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말과 더불어 사는 세상을 위하여…

[사설] 말과 더불어 사는 세상을 위하여…
  • 입력 : 2026. 08.12(수) 00:00
  • 한라일보 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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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몇 년 전 한 다큐물이 시청자들의 심금을 울렸다. 퇴역 경주마들을 돌보는 전직 프로골프 선수의 이야기다. 그는 도내 중산간에서 퇴역 경주마 36마리를 돌보며 살아간다. 저마다의 사연으로 버림받은 말들이다. 퇴역 후 도축장에서 구출된 말, 승마장에서 방출된 말들이다. 사료·건초 골프 레슨 등으로 마련한다. 시간이 날 때마다 안아주고 쓰다듬어 준다. 퇴역 경주마·유기마들도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이 일을 시작했다고 한다.

얼마 전 말을 불법도축한 50대가 적발됐다. 현장에는 말의 사체와 함께 말 4마리와 흑염소가 방치돼 있었다. 구조된 말 1마리는 갓 퇴역한 경주마로 확인됐다. 퇴역 후 '승용마'로 변경·등록됐으나, 불법 도축 현장에서 발견됐다. 몇 년 전에도 서귀포시의 한 초지에서 말을 불법도축한 70대가 적발되기도 했다. 혹서기 기수·경주마 보호를 위해 '야간 경마'를 한다면서 첫 경주를 한낮에 시작하는 등 학대가 만연한 것이 현실이다.

최근 한국마사회가 '경주퇴역마 이력관리 종합계획'을 내놨다. 말 등록의 법적 기반 강화·이력관리 시스템 개선 등을 골자로 한다. 진일보한 조치임은 분명하다. 나아가 여타 선진국들처럼 법제화를 통해 이력을 관리하고, 퇴역 이후 새로운 삶을 보장해야 한다. 제도적 정비와 함께 말들이 제2의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응원하는 사회적 합의도 필요하다. 4~5살에 퇴역해 살처분되는 잔혹사는 더 이상 없어야 한다. 제주가 지향하는 말산업특구의 기본 이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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