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성필의 목요담론] 왜! 기후테크산업인가

[류성필의 목요담론] 왜! 기후테크산업인가
  • 입력 : 2025. 12.18(목) 02:00
  • 김미림 기자 kimmirim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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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탄소중립은 더 이상 환경정책의 한 영역이 아니라 에너지·산업·무역·금융 전반을 재편하는 새로운 경제 질서로 자리 잡고 있다. 이에 따라 기후테크산업은 단순한 친환경기술 산업을 넘어 탄소중립 사회를 실제로 작동시키는 핵심 기반 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

앞으로 기후테크산업은 기술개발 중심 단계에서 벗어나 시스템 구축·시장 창출·산업 전환을 동시에 달성하는 방향으로 전개될 것이다.

첫째, 기후테크산업은 에너지 생산 중심에서 전력망·저장·운영 중심으로 고도화될 것이다. 재생에너지 설비 확대로는 전력 수급 불안정과 계통 병목을 해결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되며 에너지저장장치(ESS), 가상발전소(VPP), 수요관리, AI 기반 계통 운영 등 전력 시스템 전반을 최적화하는 기술이 핵심 기후테크로 부상하고 있고 기후테크의 무게중심이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

둘째, 철강·시멘트·석유화학 등 난감축 산업을 중심으로 한 공정혁신 기후테크가 산업 경쟁력의 핵심 요소가 될 것이다. 이들 산업은 공정 특성상 배출 저감이 어려워 수소환원제철, 저탄소 시멘트, CCUS와 같은 구조적 전환 기술이 필수적이다. 향후 기후테크는 개별 기업의 기술 도입을 넘어 산업단지·항만·에너지 인프라를 연계한 클러스터형 전환 전략으로 발전할 필요가 있다.

셋째, 탄소중립 시대에는 탄소 데이터와 디지털 기후테크가 새로운 산업 영역으로 성장할 것이다. CBAM, 공급망 탄소공시, Scope 3(기타 간접 온실가스 배출) 관리 확산에 따라 탄소는 회계·무역·조달의 핵심 지표가 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제품탄소발자국(PCF), MRV(측정·보고·검증), 공급망 탄소 데이터 플랫폼 등 데이터 기반 기후테크의 중요성이 크게 확대되어 탄소 데이터의 관리와 신뢰성 곧 기업과 국가의 무역 경쟁력이 될 것이다.

넷째,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탄소제거(CDR) 산업의 전략적 육성이 필수적이다. 모든 배출을 기술적으로 제거하기 어려운 만큼 직접공기포집(DAC), 바이오에너지+CCS(BECCS) 등 네거티브 배출 기술은 장기적으로 핵심 인프라가 될 것이다. CDR은 환경정책의 보완 수단이 아니라 향후 에너지·자원 산업과 유사한 규모로 성장할 잠재력을 가진 신산업이다.

마지막으로 기후테크산업은 금융·조달과 결합한 시장중심 구조로 발전해야 한다. 보조금 중심의 실증 단계를 넘어, 장기구매계약, 탄소차액계약, 녹색조달, 성능보증 금융 등 시장기반 메커니즘을 통해 기술 확산을 촉진해야 기후테크를 비용이 아닌 투자 대상으로 전환 가능하다.

탄소중립은 비용이 아니라 새로운 산업질서에서의 경쟁력으로 전환되고 있어 기후테크산업은 기술 혁신 그 자체보다 에너지·산업·데이터·금융·규제 전반을 연결하는 시스템 산업으로의 전환이 이뤄지고 있다. 이러한 전환에 성공한 국가와 기업만이 탄소중립이라는 거대한 구조 변화 속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과 산업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류성필 제주테크노파크 정책기획단장·공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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