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2년 7개월만에 대통령직 직무정지 기로에 놓였다. 7일 오후 5시 국회에서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은 2022년 3월 제20대 대통령선거에서 정치 새내기로서 처음으로 도전한 선거인 대선에서 유력한 경쟁자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누르고 대통령에 당선됐다.
윤 대통령의 당선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겪으며 존립 위기를 겪었던 국민의힘은 5년 만에 정권을 창출하는 성과를 냈다.
윤 대통령은 대선 출마 당시 "국민이 진짜 주인인 나라, 공정과 상식이 살아 숨쉬는 나라를 만드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밝혔다. 또한 "대통령의 초법적 지위를 헌법과 법률의 틀 안에 돌려놓겠다"고 약속했다. 당선 직후에는 "헌법정신을 존중하고, 의회를 존중하고, 야당과 협치하면서 국민을 잘 모시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윤 대통령은 대선 마다 제주에서 1위를 한 후보가 당선이 되는 공식을 깨뜨린 주인공이기도 했다. 19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13대 노태우 후보를 시작으로 19대 문재인 후보까지 제주에서 1위를 기록한 후보가 당선되며 제주의 민심은 전국의 민심을 가늠하는 정치 풍향계 역할을 했었지만 그 공식이 깨졌던 것이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다른 역대 대통령들과 마찬가지로 취임 후 쉽지 않은 길을 걸어왔다. 여소야대의 정치 지형 속에서 야권과 협치에 좀처럼 성과를 내지 못했고, 부인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각종 의혹이 발목을 잡았다. 검찰 후배인 한동훈 당 대표와의 갈등은 격화되어왔고,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를 둘러싼 각종 의혹에 윤 대통령의 이름도 거론됐다. 극우 보수적인 역사 인식도 도마에 올랐다. 남북관계는 악화일로를 걸어왔으며 의욕적으로 시작한 의료개혁은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윤 대통령이 박근혜 전 대통령처럼 탄핵 심판대에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을 하는 이는 많지 않았다. 대통령이 임기 중 탄핵되는 국가적 아픔이 고작 8년 전 일이었기에 또다시 탄핵을 추진하는 것은 동력을 얻기가 쉽지 않은 일이어서다.
하지만 지난 3일 평온한 일상을 뒤흔든 한 밤 중 비상계엄 선포는 국내외에 충격을 안겼고, 위헌.위법 논란으로 탄핵 추진의 결정적 계기를 제공했다. 비상계엄이 탄핵 부메랑으로 돌아온 셈이다.
8년 전 탄핵의 악몽을 떠올리는 국민의힘은 탄핵 부결을 방침으로 정한 상태다. 하지만 여론과 야권이 탄핵 가결을 압박하고 있어 국회 표결 결과는 끝까지 지켜봐야 한다.
윤 대통령은 나흘 전 비상계엄 선포·해제 뒤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탄핵 전날인 6일 오전부터 의원총회를 이어가면서 동시에 대통령실과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윤 대통령이 탄핵 표결 전 침묵을 깨고 위기를 벗어날 수 있는 카드를 내놓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이번 탄핵 표결에 온 국민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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