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을 앞두고 제주를 찾는 관광객과 귀성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23일 제주공항 모습. 강희만기자
[한라일보] "아이고 우리 딸 저기 왔네"
본격적인 설 연휴를 이틀 앞둔 23일 제주국제공항 1층 도착장. 게이트 앞에서 오매불망 딸 가족들이 나타나기만을 기다리던 어머니는 저 멀리서 딸 박모(30) 씨의 얼굴이 보이자마자 한달음에 달려 나갔다. 곧이어 유모차 안 손자를 품에 반갑게 안아들고 연신 뺨과 이마에 입맞춤 하며 오랜만의 재회를 만끽했다.
고향 제주를 떠나 대구에서 생활한 지 어느덧 10여 년째라는 박 모씨는 "오는 설 명절을 맞아 남편과 아이와 함께 부모님을 뵈러 왔다"면서 "아이를 보자마자 함박웃음을 지으시는 부모님을 보니 덩달아 저도 기분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지난 명절에도 고향을 방문했는데 사정상 짧게 머물러서 아쉬웠다"는 박 씨는 "이번에도 연휴기간을 다 채우지 못하고 돌아가야 할 것 같아 서둘러 제주에 내려왔다"고 했다.
토요일인 25일부터 사실상 설 연휴가 시작되면서 이날 제주공항은 비교적 한산한 분위기를 풍겼지만, 고향에 조금 이른 발걸음을 한 귀성객들이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따스한 햇살이 비치는 날씨 속에 가족들을 기다리는 도민들의 얼굴에도 화창한 미소가 번졌고, 항공편을 이용해 고향에 도착한 이들의 손에는 캐리어와 함께 양손 가득 선물이 들려 있었다.
수원에서 제주로 온 20대 김모씨는 "지난 설에 부모님을 뵙지 못했다"며 "이번에 연휴기간이 긴 만큼 가족들과 시간도 많이 보내고, 고향 친구들과 여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고향을 찾는 발걸음 외에 관광을 즐기러 온 사람들도 많았다.
부모님과 함께 제주 여행을 왔다는 송 씨 자매는 "방금 비행기에서 내렸는데 날씨도 너무 좋아서 절로 마음이 들뜬다"면서 "주말까지 제주에서 여행을 즐기고 가족들과 함께 집에 돌아가 명절을 보내려고 한다"고 했다.
이처럼 설 연휴를 앞둔 제주공항은 귀성객들의 설렘과 여행객들의 기대감이 어우러져 활기를 띠었다. 하지만 설 연휴 입도 관광객 수는 지난해보다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관광업계는 긴장하는 분위기다.
제주특별자치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오는 25일부터 30일까지 설 연휴 6일간 제주를 찾는 관광객 수는 잠정 20만6000명으로 추정된다. 이는 지난해 설 연휴(2월 7~12일) 22만7805명보다 9.6% 줄어든 수치다. 이와 관련 관광업계에서는 국내선 공급 좌석 감소와 27일 임시공휴일 지정에 따른 해외여행 수요 증가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관광업계 관계자는 "관광객 감소세가 이어지면서 근근히들 버티고 있다. 3월을 기다리고 있는건데. 이번 연휴때 반짝할수도있고 아닐수도 있고, 날씨 상황도 보고 있다. 여러가지 상황이 안 좋은 상황이다.
상하이 항공편을 예매한 20대 허 모씨(도민)는 "평소에 길게 해외여행을 하고 싶었는데 연차를 쓰는 것도 회사에 눈치가 보여 생각만 하고 있다가 마침 황금연휴길래 이때다 싶었다"면서 "지난 명절부터 집에서 차례도 생략하기로 해서 맘 편히 여행을 즐기다 올 예정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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