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특별법 시즌2를 준비하다] (7)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진단과 과제

[제주특별법 시즌2를 준비하다] (7)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진단과 과제
“‘제주다판다센터’ 오명… 환경·인권 가치 담아야"
  • 입력 : 2021. 07.27(화) 00:00
  • 강다혜 기자 dhka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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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강성민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원, 강호진 제주대안연구공동체 공공정책센터장, 김태윤 제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문대림 JDC(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이사장.

국가 정책·미래 비전 전환… 사업 방향성 바꿔야
지방정부 산하되면 재원 확보 등 또다른 논쟁 발생
예래단지 ‘도시 개발 혼합 방식’으로 조심스레 검토



제주국제자유도시조성을 위한 특별법에 따라 국가 차원에서 제주국제자유도시 개발을 촉진시키기 위해 설립한 전담기구인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이하 JDC)가 기로에 서있다. 2002년 설립 이후 20년이 흐른 현재 제주의 실정과 도내·외 여건이 판이하게 달라진 데다, '개발'이 아닌 '환경'과 '인권' 중심의 지속가능한 패러다임으로의 전환이 요구되고 있어서다. 각종 난개발 논란의 중심에 선 JDC가 명칭 변경과 패러다임 전환, 갈등 해소 등을 통해 새로운 도약을 해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한라일보와 (사)제주와미래연구원, 제주의소리는 공동 특별기획으로 '제주인들이 바라는 제주특별법 시즌2를 준비하다'라는 대주제 아래 일곱 번째 소주제로 '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진단과 과제'를 다뤘다.

토론은 지난달 27일 제주와미래연구원에서 김태윤 제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의 사회로 강성민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원(더불어민주당, 제주시 이도2동 을), 강호진 제주대안연구공동체 공공정책센터장, 문대림 JDC(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이사장이 참여했다.

▶김태윤(사회자)=JDC가 내년이면 설립 20주년을 맞는다. 설립과 시대적 배경, 지난 20년을 평가한다면.

▶문대림=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는 제주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에 따라서 국가 차원에서 제주국제자유도시 개발을 촉진하기 위해서 설립한 전담기구다. 2002년 5월에 설립됐다.

▶강성민=김대중 정부 시대에 도민 정서를 반영한 공기업으로 탄생했고 나름의 역할을 해 왔지만, 최근 환경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도민 사회에서 문제점들이 지적되고 있다. 한때 개발사업이 너무 많이 이뤄지면서 '제주다판다센터'라는 말도 생겨났다. 국제자유도시 조성에 대한 정책 부합성, 지역 경제 기여도에선 비교적 높은 점수가 나오고 있지만 도민 체감도는 적다.

▶강호진=제주의 경제 외형을 넓히는 데 JDC의 역할은 컸다. 다만 JDC의 의도와는 달리 법률과 계획에 따른 일을 하다 보니 도민사회의 저항과 갈등이 많았다. 7대 선도 프로젝트 중에서도 첨단과학단지 외에는 항상 갈등이 있었다. 동양척식주식회사라는 비판도 있었다.

▶문대림=7대 선도 프로젝트의 80%가 단지 개발이고, 그 프로젝트는 JDC가 정한 프로젝트가 아니라 제주도가 정하고 제주도의회와 국가가 승인한 프로젝트다. 투자유치와 개발을 해야 하는 과정에서 중앙정부나 지방정부가 직접 맡긴 껄끄러우니 JDC에 법적으로 부여한 사업이다. 난개발을 없애기 위해 단지 개발을 하는 것이지, 사실 제주도의 진정한 난개발 문제는 다른 데 있다.



▶사회자=제주도와 국가가 계획한 내용을 수행할 수 밖에 없었던 당위성을 말씀해 주셨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에서 '개발'을 빼자는 목소리가 있는데, 이 경우 앞으로의 사업과 방향성은.

▶강호진=국가 정책적으로 제주도를 대하는 미래 비전이 바꼈다. 문재인 정부 아래 '평화와 인권이 살아 숨쉬는 동북아 환경수도'가 제주도의 미래 비전이라면 국가 공기관인 JDC는 그에 맞춰 존재를 바꿀 노력을 해야 한다. 사회적 합의가 된다면 JDC의 위상과 역할은 제주미래비전에 맞게 청정·공존, 지속가능한 사회로 가야 한다. 이러한 논리에 의해 '개발'자는 이제 떼어낼 때가 됐다.



▶사회자=JDC를 제주도 산하로 둬야 한다, 일각에선 국제자유도시 전체를 폐기해야 한다는 연대회의도 결성돼 움직이고 있다.

▶강호진=우근민 전 도지사 시절, JDC 설계 당시 국가 공기업으로 할 것인가 도 소속으로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결국 국가 차원 공기업으로 가서 진행 상황을 보자고 했던 건데, 이후 도민의 대의 기관인 제주도의회가 JDC에 대해 견제하거나 통제할 수 있는 제도적 방안이 없다. JDC를 도 소속으로 가져오자는 논의에 대한 도민들의 인식은 '찬성'이 많다. 다음 대통령 선거나 지방 선거 과정에서 JDC의 위상에 대한 사회적 공론화와 논의를 해 볼 필요가 있다.

