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형 탄소중립 도로환경 개선사업 조감도. 제주시청 제공
[한라일보] 제주시가 통행환경이 좋지 못하다는 민원이 끊이지 않았던 제주시 산지천 일대 사괴석 도로를 아스팔트로 교체하는 사업을 올해 안에 진행할 계획인 가운데 일부 주민들이 교통사고 위험 증가, 노숙자·주취자 관리 등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6일 제주시 일도1동과 건입동 주민 일부는 제주도의회를 방문해 '제주형 탄소 중립 도로환경 개선 사업'에 대한 의견서를 전달했다. 의견서에는 현재 해당 사업이 계획대로 진행될 시 예상되는 각종 문제점들과 함께 원도심 재생 사업 측면에서 신중하게 검토할 필요성이 있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겼다.
이번 사업은 제주시 동문로터리에서 김만덕기념관에 이르는 총 450m 구간 도로포장을 사괴석에서 아스콘으로 교체하는 것을 주된 내용으로 한다. 예산은 총 12억5000만원이 투입되며, 기존 왕복 4차로를 2차로로 조정, 기존 주차면 이동, 산지천변 보행로를 유효 폭 2.0m 이상으로 확장하는 등의 내용도 포함됐다.
시는 최근 제주시 일도1동과 건입동 주민들을 대상으로 주민설명회를 진행했다. 현재는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에 있다.
이와 관련해 상인들과 주민 일부는 포장재 변경으로 보행자가 아닌 자동차 중심의 도로가 조성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했다. 차량 통행에 좋은 환경이 만들어지면서 자연스럽게 교통량이 늘어나고, 과속 등의 문제도 발생해 오히려 보행자에게 위협이 되는 환경이 만들어진다는 주장이다.
또 산지천변 보도를 확장하고 가로공원화를 조성해 디자인 벤치를 설치하게 된다면 가뜩이나 골머리를 앓고 있는 노숙자·주취자 관리 문제가 심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주민 A씨는 "산지로 사괴석 도로는 차량들이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오히려 보행자가 안전하게 다닐 수 있다"면서 "사괴석 도로 조성 전후 일대 교통사고 발생 통계를 분석해 사업에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산지천 일대를 찾는 많은 관광객들이 노숙자·주취자로 인해 불쾌감을 느끼고 있다"며 "지금도 확실히 관리가 되지 않고 있는데 문제가 심화되면 과연 그때 누가 관리를 할 것이냐"고 했다. 그러면서 A씨는 "보행자 중심 도로 조성은 해당 사업의 목적과도 부합하는 것이니만큼 이런 문제들을 행정당국이 진지하게 고민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주민 B씨는 "단순히 이번 사업을 사괴석 도로로 인한 민원해결 차원에서 생각하지 말고 원도심 활성화라는 큰 틀에서 놓고 봐야 한다"며 "사업을 빠르게 마무리 짓는 것보다는 큰 사업이니만큼 구체적인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기반으로 충분한 검토가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이와 관련 제주시 관계자는 "당초 사괴석 도로로 인한 불편 민원이 끊이지 않음에 따라 예산을 편성해 이번 사업을 진행하기로 한 것"이라면서 "빠른 추진을 원하는 주민분들도 있고, 사괴석 도로 존치를 고려해 달라는 주민분들도 있다. 주민불편 해소가 최우선인 만큼 시청 측으로 제기된 다양한 의견을 반영해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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