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제주 제2공항 건설 예정지 인근에서 대규모 관광개발사업이 잇따라 추진되고 있다. 최근에는 '진라면'으로 유명한 오뚜기가 가세해 기업 설립 이래 처음으로 제2공항 인근에서 관광개발사업 진출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1일 본보 취재를 종합하면 오뚜기 주식회사는 지난달 제주도에 서귀포시 성산읍 삼달리 일원에서 관광개발사업을 하고 싶다며 '도시관리계획 사전 입지 검토' 서류를 제출했다.
오뚜기는 '진라면'으로 유명한 식품 중견기업으로 도내에는 별도의 사업장을 운영하지 않고 있다. 오뚜기가 추진하는 관광개발사업의 공식 명칭은 '제주 Nulture 조성사업'이다.
오뚜기는 성산읍 삼달리 일원 29만5000여㎡ 부지에 지상 2층·30실 규모의 워케이션형 숙박시설과 스마트팜, 체험주방, 특산물판매장, 체험형 농장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토지 매입비를 제외한 순수 투자액은 600억원 규모로 알려졌다.
오뚜기가 관광개발사업에 나선 것은 회사 설립 이래 처음이다. 또 사업이 추진되는 삼달리는 제2공항 건설사업 예정지인 온평리 바로 옆 마을로, 둘 간의 직선거리는 약 6㎞다.
오뚜기의 제주 Nulture 조성사업은 부지 면적이 10만㎡ 이상이어서 환경보전, 토지이용계획 등 43개 지표를 토대로 적합성을 검토해야 하는 대규모 관광개발사업으로 분류된다.
또 사업 부지에는 천연동굴인 문도리굴이 있고, 문화재 지표 조사 대상(부지 면적 3만㎡ 이상)에도 해당한다. 지난 2023년 발표된 비지정 천연동굴 실태조사 용역보고서에 따르면 문도리굴은 길이 117m로, 동굴 평가 기준상 다 등급으로 분류된다. 다 등급은 천연기념물이나 시·도 지정 문화재적 가치는 없지만 동굴 생성물과 미지형이 잘 발달해 보존할 필요가 있는 동굴을 뜻한다.
제주도는 현재 각 부서별로 오뚜기가 제출한 사전 입지 검토 서류에 대한 의견을 수합하고 있다. 부서별 의견 수렴이 끝나면 도시계획위원회를 소집해 입지에 대한 자문을 얻은 뒤 이후 전략환경영향평가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인허가 절차를 밟게 된다.
오뚜기가 추진하는 개발사업은 제2공항 인근에서 추진되는 관광사업 중 가장 규모가 크다.
현재 제2공항 인근인 성산읍 신천리 일원 12만여㎡ 부지에선 모 특수목적법인이 5000여억원을 투입해 189실 규모의 콘도미니엄과 식물원, 아트갤러리를 갖춘 휴양리조트 건설사업을, 신풍리 일원 10만1000여㎡ 부지에선 모 부동산투자업체가 온천시설과 178실 규모의 호텔을 짓는 사업을 각각 추진하고 있다.
현재 두 사업은 도시계획위원회 입지 자문을 완료해 전략환경영향평가를 진행 중이거나 앞두고 있다.
오뚜기 관계자는 제2공항 인근에서 처음으로 관광개발사업을 추진하는 이유에 대해 "직원을 위한 휴양시설이 없다보니 주로 직원 복지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것"이라며 "일반인에게도 개방하겠지만 제2공항 건설에 따른 개발 이익을 염두에 둔 것은 절대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개발 이익을 노린 것이었다면 숙박시설을 30실로만 계획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주 사업 계획도 친환경적인 체험형 시설이고, 지역 주민과 상생할 계획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기사제보▷카카오톡 : '한라일보' 또는 '한라일보 뉴스'를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 064-750-2200 ▷문자 : 010-3337-2531 ▷이메일 : hl@ihalla.com
▶한라일보 유튜브 구독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