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칼럼]도로와 제주

얼마 전 안경을 맞춰야 할 일이 생겨 제주시민회관 인근에 간 적이 있었다. 낮에 서귀포에서 출발했는데 차도 막혔지만 주차가 문제였다. 주변을 두 바퀴나 돌았지만 주차공간이 없어 한 연립주택 주차장을 잠시 이용했는데 전…

[한라칼럼]어느 농부의 편지

형! 트랙터를 몰면 핸들과 땅을 파헤치며 돌아가는 로터리까지 녹여버릴 것 같은 무더위도 흐르는 시간에는 어쩔 수 없나 봅니다. 시간이 지난 그 공간에는 가을이 내려 앉아 훨씬 차분해졌습니다. 식물이 과연 공존이라는 생…

[한라칼럼]만장굴 발견 70주년, 부종휴와 꼬마탐험대

세계인의 보물, 만장굴이 세상에 드러난 때는 광복 이듬해인 1946년이다. 만장굴의 처음과 끝의 전모를 밝힌 때가 그해 10월초다. 전인미답의 만장굴의 실체와 태고의 신비를 세상에 처음 알린 때다. 70년 전의 일이다. 그 주역은 …

[한라칼럼]“압도적인 힘을 당장 이길 순 없지만”

지난 7월 하순, 오키나와에 다녀왔다. 2013년 1월 이후 네 번째 방문이다. 앞의 두 번은 학교 일로 간 것이지만, 뒤의 두 번(지난 12월과 이번)은 원광대 김재용 교수를 비롯한 오키나와문학연구회원들과 함께 자비로 다녀왔다. 오…

[한라칼럼]해녀를 부탁해!

1936년 1월1일 깊은 눈에 덮인 한라산 정상에 마침내 도달했던 한 일본인이 있다. 문화인류학자 이즈미 세이치다. 부친이 경성제국대학 교수였던 까닭에 서울에서 대학을 다녔던 이즈미 세이치는 당시 경성제대 산악반의 일원으…

[한라칼럼]메이드인제주 화장품 인증에 거는 기대

제주특별자치도는 올해 5월부터 메이드인제주(Made In Jeju) 화장품 인증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이 제도의 주요 내용은 일정한 조건에 부합하는 화장품에 메이드인제주 화장품 인증마크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메이드인…

[한라칼럼]부동산 광풍 부메랑 되어 제주에 비수 꽂다

부동산 광풍이 제주사회에 몰아쳐 생채기가 깊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땅값, 집값이 치솟고 있다. 집없는 서민들은 닭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꼴이다. 내집마련의 꿈이 산산조각 나버렸다. 어떻게 손쓸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한라칼럼]관광 제주의 이면

제주는 여행지인가 관광지인가. 관광과 여행의 의미가 완벽히 구별되는 것은 아니다. 관광이 좀 더 포괄적인 의미로 쓰여 여가나 비즈니스 목적으로 여행을 하는 행위와 이러한 행위를 위한 서비스 공급을 총칭하는 반면, 여행…

[한라칼럼]원도심 재개발로 '청정과 공존'을 실현하라

제주는 '환경'을 빼놓고는 얘기할 수 없다. 천혜의 자연자원을 품고 있어서다. 세계 유일의 유네스코 자연과학분야 3관왕의 타이틀이 말해준다. 세계생물권보전지역·세계자연유산·세계지질공원이 그것이다. 제주자연은 이미 …

[한라칼럼]문화예술섬 제주가 나아갈 방향

요새 제주 한달살이 열풍이 심상치 않게 불고 있다. 제주를 짧게 둘러보는 것으로 만족하지 못하고 장기간 체류하는 이들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제주에서 무엇을 얻고자 이들은 자신의 일상도 중지한 채 고비용을 치러가며 …

[한라칼럼]미국과 영국 그리고 제주도의 중산층

희한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로마 이후 최대의 제국주의 팽창 국가인 미국과 영국이 오그라들고 있기 때문이다. '설마'했지만, 영국은 반(反) 제국주의 형태인 '고립'을 선택했다. 대통령 선거가 임박한 미국도 겉으로는 '고립'을 …

[한라칼럼]세월호, 그리고… 제주는?

삼풍백화점이 무너지고, 서해훼리호가 침몰하고/ 성수대교가 무너지고, 지하철이 불타도/ 세상은 변하지 않았다. 변하지 않을 것이다./ 분노는 안개처럼 흩어지고, 슬픔은 장마처럼 지나가고/ 아, 세상은 또 변하지 않을 것이다…

[한라칼럼]민주성의 시대

요즈음 TV 등 언론을 통하여 보도되는 것을 보면 우리나라 굴지의 재벌회장이나 그 친인척들이 법을 어겨서 검찰에 연행되거나 구속되는 모습이 왕왕 보인다. 특히 그중에는 우리 제주에 호텔, 골프장, 면세점, 휴양시설 등을 …

[한라칼럼]원희룡 지사의 '자기만족'

"제주도 난개발에 제동을 걸었다." 취임 2주년을 맞은 원희룡 지사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던진 말이다. '설거지'론도 꺼내 들었다. 임기 반환점을 돌면서 지난 도정이 벌려놓은 일들을 얼추 수습했다면서 한 말이다. 2년 전 선…

[한라칼럼] 약초에 대한 또 다른 생각

절기상 하지가 지나 본격적인 여름에 들기 전에 장마라는 칙칙함이 우리를 감싸고 있다. 추적추적 내리는 여름비는 봄비의 연장선상에 있다. 봄은 여름이라는 공간으로 옮겨와 붉고 흰색의 꽃의 향연을 벌였던 작약 밭에는 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