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칼럼]제주학이 나아갈 길

한 외국 연구자가 제주 무속 신앙과 문화에 관한 연구 논문을 썼다. 물론 영문 원고이다. 이 논문 투고를 위해 저자는 어떤 학술지에 문을 두드릴까? 지리적 토대를 기반으로 한 인문·사회과학 분야 논문들은 흔히 그 지역 이름…

[한라칼럼]우산장수 vs 짚신장수

옛날에 우산장수와 짚신장수 두 아들을 둔 어머니가 있었다. 어머니는 날이면 날마다 걱정이 끊이지 않았다. 해가 쨍쨍한 맑은 날이면 우산장수인 큰 아들의 장사가 안될까 걱정했고, 비가 와서 땅이 질퍽한 날에는 짚신장수인 …

[한라칼럼]어느 한여름 밤 하찮은 생각

최근 들어 예기치 않게 두 달 가까이 천막에서 생활했던 적이 있다. 그 사연이야 여기서 모두 밝힐 수야 없겠지만 천막생활 전에는 사람이 거의 살지 않았던 남의 외진 과수원 관리사를 수리해서 10개월 넘게 생활하던 터여서 …

[한라칼럼]제주 향료산업 육성을 제안해 본다

나는 작년 가을에 세계 향료산업의 선진지인 프랑스 그라스 지역을 방문한 적이 있다. 이 지역의 허브농장, 향료협회, 향료회사, 연구소와 니스대학을 차례로 둘러보았다. 그라스는 프랑스 남부 휴양도시인 니스에서 자동차로 1…

[한라칼럼]영화 '군함도'는 현재의 문제다

영화 '군함도'가 일제강점기의 어두운 역사를 스크린 밖으로 소환했다. 군함도는 불과 6만3000㎡의 작은 섬이다. 원래 이름은 하시마(瑞島). 일본 나가사키 항에서 약 19km 떨어져 있다. 나가사키항 토기와터미널에서 페리호로 40분…

[한라칼럼]현안 외면하는 '현장도지사실' 의미 없다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해 한가지 좋은 기억이 남아 있다. 서울시장 재직 때 이룬 청계천 복원과 관련 해서다. 당시 시장으로서 발휘한 '소통의 리더십'은 높이 평가할만 하다. 청계천 복원사업의 잘잘못을 떠나 추진과정에서 보…

[한라칼럼]제주형 프랜차이즈에 관하여

가히 프랜차이즈 공화국이라 부를 만하다. 지난해 기준 프랜차이즈 브랜드 수는 5273개, 가맹점 수는 21만 8997개에 달한다. 프랜차이즈 시장규모는 150조원 규모로 성장했지만, 10년 이상 유지한 브랜드는 전체의 12.6%에 불과할 정…

[한라칼럼]아이들 건강, 정치 문제다

치매를 앞으로는 국가가 책임지겠다고 한다. 치매 국가책임제는 문재인 정부의 보건의료 분야 국정 핵심과제 중 하나다. 전국에 치매 노인을 돌보는 '치매안심센터'를 늘리고 치매 환자에게 특화된 '치매안심병원'도 확충한다. …

[한라칼럼]여학생 화장, 그 아름다움에 대해…

언제부터인가 슬금슬금 여학생들에게 스며들기 시작한 화장들이 어느덧 우리 제주지역 중·고등학교에서 보편화될 정도가 됐다. 최근 들어 우리 지역의 많은 여학생들의 큰 관심사가 화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등학교…

[한라칼럼]눈 가리고 아웅하는 행정체제 개편 논의

요즈음 제주도의 행정체제 개편에 관한 용역이 실시돼 앞으로 제주도의 미래 행정체제는 어떤 방안이 좋은지에 대한 이야기들이 오가고 있다. 실제 도민들의 관심은 현재 행정시장 제도는 안된다는 것이 중론이고 그 외에 시군…

[한라칼럼]유혹하는 도박, 흔들리는 가정

우리는 살아가면서 항상 결과가 예상되는 합리적인 선택만을 하는 것이 아니며 결과가 불확실한 모험을 선택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우연성이 개재되어 있어 '인생은 도박'이란 말로 표현되기도 하는데 이러한 말 그대로 …

[한라칼럼]4·3 치유를 위한 첫걸음을 다시 생각하며

내년이면 70주년을 맞는 4·3의 못다 푼 과거사 문제가 올해부터는 순풍에 돛 단 듯 해결될 것처럼 보인다. 4·3 추념식 참석뿐 아니라 이 사건의 진상규명과 피해자의 상처 치유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공약을 우리는 …

[한라칼럼]양심샤워

머리보다 높은 돌담에서 얼음장 같은 용천수가 콸콸 쏟아지는 곽지 과물 해수욕장의 노천탕에 어느 날부터 작은 푯말이 하나 세워졌다. 딸아이가 막 걸음마를 배우던 때였다. 용천수가 퐁퐁 솟아오르는 곽지 해변의 모래밭을 …

[한라칼럼]가뭄이 들자 물에 대한 또 다른 생각

지난달부터 엊그제까지 비가 내리지 않는 대지를 바라보며 새삼 느낀다. 농부는 지극히 의존적이라는 사실이다. 오전 10시도 되기 전에 뜨거워진 태양은 폭포처럼 뜨거운 햇볕을 내리쬐면서 습기가 거의 없는 땅을 더욱 타들어…

[한라칼럼]4·3의 적폐와 썩어빠진 어제와의 결별

제주4·3평화공원에 갈 일이 종종 있다. 행사나 회의 참석을 위해서 가기도 하지만 외지에서 온 손님들과 함께 방문하기도 한다. 제주도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4·3을 알아야 하고, 4·3을 알기 위해서는 4·3평화공원을 찾는 일만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