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류 역사 품은 제주서 예술 여행... 닻 올린 제4회 제주비엔날레

표류 역사 품은 제주서 예술 여행... 닻 올린 제4회 제주비엔날레
■ 26일 개막... 83일간의 항해 시작
내년 2월 16일까지 도립미술관 등 5곳서 관객 맞이
14개국·87명 작가 참여... 제주 탐구 결과물 눈길
  • 입력 : 2024. 11.26(화) 19:33  수정 : 2024. 11. 26(화) 20:09
  • 오은지기자 ejoh@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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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회 제주비엔날레가 26일 개막, 83일간의 여정을 시작했다. 강희만기자

[한라일보] 제주 최대 규모의 국제미술행사인 제주비엔날레의 네 번째 여정의 막이 올랐다. 26일 제주도립미술관에서 열린 개막식과 함께 83일간의 항해를 시작한 제4회 제주비엔날레 '아파기(阿波伎) 표류기: 물과 바람과 별의 길'은 내년 2월 16일까지 도립미술관을 비롯 제주현대미술관 문화예술공공수장고, 제주아트플랫폼,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 제주국제컨벤션터 등 5곳에서 관람객을 맞는다.

제주비엔날레는 이번에 4회째를 맞지만, 2회째 행사가 취소되면서 사실상 세 번째 열리는 행사다.

지난 2017년 첫선을 보인 제주비엔날레는 격년제 미술제로 추진됐지만 코로나19 장기화 속 일정 연기가 거듭되고 내부 갈등과 예산 미반영 등 여러 어려움에 부딪히며 2022년 5년 만에야 다시 닻을 올렸다. 2021년 최종 취소된 제2회 행사는 '개최되지 못한 비엔날레'로 남았고, 이후 열린 행사는 혼선 방지를 위해 '제3회'로 치러졌다.

부침 속 명맥을 이어오는 가운데 새 도약의 돌파구를 모색하는 제주비엔날레가 도민 공감대 속 대중성과 새로운 이슈·담론 형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26일 제주도립미술관에서 제4회 제주비엔날레 개막식이 열렸다. 강희만기자



# 세계 각국 작가들의 시선으로 재해석된 '표류'이야기

'표류'를 화두로 내건 이번 제주비엔날레는 총 여섯 개의 소주제를 통해 전시의 대주제 '표류'를 탐구한다. 각 소주제에 맞는 장소와 작품을 선정해 관람객들이 항해 중 표류를 거쳐 이상향에 도달하는 과정을 가상의 공간에서 느끼도록 했다.

'아파기(阿波伎) 표류기'는 가상과 상상의 기록이다. 일본서기에 의하면 661년 5월에 일본 사신이 당나라와 교역 중에 표류해 탐라에 도착한다. 이 배편에 탐라왕자 아파기(阿波伎) 등이 일본에 방문했다고 전해진다. 아파기의 가상의 표류는 제주의 정체성에서 스토리를 확장하는 장치로, 제주가 가지고 있는 미시적 언어를 통해 표류의 거시적 주제들을 시각적으로 구체화했다.

아파기의 항해는 우리의 삶 자체가 하나의 항해이자 표류임을 나타내는 것이다.

전시엔 14개국 87명의 작가가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회화, 설치, 사진, 영상, 퍼포먼스 등 다양한 장르와 매체의 작품을 통해 국제적 맥락 안에서 형성되는 보편적 의제에 대한 새로운 담론을 제시한다.

무엇보다 세계 각국의 작가들이 제주에 머물며 자연과 문화 탐구를 통해 얻은 영감을 표현해낸 작품들이 눈길을 끈다.

인도네시아 작가 아구스 누르 아말은 금악초 학생들과 사전 워크숍을 갖고 제주 신화 이야기를 재창조해 오브제 시어터형식의 예술 작품으로 완성했고, 말레이시아의 참여작가 판록술랍(팀)과 제임스 시트는 이달 초 제주에 입도해 제주 해녀들과 교류하며 작품을 제작했다.

제주 작가들의 작품도 시선을 잡는다.

전시장에선 바람의 길을 통한 철새의 이동을 주제로 한 고길천, 김용주, 이은봉 작가와 해양쓰레기를 추적해 리서치와 설치작업을 하는 양쿠라 작가, 표류의 미디어적 해석을 담은 부지현 작가와 설치·조각, 서성봉, 사진 김수남, 회화 현덕식 작가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제4회 제주비엔날레가 26일 개막, 83일간의 여정을 시작했다. 강희만기자

제4회 제주비엔날레가 26일 개막, 83일간의 여정을 시작했다. 강희만기자



#"특이하고 생동감 있어 좋지만 어려워"... "영상·설치 대부분 아쉬워"

제주도립미술관 1층 전시장은 '표류'를 키워드로 한 사진, 영상, 설치작품이 주를 이룬다. 세계 각국의 작가들이 저마다의 시선으로 재해석한 작품들이다.

임완수 박사가 지난 8월 사전 워크숍을 통해 제주에서 해양 쓰레기 문제에 앞장서는 지역 환경단체와 예술가, 관심 있는 도민들이 참여하는 커뮤니티 프로젝트를 통해 시각화한 결과물도 있다.

26일 전시장에서 만난 관람객들의 평가는 다양했다.

'표류'라는 주제가 "특이하다"며 "사진과 영상 작품이 많아 생동감 있어 좋다", "비엔날레 자체가 실험적인 느낌이 있는데, 다양한 주제를 담은 것 같다", "작품들이 환경문제를 다룬 것은 알겠는데 좀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또 "회화 작품을 감상하고 싶어 왔는데, 설치 미술 위주여서 아쉽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연계 및 협력전시 다채

제주비엔날레 기간 연계 전시 '누이왁'특별전이 장리석기념관에서 진행된다.

제주현대미술관에선 협력전시 '모네에서 앤디워홀까지: 서양미술 400년, 명화로 읽다'가 내년 30월 30일까지 펼쳐진다. 서양미술의 거장 89명의 작품 143점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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