업대출 0.52%, 가계대출 0.36%)과 비교하면 2배 수준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다.

또 도내 3개 신용보증기관의 신용보증잔액은 7월 말 기준 약 1조6021억원으로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말(8810억원) 대비 81.9% 증가했다. 7월 말 신용보증 순사고율은 4.0%, 대위변제율은 2.5%로 집계됐다. 2019~2022년에는 각각 2%대로 안정적이었지만 2023년 순사고율(5.6%)과 순대위변제율(3.7%)이 크게 상승한 데 이어 올해도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이같은 연체율 상승과 신용보증 사고 증가의 주된 요인은 팬데믹 기간 관광산업을 중심으로 정책자금이 지원되면서다. 또 해외관광 규제로 내국인 관광객이 급증하며 2022년 기준 사업체 수는 음식숙박업이 2만173개, 여가 관련 서비스업이 1565개로 2021년 대비 각각 5.6%, 5.9% 증가해 같은기간 전국이 감소(각 -1.3%, -1.1%)한 것과 대조를 이뤘다.

하지만 2023년부터 내국인 관광객이 감소하기 시작해 최근까지 관광경기 회복세 지연으로 7월 말 업종별 순사고액은 2019년 말 대비 도소매업에서 213억원, 음식숙박업에서 166억원 증가했다. 순대위변제액도 도소매업(123억원), 음식숙박업(105억원), 건설업(44억원), 제조업(28억원) 순으로 늘었다.

또 농지 매수 제한 등으로 도내 가계대출 중 농지담보 등 기타가계대출이 증가하고 있다고 한국은행은 밝혔다. 9월 도내 가계대출에서 주택담보대출을 제외한 기타가계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50.8%로 전국(24.9%)보다 2배 이상 높다. 2021년 LH 부동산 투기 사건을 계기로 농지취득자격증명을 엄격하게 심사하면서 도내 농지 거래량은 2021년 4478건에서 2023년 2315건으로 48.3% 감소했다. 농지매수 제한으로 농지거래 감소→가격 하락→담보력 약화가 지속돼 연체율 회복에 장애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023년 농지 평균가격은 ㎡당 18만5000원으로 2021년(22만원) 대비 15.9% 떨어졌다.

한국은행 제주본부 관계자는 "9월 기준 도내 기업대출 중 중소기업대출 비중이 98.4%로, 전국(77.9%)보다 높은 구조적인 문제도 연체율 상승에 영향을 주고 있다"며 "도내 자금조달여건이 악화되지 않도록 이차보전, 보증대출을 통한 자금 지원과 함께 중장기적으로 적재적소에 대출이 이뤄져 파급효과를 기대할 수 있도록 금융기관의 대출과 신용보증기관의 보증 관련 심사요건을 강화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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