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 위험군 발견에서 끝? "사후 관리 체계 갖춰야"

도박 위험군 발견에서 끝? "사후 관리 체계 갖춰야"
[한라포커스] 도박에 빠지는 아이들… 제주 안 해법은 (하)
도내 현황 제대로 파악하고 예방 교육 실효성 높여야
교원 대상 전문강사 양성… 경북도교육청 사례 '주목'
"기존 세대와는 차원 다른 문제"… 인식 개선도 중요
  • 입력 : 2026. 10.12(월) 16:29  수정 : 2026. 10. 12(월) 17:15
  • 김지은기자 jieun@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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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지역 청소년의 도박 실태를 정확히 파악하지 않고서는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클립아트코리아

[한라일보] 청소년 도박 문제는 제주만의 고민은 아니다. 현장에선 전국적인 청소년 도박 확산 흐름과 맞닿아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다만 도내 청소년들의 정확한 실태를 파악하지 않고선 예방 교육 등의 효과를 높이는 데 한계가 따를 수밖에 없다.

이 같은 문제는 지난달 제주도의회 교육행정질문에서도 강하게 제기됐다. 현재 전국 차원의 청소년 도박 실태조사에서 제주는 '강원제주권'으로 묶여 있어 한 지역만의 현황을 들여다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제주도교육청은 도내 학생(초4~고3)을 대상으로 자체 도박 실태조사를 벌이고 있지만, 2024년과 2025년 조사의 응답률은 각각 23.8%, 25.9%에 그쳤다.

특히 응답률은 학교급이 올라갈수록 떨어지는 양상을 보였다. 지난해 조사 결과 초등학생 응답률은 34.1%였지만 중학생은 29.3%, 고등학생은 13.6%로 갈수록 낮아졌다. 이처럼 낮은 응답률은 조사 결과의 신뢰성 문제로 이어진다. 더구나 중고생의 경우 상대적으로 온라인 도박 위험도가 높을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실태조사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당시 교육행정질문에서 이 문제를 제기했던 강정범 의원(더불어민주당, 제주시 오라동)은 "도교육청이 조사 체계를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며 "도박 예방 교육은 물론 도박 경험이 있는 아이들을 어떻게 치유·치료하고 사후 관리할 것인지를 포함해 하나의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도박 예방 교육 필수에도…

예방 교육을 의무화하는 법적 근거는 갖춰졌다. 올해 5월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법'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각급 학교에선 모든 학생에게 연 2회 이상 도박 예방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하지만 교육의 실효성을 더할 방안은 미흡하다.

현재 교육부는 전문기관을 통한 예방 교육 외에도 학교전담경찰관(SPO)이 학교폭력 예방 교육을 할 때 도박 예방 교육을 같이 하거나 담임 또는 교과 교사가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의 매뉴얼에 따라 직접 하는 방식을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이 경우 예방 교육의 집중도나 전문성이 낮아지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그러다 보니 타 지역에선 이를 보완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 중이다. 한 예로 경상북도교육청은 매년 학생은 물론 학부모, 담임 교사를 포함해 도박 실태조사를 진행하는 한편, 교원을 대상으로 '청소년 도박 예방 교육 전문강사'를 양성하고 도박 예방 교육 선도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제주 교육 현장에서도 보다 적극적인 대책이 요구된다.

경북교육청 관계자는 "일반 교사들이 (도박 예방 교육을) 하기에는 재미가 없기도 하고 무리도 있다. 그냥 '했다'는 식으로만 교육이 이뤄질 수 있다 보니 교원들이 전문적인 지식을 가지고 학생을 대할 수 있도록 전문강사 양성이 시작된 것"이라며 "한 학교에 한 명씩 전문가(전문강사)를 두고 도박 문제에 대처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경북 지역의 학교 수는 900여 곳으로, 지난해 2학기부터 올해 1학기까지 교원 98명이 전문강사 양성 과정을 수료했다. 이번 학기에는 52명이 교육을 받고 있다.

지난달 19일 제주도교육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2026 청소년 도박문제 예방 공모전' 시상식에서 참가자들이 '도박을 멈춰! 그게 이기는 거야!'라는 표어를 들어보이고 있다. 도교육청 제공

|도박 위험군 후속 관리 미흡

도박 위험군에 대한 사후 관리 체계를 갖추는 일도 서둘러야 한다. 도교육청은 도박 문제 위험군 학생을 조기에 발견하기 위해 도내 학교에서의 예방 교육, 캠페인과 연계해 도박문제 선별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다만, 이 검사에서 위험군 학생이 발견돼도 곧바로 상담 등 치유 서비스로 연결되진 않는다. 제주도박문제예방치유센터(센터)는 위험군 학생의 사전 동의를 받아 치유 서비스 정보 등을 문자 메시지로 안내하는 '조기 개입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지만, 학생이 상담 의지를 보이지 않거나 부모가 동의하지 않으면 후속 관리까지 연계되지 못하고 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선별 검사 이후 센터에 연결해 주지만 학생들이 (상담 등에) 참여하지 않으니 어려운 점이 있다"며 "어떻게 하면 상담이나 치유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끔 유도할지 고민이 있다"고 했다.

제주 안에서 청소년 도박 문제에 낙인찍지 않는 분위기도 자리잡아 가야 한다. 도교육청이 올해 처음 운영한 '찾아가는 부모 도박 예방 교육' 등을 강화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청소년 도박 문제를) 옛날처럼 짤짤이, 판치기, 동전 홀짝 정도로 가볍게 생각하는 케이스가 많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어른들이 기존에 경험하지 못했던 온라인 세상(에서의 차원이 다른 문제)"라며 "아이들이 언제든 도움을 요청할 때 낙인 없이 어려움을 들어주고 상담이나 치료 등으로 연결해 주는 사회적 인식이 중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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