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은 2025년 디지털 교육 혁신 사업의 일환으로 AI디지털교과서(이하 AIDT)의 도입과 중학교 신입생 6988명에게 무상으로 지원하는 드림 노트북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챗GPT로 대변되는 인공지능 기술혁신으로 교육계 역시 변화에 대한 심도 있는 숙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공교육은 기술 발전의 속도에 맞춰 모든 학생에게 맞춤형 학습 기회를 제공하고, 디지털 접근성에서의 차별을 해소해야 한다. 교육자료의 디지털화와 인프라 구축은 이러한 맥락에서 장기적이고 점진적인 목표가 돼야 할 것이다.
변화하는 미래 교육환경에 대비해야 한다는 제주도교육감의 방향성에 적극 동의한다. 그러나 제주교육의 실질적 여건과 정책 도입 시점, 구체적인 방안은 면밀히 검토돼야 한다. 이는 제주의 아이들을 위한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사업이며, 현재의 필수적인 교육사업들이 축소돼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또한 아이들과 교사들의 귀중한 수업시간을 담보로 하는 만큼, 다양한 우려 사항을 고려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AIDT 정책은 교육계와 학부모를 비롯해 전국적으로 반대여론이 형성돼 있으며, 제주도 내 7개 교육단체들도 지속적으로 반대 입장을 표명해 왔다. 제주도의회는 구독료 예산 44억 원 중 40%에 가까운 17억 원을 삭감했으며, 지난 12월 개정된 초중등교육법에서는 AIDT가 교과서가 아닌 교육자료로 격하됐다. 교육부가 졸속 추진한다는 비판을 받던 사업에 대한 제동이 걸린 상황임에도 제주도교육청은 적극적 도입 입장을 밝히고 있는 반면 이에 대한 공론화나 여론 수렴 과정은 찾아보기 어렵다.
드림 노트북 사업의 경우, 6년간 무상대여 방식으로 진행되며 구매와 유지보수에 약 120억원이 책정돼 있다. 그러나 양병우 도의원이 공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약 40%의 학생이 불만족을 표했으며, 17%의 학생과 40%의 교사가 전혀 활용하지 않고 있다고 응답했다. 또한 250여 대의 노트북이 미대여 상태며, 미활용 노트북으로 인한 손실이 20억원, 수요조사 실패로 인한 손실이 4억원에 달한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고의숙 교육의원이 지적한 바와 같이, 2025년 본예산 중 교수학습 활동 지원 예산이 6.3% 감소했으며, 독서교육(약 50%), 학력신장(약 32%), 직업교육 예산(32%)이 대폭 삭감된 점이다. 이는 단순한 예산 손실을 넘어 학생들의 교육 기회가 제한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피드백'이 로켓이 목표 궤도에 도달하기 위해 필요한 지속적인 정보 교환을 의미하듯, 교육 정책 역시 교원, 학부모, 시민 등 교육 주체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의견 수렴이 필수적이다. 모든 정책에는 긍정적 측면과 부정적 측면이 공존하지만, 다양한 교육 주체들의 관심과 참여 속에서 정책적 피드백이 이뤄질 때, 변화하는 교육의 미래를 함께 준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허수호 교육성장네트워크 꿈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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