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현정의 한라시론] 우보천리, 너무 급하지도 너무 느리지도 않게

[주현정의 한라시론] 우보천리, 너무 급하지도 너무 느리지도 않게
  • 입력 : 2026. 07.23(목) 01:00
  • 주현정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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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올 상반기 사람들의 마음을 들뜨게 한 것 중 하나는 반도체 관련 주식이다. 반도체산업 호황에 따라 관련 주식을 보유한 주주들 뿐만 아니라 직원들의 성과급에 대해서도 많은 논의가 이뤄졌다. 정부는 반도체 기업의 이익 급증에 따라 국세수입을 당초 415.4조원에서 500조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추가세수는 미래대응기금을 설립해 미래, 청년, 지방, 교육 등에 집중 투자한다고 한다. 지방재정의 수입은 정부의 보조금과 교부세 등 의존재원과 지방세, 세외수입 등 지역의 여력으로 조성되는 자체재원으로 구성된다. 제주의 경우 의존재원과 자체재원의 비중은 각각 54%와 31%로 의존재원의 비중이 높으며 지방채도 전년 대비 두 배 이상을 기록했다. 즉, 국가는 흑자이지만 지방자치단체는 적자인데, 재정건전성을 알 수 있는 통합재정수지 역시 2020년도부터 2025년까지 2022년을 제외하고는 적자를 보이고 있다. 타 지방자치단체 역시 마찬가지인데, 이는 수도권 집중의 양극화,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경제성장률 저하, 글로벌 경기침체와 고금리에 따른 부동산 시장 침체 등 다양한 원인이 있을 것이다.

'예산 없이 정책 없다'는 말이 있다. 민선 9기 출범 이후 민생경제 회복을 위해 4615억원의 추경, 청년기본소득도입, AI인프라 구축, 1조원 제주미래성장펀드 조성 등의 공약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재원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첫째, ▷세출 효율화를 위한 지방보조금의 자부담 확충 및 불요불급 사업 감축·폐지 ▷공기관대행사업의 행정 외주화 남용 방지 및 성과평가 후 일몰제 도입 ▷일부 사업이나 분야에 예산이 집중되지 않도록 재정 총량제 도입 등이 필요하다. 실제 제주는 2020년 코로나19 위기대응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도 전체의 세출예산을 경정해 2150억원의 재원을 마련한 경험이 있다.

둘째, 세입 확충을 위해 제주투자진흥기구를 설립하려는 공약을 잘 시행하는 것이다. 스위스 루체른경제개발공사는 루체른 주의 투자유치 및 기업지원을 하는 곳으로 좋은 입지, 세금혜택뿐 아니라 주거 및 정주여건, 교육 등을 패키지로 지원해 해외 기업의 투자를 견인했다. 제주투자진흥기구 역시 인력과 그 가족들이 정주할 수 있는 주거, 문화, 교육, 의료 등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특히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와 제주경제통상진흥원, 제주공공투자관리센터 등 기존의 투자와 관련된 기관과 협업해 기업들이 제주에서 자생하고 오래 남을 수 있는 생태계 구축이 중요하다.

서귀포시 색달동에는 아웃도어 기업이 만든 호텔이 있다. 소띠인 회장이 만든 곳으로 예래동에서 한라산까지, 한라산에서 히말라야까지 우보천리로 향한 그의 성공과 여정이 대단하게 느껴진다. 이처럼 제주도 역시 천천히 재정건전성을 다지면서, 장기적인 우상향을 위한 시동을 걸 때다. 급격한 성장보다는 소처럼 안정적이고 성장하는 우상향이 필요한 시점이다. 너무 급하지도 너무 느리지도 않게, 민선9기 출범, 희망의 행보를 기대한다. <주현정 제주연구원 지속성장연구실 부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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