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지난 2021년 제주신화월드 랜딩카지노에서 발생한 '145억원 증발 사건' 의 주범이 해외로 도피한 지 3년 11개월 만에 경찰에 붙잡혀 구속됐다.

제주경찰청은 랜딩카지노 계열사 자금 145억6000만원을 가로챈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업무상횡령)로 말레이시아 국적의 임모(58·여)씨를 붙잡아 구속 송치했다고 9일 밝혔다.

임씨는 랜딩카지노에서 근무하던 2020년 1월쯤 회사 경영진이 교체되는 어수선한 틈을 타 중국 국적의 우모(36)씨 등과 공모해 145억6000여만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는다.

사라진 돈은 랜딩카지노 계열사인 '골든하우스 벤처리미티드'가 카지노 내 금고에 보관하던 회사 자금으로, 임씨는 해당 금고에 관리하는 재무 담당 임원이었다.

경찰은 임씨가 2020년 1월쯤 145억6000만원을 회사 금고에서 꺼내 바로 옆 우씨의 개인 대여 금고로 옮긴 뒤, 이 가운데 52억원 가량을 자신이 머물던 제주시 모처 등으로 또다시 옮긴 것으로 보고 있다.

공범인 우씨는 카지노 손님을 모집하는 에이전트이자 랜딩카지노 고객으로, 카지노 측으로부터 개인 금고를 대여해 사용해왔다. 또 임씨가 52억원을 제주시 모처로 또다시 옮기는 과정에서 환전소 직원인 40대 중국인 오모씨 등 4명이 가담한 것으로 조사됐다.

임씨는 범행 후에도 계속 카지노에서 근무하다, 회사 감사 시기가 다가오던 2020년 12월 "휴가를 간다"며 아랍에미리트(UAE)로 달아났다. 공범인 우씨는 이보다 앞서 2020년 2월쯤 중국으로 출국했다.

랜딩카지노 측은 이들의 범행을 1년 가량 모르고 있다가 2021년 1월4일 금고에서 돈이 사라진 사실을 뒤늦게 알아채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신고 후 10여일만에 도난 당했던 자금 중 현금 81억5000만원을 우씨 금고에서, 52억여원을 임씨가 머물던 곳 등에서 각각 발견해 회수했다.

경찰은 회수되지 않은 10억여원 가운데 5억여원은 방조 혐의를 받는 오씨가 환치기를 통해 해외로 송금한 것으로 보고 있다. 나머지 5억여원의 행방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임씨의 도주 행각은 3년 11개월 만에 막을 내렸다. 경찰은 지난달 27일 UAE 인터폴과 공조해 현지에서 임씨를 검거했다. 임씨는 경찰 조사에서 "전 경영진 요구에 따라 돈을 빼돌렸다"고 진술했지만, 이를 입증할 증거는 제시하지 못했다.

임씨가 검거되면서 공범에 대한 수사도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우씨는 지난 2022년 11월 국내로 자진 입국해 145억원에 대해 "카지노에서 딴 돈"이라고 주장하며 혐의를 부인했다.

경찰은 우씨를 상대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법원에서 기각 당하고, 이후 조사에서도 혐의를 입증할 뚜렷한 증거가 없자 지난해 10월 두번째 수사 중지 결정을 내렸다. 앞서 경찰은 지난 2021년 10월 임씨의 행방이 확인되지 않자 첫번째 수사 중지 결정을 내렸다가 우씨의 자진 입국을 계기로 수사를 재개했었다.

경찰은 우씨가 임씨의 도피 생활 자금과 은신처를 제공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우씨의 소재 파악과 함께 방조 혐의를 받는 나머지 공범들의 혐의를 입증하는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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