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들 함께 무대 꾸며 4·3 추모 문화 지속돼야
[한라일보] 오는 6월 로마 교황청 산타마리아 마조레 대성당에서 '제주 4·3 평화 레퀴엠'이 연주될 예정이다. 이는 제주 4·3의 아픔을 전 세계와 공유하고, 평화의 메시지를 확산하는 뜻깊은 행사다. 제주와 로마의 청소년들이 함께하는 이번 공연은 단순한 음악회를 넘어 역사적 의미를 갖는 중요한 문화 외교의 장이 될 것이다.
이번 제주 4·3 평화 레퀴엠은 제주 출신 피아니스트 문효진이 작곡하고, 자코포 시파리 바티칸 전속 지휘자가 지휘를 맡는다. 또한, 로마 복스인아르떼 협회의 협력 아래, 로마 오페라극장 소속 연주자들과 청소년들이 함께 무대를 꾸민다. 특히 프란치스코 교황의 특별한 관심 속에서 진행되는 만큼, 행사의 무게감은 더욱 크다. 이는 제주 4·3이 한국을 넘어 세계 평화와 인권의 문제로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난달 13일 필자는 독일 오스나브뤼크에서 열린 제주 4·3 평화 레퀴엠 관련 회의에 참석해 실무 협의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오스나브뤼크 시의회 및 문화 관계자들과 평화 및 문화 교류 방안을 논의하며, 제주 4·3 레퀴엠이 국제적으로 더욱 의미 있는 행사가 될 수 있도록 협력을 모색했다.
오스나브뤼크는 유럽 내 대표적인 평화의 도시로, 이번 회의를 계기로 제주와의 교류가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울프강 베커만 시의회 의장은 한국이 최근 정치적 상황을 민주적 절차를 통해 해결하는 모습에 감명을 받았다고 밝히며, 제주와 오스나브뤼크 간의 평화 교류 확대를 희망했다. 또한, 오스나브뤼크 시립극장에서 해녀(haenyeo) 작품이 최고 관객상을 받은 점을 계기로, 오는 9월 베스트팔렌 조약 기념 축제에서 제주 해녀 영화를 개막작으로 상영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제주 문화가 국제적으로 주목받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이번 '제주 4·3 평화 레퀴엠'은 단순한 추모 행사가 아니다. 제주 4·3의 아픔을 세계와 공유하고, 평화와 인권의 가치를 재확인하는 계기다. 또한, 이번 공연을 통해 제주가 국제적 평화 외교의 중심지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제주특별자치도의회는 '제주 4·3 레퀴엠 추진위원회'를 구성하여, 공연이 성공적으로 개최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아울러, 오는 제주포럼을 통해 오스나브뤼크시와 평화·문화·환경 교류를 확대하여, 국제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우리는 제주 4·3의 비극을 잊지 말아야 한다. 동시에 그 아픔을 평화의 메시지로 승화시켜야 한다. 이번 제주 4·3 평화 레퀴엠이 세계에 제주 4·3을 알리고, 나아가 제주가 평화와 화합의 중심지로 거듭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앞으로도 제주도의 평화 외교가 더욱 활성화되어, 세계가 함께 공감하고 참여하는 제주 4·3 추모 문화가 지속적으로 이어지길 희망한다.
<한동수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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