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터에 아이들이 나타났다!" [가치육아]

"놀이터에 아이들이 나타났다!" [가치육아]
[가치육아- 공동육아] (8) 놀이터서 함께 크는 아이들
제주도·도육아종합지원센터 '놀아보잼' 가보니
간만에 아이들로 북적이는 공간에 웃음꽃 활짝
  • 입력 : 2023. 10.05(목) 13:31  수정 : 2023. 10. 09(월) 09:27
  • 김지은 기자 jieun@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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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6일 '우리들의 놀이터전 찾기 - 놀아보JAM(잼)'이 진행된 제주시 연동 제68호 어린이공원은 아이들로 북적였다. 이곳에 모인 아이들은 저마다 하고 싶은 놀이를 하며 언니 오빠 동생들과 신나게 뛰놀았다. 신비비안나 기자

'형님' 보며 놀이 배우는 동생들… 관계 형성도
"같이 어울려 노는 놀이터… 부모 개입 줄여야"


[한라일보] "요즘엔 (놀이터) 공간이 있어도 아이들이 없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데 오늘처럼 친구도 많고 놀잇감도 있으니 아이가 더 즐거워하네요." 지난달 26일 제주시 연동 제68호 어린이공원에서 만난 엄마 김경미 씨가 말했다.

6살 아이의 유치원 하원 뒤에 찾은 놀이터는 평소보다 더 북적였다. 아이가 또래 친구와 뛰노는 모습을 지켜보던 경미 씨는 "(놀이터에 아이들이 많지 않다 보니) 아이 한 명에 보호자 한 명이 따라다니며 놀아주는 게 보통인데, 아이들끼리 알아서 놀 수 있어 좋은 것 같다"며 웃었다.

|다함께 놀이터서 '놀아보잼'

이날 같은 장소에선 '우리들의 놀이터전 찾기 - 놀아보JAM(잼)'(이하 놀아보잼)이 진행됐다. 제주자치도와 제주도육아종합지원센터가 올해로 세 번째로 마련한 '놀이터 놀이'다. 아이들을 놀이터에 불러 모으기 위해 마련한 반짝 이벤트이기도 하다.

제주도육아종합지원센터 김주혜 보육전담요원은 "JAM(잼)이란 단어가 금방 모였다 흩어지는 뜻을 가진 것처럼 일정한 날짜와 시간을 정해 놀이터에 모여 노는 형식으로 진행하고 있다"며 "아이들이 놀이터에서 부모, 또래, 언니, 오빠, 동생들과 놀이하는 경험을 만들어 주고 싶어 기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놀면서 자라는 아이들에게 놀이터만큼 좋은 곳도 없다. 힘차게 뛰놀면서 몸과 마음 건강을 키우고 또래와의 관계 맺기를 배우며 사회로 한 발 나아간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놀이터에 아이들이 없다는 아쉬움의 목소리가 나온다. 오랜만에 북적거리는 놀이터가 더 반가운 것은 함께 놀 수 있어서다.

부모와 아이들로 북적이는 제주시 연동 어린이공원. 신비비안나 기자

놀아보잼이 열린 놀이터에는 만 1세부터 초등학생까지 다양한 나이대의 아이들이 모여들었다. 대개는 엄마 아빠의 손을 잡고 왔지만 정해진 틀 없이 자유롭게 노는 분위기였다. 활쏘기, 말뚝이 떡 먹이기 등 미리 준비된 전래놀이는 물론 원하는 놀잇감을 찾아 놀이가 이어졌다. 그 안에서 동생들은 '형님'들의 놀이에 관심을 갖으며 따라 하기도 했다.

29개월 아이와 함께 놀아보잼을 찾은 문혜성 씨는 "이번이 두 번째 참가"라며 "딸이 워낙 놀이터에서 몸으로 노는 걸 좋아해 또 오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기에선 언니, 오빠랑 함께 놀 수 있고 다양한 활동도 할 수 있어 아이가 재밌어 한다"고 덧붙였다.

놀아보잼이 열린 지난달 26일 제주시 연동 어린이공원에서 전래놀이를 하는 아이들. 신비비안나 기자

부모, 또래와 함께 놀이터에서 노는 아이들. 신비비안나 기자

|놀면서 몸으로 배우는 놀이터

인기 있는 놀이 코너에선 모두가 예외 없이 줄을 서고 순서를 지켜야 했다. 지금 바로 하고 싶은 게 있어도 차례가 돌아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것을 몸으로 익히는 듯했다. "놀면서 체득한다"는 고승재 꾸리기놀이국악 대표의 말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이날 놀아보잼 '놀이 선생님'을 맡은 고 대표는 '놀이터 육아'의 방향성을 전하기도 했다.

"아이들이 놀이터에 있는 이유는 새로운 아이를 만나기 위해서입니다. 놀이터에서 논다는 것이 함께 어울려 논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처럼 말이지요. 아이들끼리 놀다보면 갈등 관계가 생길 수도 있는데, 그때도 (부모의) 개입을 줄여야 합니다. 어렵겠지만, 아이들 스스로 해결 방법을 찾을 수 있도록 놔두는 게 필요합니다. 이 역시 성장하면서 사회생활에 적응하는 과정이니까요."

한편 놀아보잼은 이달 중에 2차례(올해 모두 5회) 더 진행을 예고하고 있다. 자세한 정보는 제주도육아종합지원센터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지난달 26일 진행된 '놀아보잼'에서 활쏘기를 하는 아이들. 신비비안나 기자

◇가치 육아

한라일보의 '가치 육아'는 같이 묻고 함께 고민하며 육아의 가치를 더하는 코너입니다. 부모들의 다양한 이야기와 관련 정보를 담는 '공동육아'와 제주도육아종합지원센터 오명녀 센터장이 육아 멘토로 나서는 '이럴 땐'을 2주에 한 번씩 연재합니다. 모두와 함께 공유하고 싶은 육아 이야기나 전문가 조언이 필요한 고민이 있다면 한라일보 가치 육아 담당자 이메일(jieun@ihalla.com)로 보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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