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 불안에 자유롭지 못한 그네들을 위한 조언

[이 책] 불안에 자유롭지 못한 그네들을 위한 조언
하지현의 『나는 왜 이유 없이 불안할까』
  • 입력 : 2025. 03.28(금) 02:20  수정 : 2025. 03. 30(일) 13:49
  • 박소정 기자 cosorong@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한라일보] "아침에 커피를 마시려고 커피머신을 예열한다. 그때부터 한 시간 정도 책 보고 글도 쓰고 한다. 그런데 하루 중 가장 평화로운 그때, 이상하게 불안이 온다. 무슨 큰일을 놓치고 있나 돌이켜보지만 그런 건 없다. 주변 일도 잘 풀린다. 근데 이상하게 이 불안이라는 것이 평온한 호수에 잔물결을 일으킨다."

"젊을 때 일을 정말 열심히 했고, 바빠서 불안할 겨를도 없었다. 그런데 집도 한 칸 마련했고 차도 있고 아이도 잘 큰 지금 이상하게 불안하다." "산전수전 공중전 다 겪었는데 이상하게 요새 느끼는 불안은 낯설다. 웬만한 건 다 경험해 본 것 같은데 이게 뭔지 모르겠다."

누구나 불안을 느낀다. 어떤 사람은 심각하게, 어떤 사람은 일상에서, 다양한 형태로 경험한다. '아니 불(不)'과 '편안할 안(安)', 불안은 한자로 '안전하지 않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나이에 따라 불안은 다르게 찾아오기도 한다. 20세 때의 불안과 30세 때의 불안이 다르고, 40세과 50세의 불안이 다르다. 나이가 먹어갈수록 생애주기에 따라 새로운 숙제가 주어지고 이것을 잘 해낼 수 있을지 계속 새로운 불안이 던져지기 때문에 이러한 종류의 불안은 묵직하다.

대학에 가면, 취업에 성공하면, 좋은 배우자를 만나면, 집 한 채 열심히 일해서 마련하면, 불안은 사라질까. 저자 또한 최근 겪은 불안의 경험을 공유하며 아직도 그로 인한 불안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못하다는 사실을 고백한다. 불안에 있어 누구든 예외가 아니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불안을 느끼는 이들은 공통적으로 불안을 사라지게 할 수 있는지를 묻는다. 20여 년간 사람들의 마음을 치료해 온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인 저자는 불안은 사라질 수 없다고 답한다. 다만 불안은 길들일 수 있다는 위로를 전한다. 그러면서 불안에 힘들어하는 이들에게 불안의 실체를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 책은 질환으로 분류되는 심각한 불안보다 일상에서 불안을 경험하며 어떻게든 이를 없애고 싶어 하는 평범한 사람들에게 이같이 제안한다. "우리는 생각보다 튼튼하고 잘 망가지지 않는다. 제 시간에 자고 제 시간에 일어나고 잘 먹고 끼니 거르지 않는 것만으로도 좋아하는 것들을 하고 싫은 것들을 하지 않을 수 있는 원동력이 생긴다." 불안을 다스릴 수 있는 지침도 담겼다. 창비. 1만2000원.

박소정기자



■기사제보
▷카카오톡 : '한라일보' 또는 '한라일보 뉴스'를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 064-750-2200 ▷문자 : 010-3337-2531 ▷이메일 : hl@ihalla.com
▶한라일보 유튜브 구독 바로가기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4075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