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세상] 악령 外

▶악령(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 지음·진형준 옮김)=1869년 러시아 급진주의 운동가인 세르게이 네차예프가 자신과 노선을 달리했다는 이유로 동지 이반 이바노프를 살해한 사건을 모티프로 동시대 소설가인 도스토예프스키가 …

[책세상] 환해진 지구의 밤, 소멸하는 빛의 매혹

숭배와 칭송 대상이던 빛자연에 대한 경외감 상실 태초에 어둠을 가르는 빛이 있었다. 창세기에 나오는 불멸의 문구 '빛이 있으라'를 떠올려보자. 창조신화에 뒤이어 빛은 더욱 무르익는다. 빛은 고대 그리스에서 중국에 이르…

[책세상] 현실과 환상의 경계에 지고한 사랑의 힘

29세에 결핵으로 짧은 생을 마감한 독일의 작가 노발리스(1772~1801). 14세의 어린 소녀 소피 폰 퀸과 사랑에 빠져 약혼했으나 그 여자를 병으로 잃자 죽음을 뛰어넘는 신비한 감정을 체험한다. 미완의 장편 '파란꽃'은 그같은 사연…

[책세상] 여름의 빌라 外

▶여름의 빌라(백수린 지음)=아름다운 문장과 섬세한 플롯으로 문단과 독자의 신뢰를 받고 있는 백수린 작가의 세 번째 소설집이다. 현대문학상 '아직 집에는 가지 않을래요', 문지문학상 '여름의 빌라', 젊은작가상 '고요한 사…

[책세상] 가족·친족 관계가 작동했던 전쟁기 폭력

관계적 고난 잔혹한 영향친족 환경 사적 영역 아냐 현기영의 소설 '순이삼촌'은 서울에 사는 중년 남자가 조부의 제사에 참석하러 제주 고향마을을 찾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어르신들이 집안 이야기를 나눌 때 제주4·3에 얽힌 …

[책세상] 하늘 달리는 기차 타고 인생 닮은 여행길

어둠을 헤치고 우주공간을 유영하는 기차. 우리에게 낯익은 만화영화 '은하 철도 999'다. 이 작품의 원작 동화로 알려진 '은하 철도의 밤'이 그림책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일본 국민작가로 불렸던 미야자와 겐지(1896~1933)의 원작을…

[책세상] 나는 말하듯이 쓴다 外

▶나는 말하듯이 쓴다(강원국 지음)=김우중 회장,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의 연설문을 써온 강원국 작가의 신작이다. 회장님이나 대통령은 아니더라도 누구나 어떤 상황에서든 바로 써먹을 수 있는 말하기, 글쓰기 방법을 알려준…

[책세상] 포스트 코로나 ‘새로운 공산주의’ 제시

인류 시스템 자기모순 노출협력·연대 지구공동체 절실 우리는 모두 같은 배에 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빈부, 성별, 나이, 피부색을 가리지 않고 감염의 손길을 내밀지만 거기엔 기관실, 일등석, 삼등석이 엄연히 존…

[책세상] ‘5049’ 코드로 읽는 신궁 정조의 리더십

모든 사람들이 소통하며 근원적 불신을 해소하고 서로를 돕고 살아갈 수 있는 사회. 우리가 꿈꾸는 그곳으로 향하는 길을 정조의 리더십에서 찾은 책이 있다. 정조와 화성(華城) 전문가인 김준혁 한신대 교수의 '리더라면 정조…

[책세상] 까떼드랄 주점에서의 대화 外

▶까떼드랄 주점에서의 대화(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지음)=2010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의 장편소설이다. 1969년작으로 작가가 "만약 불구덩이 속에서 내 작품 중 하나만 구해야 한다면, 나는 주저 않고 이 작…

[책세상] 4차 산업혁명 시대 2백년 전 빛과 그늘

격변기 영국사회 산업현장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유비쿼터스 모바일, 나노 기술, 3D 프린터, 드론…. 오늘날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진행을 증거하는 이름들이다. 이 시점에 250여 년 전 1차 산업혁명을 돌아보는 건 어떤 의미가 …

[책세상] 살아서 돌아올 수 없는 땅, 실크로드 진수

코로나19가 불러온 새로운 일상 중 하나는 여행 풍경이다. 감염병에 바다 건너 다른 나라 구경은 '언감생심'처럼 느껴진다. 세상 밖이 궁금해지는 때에 우릴 그곳으로 데려다줄 책이 묶였다.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의 '나의 문…

[책세상] 노는 것이 공부-제주 外

▶노는 것이 공부-제주(강민성·강홍림 지음)=아이들에게 상상력과 창의력을 일깨워주기 위해 만들어진 교재다. 제주의 역사와 자연, 과학, 문학, 수학, 환경, 미술, 지질 등 60개의 '생각 주제로' 구성됐으며, 책 속에 담겨있는 창…

[책세상] 25명 중 1명… 그들에겐 양심이 없다

우리 일상 속 소시오패스성공 중시 현대사회 기승 사회적 규범에 순응하지 못한다, 기만적이고 영악하다, 충동적이고 미리 계획하지 못한다, 화를 잘내고 공격적 성향을 보인다, 무모할 정도로 자신과 타인의 안전을 무시한다…

[책세상] 문명과 야만이 뒤엉키는 땅을 내달리다

여기 초(草)나라가 있다. 수많은 유목 부족을 통합하면서 나하(奈河) 북쪽의 대륙을 차지한다. 초는 사슴뿔 모양을 본뜬 글자가 있었지만, 가축이나 사람 수를 기록하는 정도였다. '탕'으로 불리는 왕들은 문자를 가르치거나 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