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왜 청년들은 ‘쉬었음’으로 분류되는가

[열린마당] 왜 청년들은 ‘쉬었음’으로 분류되는가
  • 입력 : 2025. 12.17(수) 20:00
  • 김미림 기자 kimmirimm@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한라일보] 최근 통계에서 '쉬었음 청년'이라는 표현을 자주 접한다. 일도 하지 않고, 구직 활동도 하지 않는 청년을 가리키는 말이다. 이 단어는 간결하지만, 그 안에 담긴 청년들의 현실은 결코 단순하지 않다. 쉬었음은 선택이 아니라, 버티다 멈춘 결과인 경우가 많다.

대학을 졸업하고도 취업 문턱을 넘지 못한 청년들, 어렵게 들어간 일터에서 단기 계약과 과도한 업무를 경험한 뒤 다시 나온 청년들. 이들은 실패가 반복되는 과정에서 자신감을 잃고, 어느 순간 '다음'을 준비할 힘조차 소진된다.

그러나 사회는 여전히 쉬었음 청년을 '비경제활동인구'라는 이름으로 묶어두고, 생산성의 기준에서 이탈한 존재로 바라본다. 정책 역시 재학생이나 실업자 중심으로 설계돼 있어, 쉬고 있는 청년들은 지원의 사각지대에 놓이기 쉽다. 일할 준비가 안 된 것이 아니라, 다시 일할 수 있도록 도와줄 구조가 부족한 것이다.

청년의 쉼을 개인의 나약함으로만 해석해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반복되는 불안정 노동과 과도한 경쟁 속에서 잠시 멈출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사회가 함께 묻고 답해야 한다. 쉬었음 청년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 다시 시작하기 위해 멈춘 사람들이다. 그 쉼이 고립이 아닌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제도와 시선의 변화가 필요하다. <고상윤 한라일보 독자>



■기사제보
▷카카오톡 : '한라일보' 또는 '한라일보 뉴스'를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 064-750-2200 ▷문자 : 010-3337-2531 ▷이메일 : hl@ihalla.com
▶한라일보 유튜브 구독 바로가기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8099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