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 제주 추석 풍경도 확 바뀐다

코로나 시대 제주 추석 풍경도 확 바뀐다
차례 간소화 분위기… 수도권 거주자들 고향 제주방문 감소
도, 명절연휴 양지공원 추모객 분산 위해 사전예약제 검토
  • 입력 : 2020. 09.09(수) 18:26
  • 문미숙기자 ms@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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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개월째 지속되는 코로나19 상황은 민족이 대이동하는 추석 명절 풍경도 확 바꿔놓고 있다. 모처럼 가족이 만나 왁자지껄하게 지내오던 추석이지만 코로나 상황이 진정되지 않으며 감염병에 노출될 우려가 커지자 올해만큼은 모이는 친족범위를 최소화하는 등 간소하게 차례를 지내겠다는 이들이 늘어나는 분위기다.

 제주에선 추석을 앞두고 음력 8월 1일을 전후한 시기에 집안마다 친척들이 모여 벌초하는 풍습이 있는데, 올해는 다른지방에서 벌초와 추석 명절을 지내기 위해 고향을 찾는 이들이 부쩍 줄어들 전망이다.

 오는 12일 가족벌초를 한다는 김모(제주시 아라동)씨는 "서울에 사는 사촌들이 벌초와 명절 때마다 제주에 왔는데, 올해는 명절에 가족을 대표해서 1명씩만 오기로 했다"며 "조카들이 아직 어려서 걱정도 되고, 벌초는 제주에 있는 친척들이 좀 더 고생하자고 의견을 모았다"고 했다. 또다른 김모(제주시 삼도1동)는 "이번 추석은 모든 친척집을 일일이 돌아다니며 차례를 지내지 말고 각자 집에서 지내기로 했다"며 "이런 얘기가 처음 거론됐을 때 일부 어르신들은 '안될 말'이라고 반대했는데, 제주에서 최근 감염자가 확산되면서 올해는 그렇게 하기로 결정됐다"고 말했다.

 이처럼 벌초와 추석에 이동을 자제하는 분위기에 벌초대행서비스를 이용하는 이들이 예년보다 늘었고, 제주기점 항공기는 추석에 정기편 외에 추가로 특별기는 운항되지 않을 전망이다.

 제주시 소재 한 협동조합은 최근 벌초대행서비스 신청을 마감하고 9일부터 벌초를 시작했는데, 신청이 지난해 145기에서 올해는 178기로 22.8% 늘었다. 비용은 1기당 8만원을 기본으로 묘지가 위치한 거리와 산담 여부, 작업여건 등을 감안해 추가비용을 받고 있다. 다른 협동조합들도 대부분 벌초 접수물량이 작년보다는 증가해 대부분 이번주부터 열흘정도 벌초에 나서고 있다.

 명절마다 한바탕 빚어졌던 제주 기점 항공편 예약 전쟁도 올해는 많이 달라졌다. 항공사들은 몇 달 전부터 명절 항공권이 일찌감치 마감될만큼 승객수요가 넘쳐나며 특별기를 투입해 왔는데, 현재까지는 특별기 투입 계획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수요가 가장 몰리는 추석 전날인 9월 30일 제주도착 항공편과 연휴 막바지인 3~4일 제주출발 예약률은 90%대 중반 정도고, 그 외의 날엔 여유가 있어 특별기 계획이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도내 공공장례시설인 양지공원은 추석에 사전예약을 해야 봉안당 방문이 가능할 전망이다. 제주도는 양지공원 제례실을 추석 연휴기간 폐쇄하고, 3곳의 봉안당은 사전예약제 운영을 검토하고 있다. 평소 하루평균 봉안당 이용객이 500명 정도에서 명절에는 하루 1만명까지 늘어났던 점을 감안해 밀접접촉에 따른 감염병 확산을 우려해서다. 제주시는 자연장지인 한울누리공원 추모관 제례실을 9월 26일부터 10월 11일까지 폐쇄키로 결정했다.

 제주도 관계자는 "양지공원 봉안당을 하루 몇차례 사전예약제로 운영해 이용객을 분산시키고, 음식물 반입·섭취를 모두 금지할 방침"이라며 "3월부터 열화상카메라를 설치하고 수기로 출입명부도 작성중인데, 추석을 앞두고 QR코드(전자출입명부) 도입도 준비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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