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평화축전]승패떠난 우정의 플레이

[민족평화축전]승패떠난 우정의 플레이
  • 입력 : 2003. 10.27(월) 00:01
  • 글자크기
  • 글자크기

 민족평화축전 열기가 무르익어가는 가운데 이틀째인 지난 24일 남과 북은 태권도 시범경기, 여자혼합축구, 탁구 등을 통해 평화통일을 염원하고 ‘우리는 하나’임을 확인했다. 경기장에서는 승부를 떠나 서로의 기량을 겨뤄보고 경기장 밖에서는 함께 응원하고 관람하는 과정에서 한민족, 한겨레, 한핏줄임을 느꼈다.

 △태권도=“태권도는 우리민족의 자랑입니다. 우리민족도 하나이고 태권도도 하나입니다.”
 류성일 북측 태권도단장이 시범공연에 앞서 인사말을 통해 ‘뜨거운 동포의 인사’를 전했다.
 리옥순씨의 설명과 함께 진행된 북측 태권도 시범단은 시범공연에서 실전을 방불케 하는 특기(호신술)와 돌려 옆차기, 5단 앞차기, 의자 위 인간 2중탑 송판 격파 등 고난도 기술을 선보이며 ‘힘과 절도, 통일감’을 강조했다.
 특히 국제태권도연맹(ITF) 세계선수권대회 3관왕 부석민은 충무공 이순신장군이 연마해 왜구를 물리쳤다는 ‘충무틀’을 통해 1대4로 맞서는 실전 격투로 갈채를 받았다.
 또 여자부 2관왕 ‘태권낭자’ 로성희는 가냘픈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힘찬 동작과 바람소리를 가르는 계백장군이 연마했던 ‘계백틀’ 태권무를 선보이며 관중을 압도했다.
 위력(격파)에서는 최고단자인 정광일 7단이 기와 10장(오른손 주먹)-기와 10장(왼손 주먹)-기와 5장 (오른손 손등)-기와 5장(왼손 손등)-기와 10장(오른팔꿈치)-기와 10장(왼팔꿈치)-기와 5장(오른손 안쪽 손날)-기와 5장(왼손 안쪽 손날)-벽돌 2장(오른 손날) 등 연속동작으로 이어지는 ‘파워 격파’를 보였다.
 태권도 고수회와 국가대표 출신으로 구성된 남측 선수단은 북측 ‘힘의 태권도’와 달리 예술성이 강조된 현란한 기술을 표방한 ‘고난도의 태권도’를 선보였다.
 특히 신선을 연상케 하는 하늘거리는 옷을 입고 출연한 강신철(태권도고수회) 사범이 아리랑에 맞춰 부드러움과 꺾임을 강조, 한마리의 학의 날개짓 하듯 여러가지 품새를 선보이며 공연장을 수놓았다.
 이와함께 양준모(태권도고수회)의 대리석 15면(정권)-기와 13면(손날)-대리석 13면(손날)-블럭 3면(손날)-대리석 7면(안쪽 손날)을 격파하는 등 온몸을 날리는 위력 격파를 보여줬다.
△탁구=이념과 분단의 갈등을 넘어서 하나됨의 ‘우정의 랠리’.
 남녀개인단식과 복식, 혼성복식에 이어 펼쳐진 남녀 혼합복식에서 호흡을 맞추며 승부보다 ‘하나됨의 하모니’를 연출했다.
 특히 번외경기로 펼쳐진 혼합복식 남자부는 평화팀, 여자부는 통일팀이 각각 역전승으로 장식, 최종 1-1을 기록했다.
 남자부 경기에서는 이정우(제주삼다수)와 홍준일이 한조가 된 평화팀이 최현진(제주삼다수)·리광일 통일팀을 맞아 세트스코어 1-0으로 패하다 2세트와 3세트에서 팀워크를 앞세우며 최·리조를 세트스코어 2-1 역전, 승리를 일궈냈다.
 여자부 경기에서도 통일팀 김경하(대한항공)·고은경조가 평화팀 김무교(대한항공)·최영란조를 맞아 첫 세트를 9-11로 내준 상태에서 2·3세트를 11-9와 13-11로 이기며 1승을 거뒀다.
 한편 남북대결에서는 북측팀이 1·2회전 남녀 개인전을 승리로 이끈 가운데 3·4회전 남녀 복식에서는 남측이 우세를 보이며 2-2 동점을 이뤘다. 그러나 5회전 혼성경기에서 북측 오수영·정은경조는 남측 임영준(제주삼다수)·박경애(대한항공)조를 맞아 첫 세트부터 랠리와 랠리, 동점과 역전을 거듭하며 18-16까지 가는 접전을 보이며 많은 박수를 받았다. 2세트에서는 남측이 8-11로 패하며 최종 3-2로 북측의 우위를 점했다.
 △여자혼합축구=민족평화축전 주요 이벤트의 하나인 ‘축구 빅3 매치’의 두번째 경기인 남북혼합 여자축구.
 남측 안종관(INI스틸) 감독이 이끄는 평화팀과 북측 김광민 감독이 이끄는 통일팀간의 경기는 평화팀이 2-1로 승리를 거뒀다.
 흰색과 파랑색이 어우러진 유니폼을 입은 선수들은 쓰러지면 일으켜 주고 멋진 플레이를 펼칠 때면 서로 칭찬하고 도닥거리는 모습을 보이며 관중들을 감동시켰다.
 절로 가슴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민족의 함성.
 ‘우리는 하나다’, ‘우리민족끼리 조국통일’ 등 팀도 응원도 모두 하나되어 제주종합경기장에 메아리쳤다. 특히 통일응원단 아리랑과 제주시 이도2동·오라동 민속보존회의 신명나는 풍물장단이 흥을 돋웠다.
 이날 경기는 평화팀이 승리한 가운데 평화팀 남측 박은선(서울위례정산고)은 전반 7분 북축 리은숙의 첫 골을 왼발 패스로 도움을 준 데 이어 전반 27분 북측 리은심의 오른발 패스를 골로 연결시키며 두골 모두를 합작했다.
 통일팀은 후반 21분 스트라이커 리금숙이 패스한 공을 북측 문철미가 아크정면에서 오른발 슛을 성공시켰다.
 한편 지난 23일 개막식과 함께 치러진 리턴매치에서는 북측이 4-0으로 완승을 거둔 바 있다./특별취재반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6762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