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창석의 문화광장] ‘보는 제주, 먹는 제주’서 ‘즐기는 제주, 재밌는 제주’로

[현창석의 문화광장] ‘보는 제주, 먹는 제주’서 ‘즐기는 제주, 재밌는 제주’로
  • 입력 : 2026. 07.21(화) 01:00  수정 : 2026. 07. 21(화) 07:00
  • 현창석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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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세계적인 휴양지 하와이를 여행하는 이들이 가장 먼저 찾는 기념품은 단연 화려한 패턴의 '하와이안 셔츠'다. 여행객들은 이 셔츠를 입고 해변을 거닐며 비로소 자신이 하와이의 낭만 속에 들어와 있음을 실감한다. 최근 제주의 주요 관광지나 동문시장 등지에서 만나는 감귤모자의 풍경도 이와 닮아있다. 제주 여행에 주된 목적이 '볼거리' '먹거리'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여행의 시작 단계부터 구매해 고유의 감성과 즐거움을 실시간으로 향유하는 '체험형' 콘텐츠이자 '재미있는 관광'의 도구로 진화했음을 보여주는 흥미로운 신호다.

그러나 감귤 모자가 관광객들 사이에서 인기가 있자 거의 모든 소품 가게와 가판대가 복사해 붙인 듯 똑같은 모양의 모자만을 깔아놓기 시작했다. 먹거리 시장이 '감귤 초콜릿'과 '한라봉 타르트' '오메기떡'이라는 획일화의 늪에 빠졌던 것처럼, 소품 시장마저 '천편일률(千篇一律)'의 복제 굴레로 빠져들고 있다. 최초 개발자의 저작권이 완전히 무시된 상황으로 유행에만 편승한 획일화된 공급은 높은 소비 잠재력과 세련된 안목을 지닌 여행객들을 금세 지루하게 만든다. 결과적으로 여행의 재미를 반감시키고 지출을 제약해 시장 전체의 활력을 떨어뜨리는 모순을 낳게 된다.

관광 콘텐츠라는 관점에서 제주는 독특한 화산 지형과 돌담이 만들어 낸 경관, 거친 바다를 일구어 온 해녀의 철학, 섬 곳곳에 서려 있는 신화와 설화, 그리고 고유한 제주어에 이르기까지 무궁무진한 문화적 자산의 보고(寶庫)다. 돌담의 상생 정신을 세련된 리빙 가구로 풀어내거나, 해녀 문화를 자연과 상생하는 해양 자연보호 캠페인으로 확장하고, 사라져 가는 제주어를 감각적인 패션 아이템이나 디지털 굿즈로 개발할 때, 관광객들은 더 역동적인 '재미'를 느끼며 기꺼이 지갑을 열 것이다. 이렇게 차별화된 고품질 콘텐츠는 여행객들의 소장 욕구를 자극하여 실질적인 객단가 상승과 지역 경제의 매출 증대로 이어지게 된다.

기념품은 단순한 상품이 아니라, 여행자가 집으로 돌아가서도 제주의 추억과 재미를 소비하게 만드는 최고의 '문화 매개체'다. 제주 관광기념품 시장은 연간 수천억 원에 달하는 거대한 규모로 성장했고, 게다가 최근 제주를 찾는 여행객들의 전반적인 소비 수준과 눈높이는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아졌다. 단순히 저렴하고 대중적인 기념품에 만족하기보다, 여행지의 문화를 온몸으로 즐기며 자신만의 특별한 경험을 증명하는 차별화된 제품에는 기꺼이 지갑을 여는 '가치 소비' 성향이 뚜렷해진 것이다. 감귤 모자의 인기는 여행객들이 제주라는 브랜드를 직관적이고 유쾌하게 소비할 수 있는 '재미있는 콘텐츠'를 얼마나 갈망하고 있었는지를 여실히 증명한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감귤과 한라봉'이라는 시각적 1차원 성에서 벗어나, 더욱 다채롭고 새로운 독창적 지식 콘텐츠(IP)를 끊임없이 개발해야 하는 이유이다. <현창석 브랜드101 대표이사·브랜드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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