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윤의 한라칼럼] 나라는 어지럽고, 제주는 더 어려워지고

[조상윤의 한라칼럼] 나라는 어지럽고, 제주는 더 어려워지고
  • 입력 : 2025. 01.14(화) 03:30
  • 조상윤 기자 sycho@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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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나라꼴이 말이 아니다. 국제 정세의 불확실성에다 세계 경제의 복합 위기로 난리 통인데, 우리나라는 진퇴양난의 연속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로 국민들이 '멘붕'에 빠져있다. 정치권은 괴물이 돼 있다. 밀리면 끝장이라는 입장이어서 당분간 타협의 접점은 없어 보인다. 모든 문제의 원인은 사람을 뽑는 데서부터 비롯됐다. 최선도 차선도 없었기에, 차악을 택했기 때문이다. 불안불안했던 예감은 틀리지 않았다.

통치자의 잘못된 판단을 바로잡고, 올바르게 나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게 참모들의 임무다. 대통령을 보좌하는 장관 등 국무위원들을 두고 하는 말이다. 목숨을 걸고서라도 비상계엄은 막았어야 했다는 의미다. 윤 대통령의 일방적인 통보만 있고, 회의록 작성도 없어서 불가항력일 수 있다. 그런데 대다수의 국민들은 기대하지 않았을 것이다. 장관급 후보자들 중 국회 인사 청문 경과 보고서가 채택된 경우는 손에 꼽을 정도다. 정실인사를 통해 발탁된 일부 장관들에게 국민들의 안위를 부탁한다는 건 무리가 아닐 듯싶다. 대통령 보좌가 장관의 임무지만, 무엇보다도 더 중요한 건 대통령이 국민들을 제대로 보살피도록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일부는 국민이 아닌 대통령 1인만을 위한 장관들이었다. 이번 정부에만 국한하는 건 억지일 수 있다. 그만큼 합당한 인물을 천거하는 인사가 어렵다는 얘기다.

제주특별자치도의 2025년 상반기 정기 인사가 오늘(14일) 자로 단행됐다. 민선 8기 후반기 도정의 새로운 진용이 구축된 셈이다. 올해 도정 운영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공직자들이 자리를 꿰찼다. 물론 연임되거나 자리 메꿈 식의 인사로 인해 대대적인 변화는 없을 전망이다.

민선시대가 시작된 1995년부터 제주도의 정기 인사는 하나도 바뀐 게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연공서열과 인사권자의 입맛에 따라 이뤄지는 게 관행이다. 능력이 뛰어나 발탁되는 일도 있긴 하다. 인물난도 고역이다. 인사 내용을 비판하는 건 아니다. 실국장들의 역할이 본질이다. 본연의 업무와 더불어 도지사의 도정 운영에 대한 협조 및 조언 등에 충실해야 하는 것이다. 앞서 장관들의 역할을 강조한 것과 연관이 깊다. 소신을 갖고 가진 역량을 최대한 발휘해야 한다. 없는 역량은 차용해서라도 갖춰야 한다. 짧으면 6개월 남짓, 길면 2~3년 가량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 도지사가 실국장들을 믿고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대통령 탄핵소추 등으로 정치 환경이 불투명하고, 침체일로의 경기는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는 등 그 어느 때보다도 힘든 시기에 맞닥뜨렸다. 도지사가 제주를 제대로 챙길 수 있도록 고언(苦言)도 마다않는 등 모든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도민들을 위한 공복(公僕)이 되기 싫다면 과감히 그 직을 사양해야 한다. 도지사 역시 혼자서만 앞서 나가면 외로울 뿐이고, 결국 주변엔 아무도 없게 된다. <조상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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