▶강성민=문대림 이사장님 취임 이후 평화와 인권 가치, 환경에 대해 중요시하는 부분들은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문제가 있는 개발사업에 대한 통제수단을 확보할 현실적이고 세밀한 장치가 있어야 한다. 가령 향후 제주도가 먹고 사는 문제와 관련해 산업적인 문제가 있어 조화를 이뤄야 한다면 부처를 현재 국토부에서 산자부 산하로 옮길 수도 있는 거다. 당장 JDC를 제주도로 옮겨야 한다, 없애야 한다, 이렇게 하면….

▶강호진=(제주도 소속이 될 경우) 기본적으로 도민적 통제가 가능하다. JDC의 예·결산, 인사 조직을 도지사와 도의회가 통제할 수 있는 권리가 생긴다. 국토부 1개 과에서 관장하는 기관이 아니기 때문에. 또 JDC가 창출한 이익이 공동의 자산이 되면서 이것을 도민이 결정할 수 있다.

▶문대림=실익적 관점에서 봤을 때, 지금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현재까지 JDC가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진행 중인 사업에 대해 도가 그것을 떠맡을 이유는 절대 없다. 국가기관이 아닌 지방정부 산하로 올 경우 재원 확보와 관련한 또다른 논쟁이 벌어질 수 있다. 현재까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 가교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 측면들이 있었지만, JDC 내 인재들을 활용해 JDC의 건강한 발전을 유도할 수 있도록 하는 시각의 전환이 필요하다.



▶사회자=예래휴양형주거단지 재추진 관련 내용을 설명해 달라.

▶문대림=도시개발사업으로 확정된 건 아니다. 현재 유원지, 단지 등 인허가가 전부 취소된 상황이다. 하지만 각종 인프라는 구축돼 있다. 도로, 2개의 교량, 생태공원, 저류지, 주차장, 공정률 66% 가량의 건물이 있다. 이것을 완전히 원상회복 할 수가 없다. 그래서 사업 재추진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지역주민들도 대부분 사업 재추진을 요구하고 있고, 원행대로 돌려 달라는 토지주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토지주들이 더 많다. 또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 기준도 통과해야 하는데 유원지·관광지의 개발방식으로는 그게 나오지 않아 시행이 거의 불가능한, 법적으로 허락을 안하고 있다. 그래서 혼합 방식에 대해 조심스럽게 검토를 하고 있다. 현재 결정된 건 아니다. 현재로선 유일한 방식이 도시개발 방식이고 혼합 방식이다.

▶강호진=전 이사장 시절에 공기업 경영평가를 잘 받기 위해 정책을 제대로 못 한 게 아닌가, 그 때 충분하게 사회적 합의를 통해서 해결 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안돼서 지금 여기까지 왔다. JDC와 제주도, 토지주, 예례동 주민 등 4자가 모여서 합리적으로 공감대를 가질 수 있는 사업을 찾아 가는 게 맞다.

▶강성민=주민을 외면하고 개발사업을 추진했고, JDC가 급한 마음에 추진하다 보니 이런 문제가 생겼다. 현재 투자액이 340억원이 되고 공정률도 65% 이상 되고, 흉물이 돼서 미관상 좋지도 않다. JDC가 진정성을 갖고 반대 주민을 잘 설득하는 등 피해와 갈등을 최소화 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사회자=영어교육도시 2단계 사업 관련 환경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문대림=해당 부지는 대학 존이다. 2014년 생태조사 결과 20만평 중 29%를 개발하고, 71%를 원형 보존하기로 환경단체와 합의했다. 합의 결과에 따라 당시에 부지 조성을 했으면 됐는데, JDC 잘못이지만, 그냥 놔뒀다. 계획 연도가 올해 말까지인데, 이제 검토를 해보니 이것을 안 한거다. 그간 생태환경이 많이 달라졌을 거라 해서 우리가 환경단체에 먼저 조사를 제안했다. 그 결과 6~7년 사이 생태 변화가 많았다. 기존 결정된 정책이고 국가 계획이기 때문에 이에대한 변경을 위해선 합리적 절차가 있어야 한다.

▶강호진=현재 운영되고 있는 국제학교에 대한 평가도 필요하다. 국가 입장에선 잘한 정책이다. 다만 충원율이 적고, 정작 제주도민들은 많이 다니지 못해 교육 불평등의 대표 사례가 되고 있기 때문에 2단계까지 하면서 이 정책을 계속 강행하는 것이 옳은 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또 결국 최종 인허가권은 교육청(교육감)이 갖고 있는데, 현 상황에선 JDC가 이것을 추진해 나가긴 어려운 상황이 아닌가 생각한다.

▶강성민=이석문 교육감이 단호하다. 국제학교 더이상은 안 된다고 한다. 충원율은 최근 86% 가량으로 올라간 것으로 알고 있다. 기러기 아빠 문제 해결 등 나름 성과는 있었지만 서귀포시 대정읍 일대, 서부지역 논현동 일대 부동산 가격 상승 요인 등 다소 부작용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환경 관련 조율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게 맞겠다.

▶문대림=제도개선을 하면서 국내·외 학교 구분을 두지 않을 것이다. 제주형 4차 산업을 책임지는 인재를 키워가는 곳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사회자=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씀은.

▶문대림=중앙정부와 더 소통하고 제주도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쪽으로 역할을 다하겠다. 단지 개발 형태를 통한 관광객 유치 패러다임에서 전환해 도민, 마을, 제주가치가 전제되는 생태환경과 평화인권 중심 사업을 진행하겠다. 교통·환경·물류 인프라도 추진해 나가겠다. 정리=강다혜기자

<제주와미래연구원·한라일보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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