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도 손님이 없을 수 있나요"

"이렇게도 손님이 없을 수 있나요"
코로나19 감염 우려에 시민·관광객 밀집장소 기피
예전 오일장 모습은 사라져… 장사 포기하는 점포도
상인회 "할인판매, 방역, 마스크 배부" 고객 유치 안간힘
  • 입력 : 2020. 02.24(월) 18:22
  • 이태윤기자 lty9456@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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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십년동안 장사하면서 이렇게 손님이 없었던 적은 처음이에요. 메르스 때도 이렇진 않았는데…"

 최근 제주지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2명 발생하면서 오일시장은 손님도 매출도 줄어들며 그야말로 '코로나 쇼크'에 빠졌다.

 24일 찾은 서귀포 향토오일시장. 평소때 같으면 오전부터 장보러 나온 시민들과 관광객들로 가득 찼던 시장은 한산하다 못해 썰렁함이 느껴질만큼 손님이 확 줄어든 모습이었다. 고객들이 타고 나온 차량들로 채워졌던 주차장도 텅 비다시피 했다. 손님과 흥정을 벌여야 할 상인들은 상당수가 마스크를 낀 채 언제 올지 모르는 손님들을 기다리며 연신 파리채를 휘두르며 날아드는 벌레를 쫓는 모습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제주 방문 관광객이 감소하면서 시장을 찾은 관광객이 줄어든데다, 시민들도 며칠 전 서귀포시에서 제주2번 확진자가 발생한 후 외출 자체를 꺼리면서 오일장 풍경도 삽시간에 바꿔놓았다.

 
오일시장 입구에서 과일을 판매하고 있는 한 상인은 "메르스 때도 이러지는 않았는데 손님이 없어도 너무 없다"며 "오전이라곤 하지만 아직 과일을 한 개도 팔지 못했다. 언제까지 이런 상황이 계속될지 걱정이 말이 아니다"고 했다. 또 다른 상인은 "돈을 벌어야 하는데 자리만 지키고 있는 꼴"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시장 내 수산물 코너 곳곳에선 빈 진열대가 눈에 띄었다.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한 상인 중 일부가 아예 하루 장사를 포기했기 때문이다. 수산물 코너의 한 상인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손님이 없어 물건을 내놓아도 판매가 안되다 보니 일부는 자체 휴업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렇듯 코로나19가 지역경기 전반을 침체의 늪으로 밀어넣으면서 급기야 서귀포시 소재 5개 오일장 상인들은 할인판매로 방문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서귀포향토·고성·표선·중문·대정 오일시장 등 5개 오일시장 상인들이 코로나19 확산으로 시민과 관광객의 발길이 눈에 띄게 감소한 시장 활성화를 위해 자발적으로 할인된 가격으로 방문객을 맞이하고 있다. 할인율은 점포별로 자율적으로 시행한다. 또 상인회는 상인들과 방문객들의 불안 심리를 해소하기 위해 시장 방역활동을 강화하고, 상인들에게는 마스크도 보급하고 있다.

 서귀포 향토오일시장 상인회 오복균 회장은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고 침체된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상인들이 힘을 모아야 할 때"라며 "안전이 최우선이기 때문에 방역활동을 강화하고 마스크 배부 등을 통해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한 시장 분위기를 조성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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