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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와 함께] 신작 시집 오승철 시인
“우리가 놓친 현대사 돌아보려 했다”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입력 : 2019. 07.0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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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 시집 '오키나와의 화살표'에서 오승철 시인은 제주를 넘어 잊혀진 현대사에 눈길을 둔 시편을 통해 민족 화해, 치유를 그리고 있다.

'오키나와의 화살표' 등 담아
뱃길로 15시간 중국 단동 등

현장서 빚어낸 화해의 시편

어느 날 그는 중국 단동을 찾았다. 배로 장장 15시간을 달려 도착한 길이었다. 압록강을 경계로 북한 신의주와 마주한 국경도시에서 그는 한 편의 시를 썼다.

'자 받게, 이 사람아, 아니면 따르던가/ 내가 니 보러왔지/ 누굴 보러 왔겠나/ 아, 얼른 이 잔 안 받어 팔 떨어지겠어// 단둥과 신의주 사이 뚝 끊긴 철교처럼/ 삐걱이는 이 환상통아/ 팔 떨어지겠어/ 압록은 어디로 뜨고 가을만 흐르는 강'('압록강 단교(斷橋)' 중에서)

제주 오승철 시인. 그곳에서 시인은 끝내 '돌아서면 남보다 더 낯선 내 사람아'라며 그리운 그림을 부른다.

그가 4년 만에 내놓은 네 번째 시집 '오키나와의 화살표'는 잊혀진 현대사를 돌아보는 작품들에 무게가 실렸다. 1988년 '제주도의 젊은 시인'으로 제주4·3의 총성에 놀란 장끼의 울음소리가 곳곳에 스민 첫 시집 '개닦이' 이래 그의 시는 4월의 참상을 줄곧 품어왔는데 이번에는 4·3을 넘어 "우리가 놓쳐버린 역사를 보자는 마음으로 쓴 시들"이 펼쳐진다.

표제작부터 시인의 시선은 오키나와로 향해있다. '오키나와 바다엔 아리랑이 부서진다/ 칠십 여년 잠 못 든 반도/ 그 건너/ 그 섬에는/ 조선의 학도병들과 떼창하는 후지키 쇼겐'으로 시작되는 '오키나와의 화살표'는 태평양전쟁 말기 일본군 소대장으로 참전했던 이국의 인물을 불러왔다. 후지키 쇼겐은 조선학도병 740인의 위령탑 건립과 유골 봉환 사업에 일생을 바쳤다.

오키나와에 멈췄던 눈길은 중국 연변으로 옮겨간다. '일송정'이 노랫말로 등장하는 가곡 '선구자'의 고향인 연변에서 시인은 '왜 왔냐 묻지 마라/ 왜 남았냐 묻지 마라/ 팔랑팔랑 예닐곱 살 할아버지 따라온 길/ 아리랑, 정선아리랑 내 길을 묻지 마라'('낙장불입 2')는 정선 땅 홍씨 할머니의 사연을 만난다.

시의 무대가 되는 현장을 직접 누비며 길어올린 작품을 통해 시인이 닿고자 하는 지점은 분단의 극복이다. '한반도의 끝과 끝,/ 제주도와 함경도' 방언이 유독 닮은 현실을 짚은 '아스', '휴전선 철책 너머 종지윷 흩뿌리면' 응수하리라 기대하는 '윤노리나무' 등은 '민족 화해'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란 걸 그려낸다. 황금알. 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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