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많은 사람들은 응급환자가 발생하면 구급차가 현장에 도착한 뒤부터 구조가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 생명 구조는 119에 신고하는 순간부터 이미 시작된다. 신고자의 목소리를 통해 환자의 상태를 파악하고, 가장 적합한 구급 자원을 신속히 투입하며, 구급대가 도착하기 전까지 응급처치를 안내하는 곳이 바로 제주소방안전본부 119종합상황실이다.
응급상황에서 1분 1초는 매우 중요하다. 특히 심정지 상황에서는 그 이전에 이뤄지는 초기 대응이 환자의 생존 가능성을 좌우한다. 최근 제주에서 발생한 두 건의 사례는 119종합상황실의 역할과 초기 대응의 중요성을 잘 보여준다.
지난달 평화로를 달리던 관광버스에서 60대 남성이 심한 흉통을 호소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신고를 접수한 119종합상황실은 구급차를 출동시키는 데 그치지 않고, 환자와 가장 가까운 제주안전체험관의 전문 구급대원을 긴급 투입했다. 전담 구급대원들은 신속히 현장에 도착해 응급처치를 실시하고, 이어 도착한 구급대와 연계해 환자가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했다. 정해진 출동 체계에만 머무르지 않고 현장 여건에 맞는 최적의 자원을 선택한 탄력적인 대응이었다.
한라산 관음사 코스에서 발생한 심정지 환자 구조 역시 대표적인 사례다. 산악지역은 지형 특성상 구조대가 도착하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만큼 초기 응급처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신고를 접수한 119종합상황실은 신고자와 영상통화를 연결해 심폐소생술과 자동심장충격기(AED) 사용법을 실시간으로 안내했다. 신고자는 침착하게 가슴압박과 자동심장충격기를 사용했고, 구급대가 도착하기 전 환자는 자발순환(自發循環)을 회복할 수 있었다. 신고자의 용기와 119종합상황실의 전문적인 응급처치 지도가 소중한 생명을 살린 것이다.
이처럼 119종합상황실은 단순히 신고를 접수하거나 구급차를 출동시키는 곳이 아니다. 의사와 응급구조사, 간호사 등 전문 인력이 24시간 근무하며 환자의 상태를 분석하고, 신고자에게 응급처치 방법을 안내하는 것은 물론 출동 중인 구급대와 의료기관을 연계하는 생명 구조의 출발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러한 전문적인 대응이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신고자의 협조가 중요하다. 119 신고 시에는 환자의 정확한 위치와 의식·호흡 상태, 주요 증상을 침착하게 알려주고, 상황관리요원의 질문과 안내에 따라 행동해야 한다. 영상통화 요청을 받으면 적극적으로 협조해 주는 것이 보다 정확한 응급처치와 신속한 구조로 이어진다.
특히 심정지가 의심되는 상황에서는 주저하지 말고 상황관리요원의 안내에 따라 즉시 심폐소생술을 시작해야 한다. 구급대가 현장에 도착하기 전 몇 분의 시간이 생명을 좌우하는 골든타임이며, 그 시간을 함께 지켜내는 사람이 바로 신고자다.
응급상황에서 구급대가 도착하기 전의 시간은 결코 비어 있는 시간이 아니다. 119종합상황실은 24시간 신고자의 곁에서 생명을 살리기 위한 응급처치를 이어가고 있다.
위급한 상황을 발견하면 지체 없이 119에 신고해 주시기 바란다. 신고 후에는 상황관리요원의 질문과 안내에 귀 기울이고 적극적으로 협조해 주시길 당부드린다. 119 신고 순간부터 시작되는 생명 구조의 과정에 도민 여러분이 함께할 때, 제주 공동체의 안전망은 더욱 촘촘하고 든든해질 것이다. <고종갑 제주소방안전본부 소방정보통신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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