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사람과 자연, 예술이 공존하는 문화도시 빈

[특별기고]사람과 자연, 예술이 공존하는 문화도시 빈
  • 입력 : 2017. 09.25(월) 00:00
  • 김현석 기자 ik012@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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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비 내리는 오스트리아의 빈에서 스산한 겨울 초입 같은 가을의 정서를 만끽하는 체험을 했다. 우리와는 매우 다른 한산한 도심 속에서 전철만이 바쁘게 사람들을 실어 나르고 있다. 널찍한 거리는 자동차 도로와 자전거 도로가 분리되어 있어 각각의 기능을 담당함으로써 안전성 있는 사람 중심의 도시를 엿볼 수 있다. 여기에 천년을 넘어서는 건물들이 즐비한 번화가의 슈테판 대성당과 '국립 오페라 하우스'에는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가 숨 쉬고 있었다.

모차르트는 잘츠부르크에서 태어났고 빈에서 활동하다가 35세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났지만 그가 남긴 천재적 음악 유산은 나라 전체를 음악이 살아 숨 쉬는 도시로 브랜드화했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콘텐츠 개발로 5만달러 경제성장의 밑거름을 형성하고 있다.

'훈데르트 바서'는 화가이면서 건축가다.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우리 도의 비전과 너무도 흡사한 이야기다. 그들은 공공시민 아파트를 자연과 예술, 그리고 사람들이 공존하는 건축물로 탄생시켰다. 스페인의 안토니 가우디란 건축가가 지금 바르셀로나를 먹여 살리는 가우디 대성당을 설계해 시간이 갈수록 가치를 높이면서 문화 콘텐츠를 강화하고 있는 것처럼 그는 이 비엔나 도심 곳곳에 발자취를 남기며 숨 쉬고 있다.

유럽 연합은 쓰레기 직매립을 금지하고 있다. 덴마크는 이미 95%가 재활용하고 있고 5%만이 소각처리하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 빈은 소각장 시설을 번화가 중심지에 시설했다. 1971년 초에 시설하려고 시정부에서 구상안을 발표하자 시민 반발이 극치를 달렸다고 한다.

그러나 1년이 넘는 지루한 토론 끝에 설치되었고 일반 쓰레기를 소각하기 시작했다. 악취와 다양한 생활문제가 발생 안 할 수가 없었다. 시민들은 꾸준히 외곽지 이설을 주장했고 이런 주장에 시정부는 새로운 기술과 예술작품으로 승화시키겠다는 약속을 하고 설득을 했다. 지금의 모습은 교통부 건물과 시민들의 일상을 맞는 거리 중심에 훈데르트 바서 작품으로 우뚝 솟은 도심 속 조각 건축물이 사람들을 끌어당기고 있다. 하루 250톤을 소각하면서도 단 한 순간도 악취를 느낄 수 없다. 아이들의 환경교육 현장이면서 도심 관광상품으로 각광을 받는 명소로 탈바꿈했다. 아울러 아이를 키우는 문제, 사회복지시스템의 체계화를 위한 국민들의 합리적인 협치를 통한 행복한 삶을 추구해 가고 있는 모습도 눈여겨 볼만한 대목이다.

거대한 폐광 같은 동굴 반공호로 사용되었던 공간을 이용해 도심 주차공간을 마련한 사례도 유익한 도심마을 만들기 성공사례인 듯하다. 주차공간이 없어 숨이 막히는 현실 속에서 버려졌던 반공호를 개조해 지하 주차공간으로 탈바꿈시킨 잘츠부르크 도시의 창의적인 발상도 새겨둬야 하는 대목이라 생각한다.

우리 시와 우호협력도시를 맺고 있는 로렐라이시 시민들이 정성껏 마련한 '2017 라인강 불꽃 축제'에 특별초청되어 라인강의 불꽃을 만끽했다. 작은 도시지만 라인 강변의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최대한 활용해 보려는 노력과 비전이 느껴진다.

"창조되고 있는 도시의 미래는 인간들이 열정에 비전을 함축했을 때 걸작품이 탄생한다"는 말이 있다. 도심 속에 공공아파트를 조각 건물로 탈바꿈시키고 일반 쓰레기 소각장을 예술작품으로 탄생시켜 오히려 도시민의 긍지로 거듭나게 하는 창조적 지혜는 바로 인문학적 사고에서 출발한 것이라고 정리해보고 있다. 특히, 민주적 갈등관리 사례가 낳은 삶의 문화를 다시금 뒤돌아보게 하는 순간이다. 유럽 연합에서 환경문제의 한 분야인 소각장과 재활용품 분리현장에서 나의 생각을 담아봤다. 변화는 불편을 감내하는 성숙함이 있을 때 더 향기로운 것이 아닌가….

<고경실 제주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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