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윤정의 한라시론] 자활정책, 지역중심 재설계가 필요한 때

[오윤정의 한라시론] 자활정책, 지역중심 재설계가 필요한 때
  • 입력 : 2026. 08.13(목) 02:00
  • 오윤정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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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빈곤의 덫(poverty trap)은 가난한 상태가 스스로를 유지·강화하는 역학 구조로, 빈곤을 탈출하기 위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구조·제도적 요인 때문에 자생적으로 가난을 탈출하지 못하고 빈곤의 굴레에 계속 갇혀 있게 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여러 나라에서 이와 같은 빈곤의 악순환을 방지하기 위해 다양한 법령 및 제도를 수립해 시행하고 있다.

한국사회에서는 1990년대 말 IMF 외환위기 이후 급증한 실업과 양극화 문제로 인해 기존의 시혜적 생활보호제도의 한계가 나타나면서 1999년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을 제정(2000년 10월 시행)해, 근로능력이 있는 저소득층을 '조건부 수급자'로 지정하고, 자활사업에 참여를 조건으로 생계급여를 지급하도록 하면서 자활정책의 법적 기반을 마련했다. 과거 생활보호법이 근로능력자는 제외된 근로무능력자에 대한 생계보호 중심이었다면,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제9조(생계급여의 방법) 및 제15조(자활급여)를 명문화해 근로능력이 있는 저소득층에 대해서도 근로연계형 복지(workfare) 체계로 전환한 것이다.

이후 우리나라 자활정책은 근로능력이 있는 저소득층의 장기적인 자립과 자활을 지원하는 것을 목적으로 추진되고 있으나, 탈수급을 통한 빈곤완화 효과는 단기적인 경우가 많고, 최근 들어 자활참여자의 전반적인 근로역량 하락과 경제침체 영향으로 인해 자활성공률도 2021년 26.4%에서 2024년 18.5%로 하락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이재명정부는 자활사업 참여구조 및 참여자 역량 변화, 자활성공률 저하 등 정책 여건 변화를 고려해 '맞춤형 자활지원체계 마련'을 국정과제(77-1)로 설정했다.

2026년 '맞춤형 자활지원체계 개편을 위한 1차 시범사업'을 추진 중이며, 현재 전국 61개 지역자활센터가 참여하고 있다. 이후 현장 의견수렴 및 2차 시범사업('27년 100개소)을 거쳐 2028년에는 전국 250개 지역자활센터가 참여하는 본 사업으로 개편하려고 준비하고 있다.

맞춤형 자활사업은 자활참여자의 역량 및 자활의지 등 역량을 진단하고, 자활경로를 설정해 자립도전 단계(창업도전형·취업도전형)와 자활준비 단계(사회서비스형·근로준비형)로 구분하고, 성과목표 또한 구분(자활성공률·사회적 자활)해 운영될 예정이다.

제주도는 2025년 12월 말 기준 1개 광역 자활센터와 4개 지역자활센터를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올해 '제주형 자활사업 모델 개발 및 활성화방안 연구'를 수행 중에 있다. 이번에 정부가 추진하는 맞춤형 지역자활체제 개편에 맞춰 2027년부터는 제주지역에서도 적극적으로 정부의 시범사업 참여 및 제주지역 특성을 고려한 자활사업 발굴 및 정책 추진이 필요한 시점이다.

자활(自活)의 한자어에 담긴 뜻처럼 저소득층이 자기 힘으로 살아갈 힘을 기를 수 있는 수요자 맞춤형 자활정책을 발굴하고, 자활참여자의 자립과 도전으로 이어져 빈곤의 덫(poverty trap)에 빠지지 않는 제주가 되기를 희망한다. <오윤정 제주연구원 제주사회복지연구센터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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