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포커스]제주 실종사건 허위종결 사태 파장
경찰 "장미란씨, 숙소 나선 후 이튿날 새벽 사이 사망 추정"
실종사건 허위종결 경찰관, '거짓 사유' 입력해 자료 삭제
사인·범행동기 등 여전히 미궁… "구속 경찰관 면밀 조사"
입력 : 2026. 08.26(수) 18:00 수정 : 2026. 08. 26(수) 18:17
박소정·양유리기자 cosorong@ihalla.com
지난 24일 제주시 한림읍의 한 도로변 야자수농장에서 3개월 넘게 실종됐던 30대 여성으로 추정되는 시신을 발견돼 경찰이 일대를 통제하고 있다. 강희만 기자
[한라일보] 제주에서 실종 3개월여 만에 숨진 채 발견된 장미란(37)씨의 사망시점에 대해 경찰이 장씨가 숙소에서 나선 후 이튿날 새벽 사이 숨진 것으로 추정했다. 장씨 실종사건 등을 허위로 종결처리해 구속된 경찰관은 실종자 관련 자료 삭제를 위해 거짓 사유를 기재한 것으로 드러났다. 제주 실종사건 허위종결 사태에 대해 제주경찰청은 구속된 해당 경찰관을 상대로 면밀히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경찰의 설명에도 여전히 여러 의문들이 풀리지 않으면서 이 사태에 대한 파장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숙소 나간 후 휴대전화 기지국 이동 없어"=제주경찰청은 26일 출입기자단과의 백브리핑에서 "장씨가 5월 12일 오후 10시15분쯤 장기 투숙했던 숙소에서 나간 뒤 휴대전화 전원이 꺼질 때까지 휴대전화 위치값 변화가 없었고 통화내역도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런 점으로 봤을 때 장씨가 외출한 12일부터 13일로 넘어가는 새벽 사이에 사망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지만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사인에 대해 "시신이 상당히 부패돼 명확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다만 부검의가 목을 매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는 구두 소견을 냈고, 현장감식 결과 장씨 소유 끈이 발견됐다"고 말했다.
경찰은 범죄 피해 가능성에 대해 "발견 당시 시신의 상태와 자세, 외출 당시 소지한 것으로 추정되는 휴대전화 등이 발견되거나 착용했던 머리띠, 금팔찌, 슬리퍼 등이 그대로 발견된 점, '특이 골절 등은 발견되지 않았다'는 부검의 구두 소견 등으로 봤을 때 범죄 피해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있는 부분"이라며 "다만 휴대전화 포렌식 등을 벌이는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경찰은 합동 수색과정에서 지난 24일 오전 10시 46분쯤 제주시 한림읍에서 지난 5월 실종됐던 장씨로 추정되는 시신을 발견했다. 시신이 발견된 지점은 장씨가 장기 투숙했던 숙소에서 약 1㎞ 거리에 있는 도로변에 있는 야자수 농장이다. 경찰은 전날 부검을 통해 장씨인 것을 최종 확인했다.
▶A경장 담당 298건 전수조사… TF 구성=장씨 실종사건 등을 허위로 종결처리해 구속된 경찰관은 실종자 관련 자료 삭제를 위해 거짓 사유를 기재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에 따르면 제주서부경찰서 소속 A경장은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에서 허위로 사유를 입력하고 관련 내용을 삭제했다. A경장은 장씨 실종사건 관련 내용을 삭제하면서 사유로 '교통사고 사망'이라고 허위 기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60대 남성 B씨 사건의 경우는 '소재 발견'을 사유로 삭제 처리하고 사건을 종결했다.
시스템에 등록된 실종자 관련 정보를 삭제하려면 실종아동등 및 가출인 업무처리 규칙에 따라 소재 발견, 신원 확인, 허위 신고, 지명수배 대상자, 보호자 해제 요청 등의 사유에 해당해야 한다.
또 현재 구속 상태로 수사를 받고 있는 A경장은 "실종자와 연락을 취했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이 장씨의 통신 기록을 조회한 결과 1차 신고(5월 15일) 이후 어떠한 통화 내역도 확인되지 않았다. 또 A경장이 B씨와 통화했다고 주장한 전화번호는 B씨의 연락처가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25일 제주지법에서 A경장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나오고 있다. 박소정기자
경찰은 장씨 가족의 3차 신고(7월 19일) 이후 A경장이 실제로는 장씨와 통화한 내역이 없다는 사실을 파악해 지난 11일 직무유기 혐의 등으로 수사를 의뢰, 입건 전 조사에 착수했다.
A경장은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성적목적 다중이용장소 침입) 혐의로도 수사를 받고 있어 공교롭게도 같은 날 직위해제됐다.
이처럼 A경장이 담당한 실종사건이 잇따라 허위로 종결된 사실이 드러나자 경찰은 지난 11일부터 A경장이 담당한 298건에 대해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전날 형사과장이 팀장을 맡아 20명의 인력이 투입된 태스크포스(TF)를 꾸렸다. A경장은 지난해 3월부터 올해 8월까지 약 1년 5개월 간 실종수사팀에 근무했다. 경찰은 현재까지 두 사건 이외의 허위종결이 의심되는 사건은 없다고 전했다.
▶풀리지 않는 의문들=그러나 이 같은 경찰의 설명에도 이 사건들과 관련한 의문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장씨에 대한 사인은 여전히 추정일 뿐인데다 A경장에 대해 '왜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지', '왜 허위로 실종신고를 임의 종결했는지' 등 여러 의문이 풀리지 않고 있어서다.
경찰 관계자는 "A경장이 해제(종결)처리한 실종사건들에 대해 면밀하고 엄정히 조사해 송치할 계획"이며 "왜 허위로 사건을 종결처리했는지, 범행동기 등을 중점적으로 수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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