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인사 전하려…" 제주서도 교황 추모 발길

"마지막 인사 전하려…" 제주서도 교황 추모 발길
천주교 제주교구 주교좌 중앙성당에 분향소 마련
방한 당시 '평화·화해 미사'에 강정마을 주민 초청
2018년엔 4·3 위로메시지… 24일 성당 4곳서 추모미사
  • 입력 : 2025. 04.23(수) 15:43  수정 : 2025. 04. 25(금) 09:13
  • 박소정기자 cosoro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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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분향소가 마련된 23일 제주시 관덕로에 있는 천주교 제주교구 주교좌 중앙성당에서 성직자와 신자들이 추모기도를 하고 있다. 강희만기자

[한라일보] 23일 오전 제주시 관덕로에 있는 천주교 제주교구 주교좌 성당인 중앙성당.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을 기리기 위한 분향소가 마련된 2층 성전에는 첫날부터 엄숙하고 고요한 추모 분위기가 감돌았다. 이른 아침부터 천주교 제주교구장인 문창우 주교와 신부, 수녀 등 성직자들이 교황을 위한 기도를 올렸고, 신자들의 추모 발길도 이날 내내 이어졌다.

묵주를 손에 쥐고 조용히 기도문을 외고 있던 이모(59)씨는 "늘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마음을 쓰셨던 모습이 떠올라 안타까운 마음"이라며 "아침 미사가 끝난 후에도 성전에 남아 교황의 영원한 안식을 기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50대 김모 자매는 "말로 표현할 수가 없을 정도로 먹먹하다"며 눈시울을 붉히면서 "평생 소외된 사람들을 위해 헌신한 교황이 존경스럽다. 마지막 가시는 길에 기도를 드리고 싶어 왔다"고 말했다.

지난 2013년부터 12년 동안 전세계 14억 가톨릭 신자를 이끈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21일 88세로 선종했다. 비유럽권이자 최초의 신대륙 출신 교황인 그는 역대 교황 중 가장 진보적이며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고 분쟁으로 얼룩진 세계 곳곳에 평화와 공존의 메시지를 보낸 종교 지도자로 평가받는다.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분향소가 마련된 23일 제주시 관덕로에 있는 천주교 제주교구 주교좌 중앙성당에서 신자들이 추모를 하고 있다. 강희만기자

제주와의 인연도 남겼다. 교황은 지난 2014년 8월 14일부터 18일까지 4박5일간 한국에 머문 동안, 제주 해군기지 갈등으로 아픔을 겪은 서귀포시 강정마을 주민들을 서울 명동성당에서 집전한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에 초청했고, 다음해인 2015년 강정마을에는 '성 프란치스코 평화센터'가 들어섰다.

제주4·3 70주년이던 지난 2018년 교황은 추념식 전날 "4·3 70주년 기념행사가 치유와 화해를 증진하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는 위로의 메시지를 보냈다. 이어 "모든 남녀가 형제적 연대와 항구한 평화를 바탕으로 하는 세상을 건설하는 데에 새로운 각오로 투신하기를 바란다"며 "여러분의 희망을 굳게 간직하도록 늘 기도로 함께하겠다"고 덧붙였다. 오는 6월 24일 로마의 교황청 대성당에서는 4·3 희생자들을 추모하는'평화 레퀴엠' 공연이 열릴 예정이다.

천주교 제주교구는 교황의 분향소를 이달 25일까지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까지 운영한다. 추모 미사는 24일 오후 7시 30분 중앙성당, 화북성당, 서귀복자성당, 한림성당 등 지구별로 각각 진행할 예정이다. 교황의 장례식은 오는 26일(현지시간)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당에서 엄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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