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인터뷰] 홍태욱 자원봉사자 "봉사는 시간을 내서라도.."

[신년인터뷰] 홍태욱 자원봉사자 "봉사는 시간을 내서라도.."
2002년부터 22년째 제주사회에 온기 불어 넣어
제15회 사회복지자원봉사 명예 전당 등재 선정
"나를 필요로 하지 않을 때까지 봉사 계속하겠다"
  • 입력 : 2025. 01.02(목) 03:00  수정 : 2025. 01. 03(금) 09:51
  • 김채현 기자 hakch@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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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태욱씨는 지난 2002년부터 22년째 밑반찬 만들기, 배달 봉사 등을 해오며 지역사회에 귀감이 되고 있다. 사진은 밑반찬 만들기 봉사를 하고 있는 홍 씨. 김채현기자

[한라일보] 착하고 어진 행실을 뜻하는 '선행'. 모두가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 즉 나은 세상을 만들어가기 위해서 우리는 선행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일까. 사람이라면 누구나 착한 행실을 해야 한다는 의무감도 든다. 그러나 하루하루 일상을 살아가는 것만으로도 힘겨운 이들에게 선행은 마음 한켠의 부담감으로 자리한다.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부담을 느끼며 선행을 망설이는 가운데 겨울이 다시 찾아왔다. 코끝에 차가운 바람이 맴돌지만 춥게만 느껴지지 않는 이유는 그럼에도 우리 사회에 남아있는 온정의 손길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매해 찾아오는 제주의 겨울에 온기를 불어넣는 홍태욱(54)씨이다.

홍 씨의 봉사여정은 2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2년 지인이 밑반찬 조리 등 봉사활동을 한다는 소식을 듣고 '나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함께 한 것이 시작이었다. 어릴 적부터 '지역사회에 도움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기 때문일까. 단 한번의 봉사활동만으로도 홍 씨는 그 매력에 흠뻑 빠졌다.

어르신들이 드실 음식을 정성스럽게 만드는 것도 좋았고, 그렇게 만든 음식을 배달할 때면 버선발로 맞이하는 어르신들로 인해 기쁨은 두 배가 됐다. 그렇게 일주일에 한번이었던 그의 봉사일정은 두 번, 세 번으로 늘어나 이제는 일주일을 가득 채우고 있다.

활동도 밑반찬 만들기·배달에서 쓰레기 줍기 등 환경 정비, 농촌 일손 돕기, 저소득 소외가정을 대상으로 하는 나들이 봉사 등 다양하게 늘어났다. 틈틈이 그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연락도 놓치지 않는다. 장애인시설이든 자원봉사센터이든 요양원이든 그를 필요로 하기만 한다면 찾아갔다.

눈이 오든 비바람이 몰아치든 그의 봉사활동은 쉬지 않는다. 홍 씨가 오는 날만을 애타게 기다리는 어르신들이 있기 때문이다. 저 멀리서 그가 나타나자마자 환해지는 그들의 얼굴을 볼 때면 과정의 수고로움은 저 멀리 사라진다. 수거해온 반찬통에 붙여진 '고맙다'는 쪽지와 그의 손에 쥐어주는 요구르트, 사탕 등은 더 나아가 그가 봉사활동을 계속할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 됐다.

그렇게 그는 꾸준히 봉사활동을 이어오며 2024년 '제15회 사회복지자원봉사 명예의 전당' 등재자로 선정됐다. 그는 정기봉사만 총 1275회, 4821시간을 실천하는 등 제주사회 복지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홍 씨는 "봉사활동을 하면서 분명 힘이 들 때도 있다. 특히 여름철에 불 앞에서 음식을 조리할 때면 온몸이 땀에 흠뻑 젖는다"면서 "그래도 내가 찾아가면 기뻐할 어르신들이 있기에 봉사를 멈출 수 없다. 나의 손길이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을 때까지 계속할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요즘 많은 사람들이 봉사를 망설이는 것이 안타깝다면서 봉사는 시간을 내서라도 해야 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홍 씨는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사회를 위해 해야하는 1%의 노력이 있다면 바로 봉사이다"라면서 "다들 시간이 나면 봉사를 해야겠다고 생각하지만 봉사는 시간을 내서라도 해야하는 것이다. 마음으로만 생각하지 말고 일단 실천하기를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 봉사를 하시던 분들도 이제 어느새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나이가 됐다"며 "사회의 선순환을 위해 젊은 계층의 봉사활동 참여가 절실한 상황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봉사의 문은 언제든지 열려있으니 고민하지 말고 두드려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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