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한가로이 쉴 때면 마음의 위안 삼아 여행 유튜브를 즐겨본다. 공영방송에서 명품 여행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던 장 PD와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춰온 서 촬영감독이 오지를 탐험하는 유튜브 채널 '역마살 로드'를 볼 때마다 기존의 개인 방송들과는 차원이 다른 깊은 감흥을 받는다. 이전에 오지 탐험 분야에서 높은 인지도를 얻었던 빠니보틀 같은 크리에이터들이 개인적이고 소소한 아마추어적 야생미와 친근함을 무기로 시청자들에게 다가갔다면, 역마살 로드가 보여주는 영상은 아마추어와 프로의 명확한 경계선을 그어버린다.
화면을 가득 채우는 압도적인 영상 퀄리티, 정교하게 계산된 구도와 촬영 기법, 몰입감을 극대화하는 연출, 그리고 절제된 편집 기술과 그 속에 담긴 메시지는 시청자들로 하여금 매번 한 편의 완성도 높은 명품 다큐멘터리를 시청하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특히 광활한 자연을 담아내는 드론 영상은 단숨에 시청자의 시선을 사로잡는 강력한 힘을 지니고 있다. 수천 개에 달하는 댓글을 천천히 둘러보며 사람이 좋은 작품을 알아보는 눈은 모두 똑같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드는 대목이다.
이러한 현상은 유튜브 시장의 주도권이 어디로 이동하고 있는지를 매우 명확하게 보여준다. 플랫폼 초기에는 진입 장벽이 낮아 자극적인 아이디어나 B급 감성으로 흥행을 노리는 것이 가능했으나, 시장이 성숙하고 시청자의 눈높이가 높아짐에 따라 자연스럽게 옥석이 가려지고 있다. 오프라인에서 검증된 진짜 프로 전문가들이 본격적으로 진입하면서, 시장의 판도 자체가 완전히 개편되고 있는 것이다.
결국 유튜브는 콘텐츠를 전달하는 하나의 매체일 뿐, 그 본질은 제작자의 '실체적인 실력'에 있다. 장 PD 역시 공영방송이라는 치열한 현장에서 수년간 갈고닦은 베테랑의 실력이 있었기에 매체만 독립 채널로 옮겨왔을 뿐 그 깊이는 변함이 없다. 오프라인의 깊은 경험과 전문성을 갖춘 이들이 온라인 매체를 만났을 때 발휘하는 폭발적인 시너지와 파급력은 미디어 지형을 바꿀 만큼 강력하다.
이 채널에서 더욱 인상적인 부분은 흥미나 조회수만을 노리는 가벼운 방송들과 달리, 현장의 진실을 정직하게 담아내려는 진정성 있는 태도다. 볼리비아 유령마을 이야기나 영덕대게 바가지 오해처럼 현장 취재를 통해 과장 없이 사실을 밝혀내는 방식은 뉴미디어가 나아가야 할 가장 바람직한 본보기를 제시한다. 이는 유튜브가 단순한 오락 채널을 넘어 언론 지형에 긍정적인 지각변동을 일으키는 계기가 된다.
앞으로 정치, 경제, 교육, 문화 등 다양한 영역에서도 오프라인의 진짜 실력자들이 유튜브로 활동 영역을 더욱 넓혀갈 것이다. 단순한 개인 유튜버를 넘어 전문성을 갖춘 프로들이 이 세계를 주도할 때, 이들의 수준 높은 콘텐츠가 우리 삶과 사회 전반에 실질적이고 유익한 순기능으로 작용하길 바라고 기대해 본다. <유동형 펀펀잡(진로·취업컨설팅)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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