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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완병의 목요담론] 새들은 까닭도 없이 사람을 미워하지 않는다
강민성 기자 kms6510@ihalla.com
입력 : 2020. 07.0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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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중순 밤나무에서 둥지 구멍을 파던 딱다구리 수컷이 유리창에 충돌했다. 운 좋게 한라산둘레길 근무자가 발견하자마자, 야생동물구조센터로 이송되는 과정에서 의식을 회복했다. 다시 제자리로 돌아와 정상적으로 암컷과 함께 포란과 육추에 임했다. 불행하게도 또 사고가 터졌다. 두 마리의 새끼가 둥지에서 막 나올 무렵, 수컷이 한 동안 보이지 않은 상황에서 혼자서 새끼들을 돌보던 암컷이 유리창에 부딪혔다. 수컷이 둥지로 돌아오지 못한 것은 아마 천적이나 다른 사고로 인해 희생된 것으로 추정된다. 어쩌면 몸이 정상적인 않은 상태에서 성심성의껏 새끼를 키우다가 무리한 탓일 수도 있다. 어미 암컷은 홀로 새끼들을 키워내기는 너무나 힘든 시기에 불의의 사고를 당한 것이다. 다행히도 새끼들은 곧바로 제주자연생태공원의 극진한 보살핌으로 건강하게 자라나 태어난 숲으로 돌아갔다.

이번에는 사려니숲길에서 큰부리까마귀가 사람들을 공격한다는 민원이 제기됐다. 급기야 까마귀를 포획해야 할 정도였으나, 까마귀는 쉽게 걸려들지 않았다. 혹시나 해서 까마귀를 위협할지 모르니 주의하라는 현수막을 걸어 놓았다. 까마귀로서 심히 유감이었을 것이다. 까마귀는 도구를 사용할 정도로 지능이 높은 편이어서, 사람들에게는 까마귀의 행동이 탐탁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일부 탐방객들이 까마귀에게 반복적으로 음식물을 주자, 까마귀는 야생성을 잃고, 심지어 등에 진 가방을 노려보기에 이르렀다.

4~7월은 새들의 번식기로 어미새나 아기새에게 민감한 시기이다. 실제로 까마귀가 사람들에게 공격 행동을 보이는 것은 둥지 속의 새끼를 지키려는 본능에서 나온 것이다. 사람의 시선이 둥지로 오지 못하도록 유도하는 행동 중에 하나이다. 실제로 주변을 탐색한 결과, 숲 속 곰솔 꼭대기에 튼 큰부리까마귀 둥지가 확인됐다. 어미새를 포획했다면 새끼들의 목숨이 온전하지 못했을 것이다.

앞서 큰오색딱다구리의 새끼는 사람에 의해 보호받게 됐지만, 큰부리까마귀의 새끼는 사람 때문에 굶어 죽을 뻔 했다. 큰오색딱다구리는 새끼들을 키워내는 성실함과 작은 새들에게 둥지를 제공하는 배려심이 강한 새다. 멀리서 나무를 두드리는 소리만 들어도 정감이 절로 생긴다. 큰부리까마귀는 한라산 등반이나 숲길 탐사에 늘 만나지만, 몸 색깔 때문에 사람들로부터 반가움 대신에 미움을 먼저 받는다. 까마귀로서는 억울하다. 오히려 날지도 못하면서 남 탓하는 인간들의 속물근성을 꿰뚫어 보고 있을 것이다.

큰오색딱다구리와 큰부리까마귀는 사람의 도움 없이도 건강한 숲을 만들었지만, 사람은 새들의 지원 없이 숲이 주는 서비스를 받을 수 없다. 자연은 인류에게 뭘 요구하지 않는데도, 새들은 사람으로부터 고통 받기도 하고 인공시설물에 의해 희생당하기도 한다. 인류가 새들을 못살게 굴수록 자연의 인터넷에 저장되며, 결국 그 정보로 인해 자연과 사람의 싸움은 계속될 것이다.

사람들이 숲을 찾는 이유나 새들이 숲에서 둥지를 짓는 까닭은 무엇일까. 숲 속의 새들은 자연의 흐름을 잘 알고 있기에 숲에서 만난 사람들에게 호기심이 많다. 사람들이 숲에게 상처를 주거나 숲 속 생물의 잠을 깨운다면, 새들도 보다 강력한 대책회의를 소집할 것이다. <김완병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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