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농업의 활로를 찾는다/대안산업 녹차](1)우리나라 녹차산업

[제주농업의 활로를 찾는다/대안산업 녹차](1)우리나라 녹차산업
제2부 : 녹차산업 경쟁력 있나
재배면적·생산량 급증해도 공급은 달려
  • 입력 : 2005. 09.27(화) 00:00
  • /강시영기자 sykang@hall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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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을 뒤로 서광다원이 광활하게 펼쳐져 있다. 건강식품으로 녹차 소비량이 꾸준히 증가하면서 정부도 녹차를 3대 유망 전략산업으로 분류해 놓고 있다. /사진=한라일보 DB

 국내 녹차는 1960년대말 정부 주도의 농특사업의 일환으로 전남 보성, 고흥, 영암 등에 대규모 차밭을 조성하면서 본격화됐다. 제주지역에는 1980년대초 (주)태평양의 장원산업이 현대식 차밭을 조성하고 녹차산업 기반을 구축했다. 전남 보성, 경남 하동, 제주도는 국내 차 주산지이다.

 우리나라의 녹차산업은 중국, 일본, 동남아권 등 차산업을 선도하고 있는 국가들의 위협요인에도 불구하고 성장 유망한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정부는 녹차를 3대 유망 전략산업으로 분류해 놓고 있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모자란데다 향후 녹차 소비량의 증가분을 고려한다면 녹차의 공급은 더욱 부족할 것이라는게 관련 업계의 분석이다.

 통계만 보더라도 녹차는 ‘성장작목’으로서 재배면적과 생산량이 급격한 증가추세를 보여준다.

 우리나라의 녹차 재배면적은 1990년 4백48㏊에서 2003년에는 2천3백8㏊로 5.2배 늘었다. 생산량은 같은 기간 1천4백80톤에서 무려 7.8배 증가한 1만1천6백여톤에 이르렀다. 기계화와 재배기술의 발달로 3백평당 생산량은 평균 3백30㎏에서 5백3㎏으로 1.5배 증가했다.

 주목할 만한 점은 녹차 재배면적과 생산량의 증가와 더불어 소비량과 수입량도 점점 늘고 있다는 사실이다. 농림통계에 따르면 국민 1인당 녹차소비량은 지난 1991년 약 10g이던 것이 2003년에는 40g로 4배나 늘었다.

 이런 추세라면 오는 2011년에는 한국인 1인당 차 소비량이 1백50g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차 소비량은 아일랜드 2.7㎏, 영국 2.28㎏, 터어키 2.17㎏, 홍콩 1.36㎏, 일본 1.14㎏, 중국 3백60g에 비교해 보면 순위에도 끼지 못한다.

 최근 국내 소비자 조사결과를 보면 녹차에 대한 이미지가 ‘건강식품’이라는데 초점이 맞춰지면서 소비전망이 매우 밝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박문호, 오산원 연구자료)

 조사 결과, 녹차의 이미지는 건강식품, 맛과 향으로 마시는 식품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20대 이하의 청년층에서 맛과 향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향후 녹차의 소비전망은 소비자의 절대다수가 소비를 늘이겠다고 응답했으며 잎차(42.9%), 티백(50.4%), 캔(52.9%)으로서 잎차보다는 마시기 편한 티백이나 캔의 전망이 상대적으로 밝았다. 40대 장년층에서는 잎차의 선호도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장기적으로 보면 청년층에서 형성된 차 습관을 바탕으로 잎차의 소비 전망도 밝다고 예측할 수 있는 것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도 국내 녹차의 재배면적과 생산량 전망자료에서 앞으로 10년 후인 2014년에는 재배면적이 4천4백51㏊, 생산량은 4천9백12톤으로 지금에 비해 갑절 이상 늘어날 것으로 추정하고 있을 정도다.

/강시영기자 sykang@hallailbo.co.kr



“제주, 녹차메카 가능성 있다”

본보 기획보도 후 생산농가 등 의견 ‘봇물’


 한라일보가 녹차산업을 제주의 대안산업으로 조명하는 집중기획 시리즈를 내보내자 본사에는 다양한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한라산 녹차 영농조합법인 최재호 대표이사는 “보성과 하동에 브랜드 이미지를 놓쳐 버려 아쉬움이 있지만 늦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최적기라 생각한다. 21세기 제주의 성장동력으로 녹차를 꼽는다해도 전혀 손색이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는 의견을 보내왔다.

 제주발전연구원 강승진 박사는 “녹차산업은 이미 검증된 대안산업이다. 농업의 다양성 측면에서도 녹차산업을 적극 육성할 때”라고 말했다.

 제주녹차발전연구회 성환희 총무는 “일본 가고시마가 녹차산업을 부흥시킨 사례를 주목해야 한다. 제주는 재배여건 만으로도 우리나라 제일의 녹차메카로 발전할 수 있다. 녹차산업의 발전은 제주의 생명산업인 감귤산업의 동반 발전을 위해서도 중요하다. 제주도 당국도 이제 더 이상 지체해선 안된다. 녹차산업 발전을 위한 마스터플랜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녹차산업의 비전에 대한 기대반 우려반의 목소리도 여전하다.

 “녹차를 재배해도 좋을지 확신이 안선다” “일본과 중국뿐만 아니라 동남아시아에서도 차재배가 크게 늘고 있다는데 제주가 녹차산지로서 경쟁력이 있을지 의문이 든다” “영세농가로서 초기 투자비용을 감당해낼 수 있을지도 걱정이다” “전남 보성이 이미 녹차산지로 자리잡았는데 제주녹차가 틈새시장을 공략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녹차산업을 제주의 대안산업으로 가능성을 모색하기 위한 시도는 관련 생산자단체를 중심으로 꾸준하게 모색돼 왔다.

 그러나 지금까지 하우스감귤, 한라봉, 섬오갈피 등 ‘개척작물’이 새로운 농가소득원으로 뿌리내리는 과정에서 보듯이 녹차산업도 당국의 무관심속에 대기업과 몇몇 선진 농가, 생산자단체를 중심으로 가능성이 타진돼 왔을 정도다.

 당국은 지금까지도 감귤 이외의 대안작물을 자신있게 내놓지 못하고 있다. 한해 6백억∼7백억원에 이르는 막대한 공적자금을 감귤산업에 쏟아붓고 있지만 폐원된 과수원에 심을 대안작물에 대해서는 확실한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다.

 하나의 작물을 지역의 산업으로 발전시키기 까지는 많은 투자와 연구, 인내를 필요로 한다. 그 책임이 농가에만 귀속돼서는 비전을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 농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농가들은 마땅한 작물을 찾지 못해 불안해 하고 있으며 성장 유망한 작물이 제시돼도 제주브랜드로 발전시키는 데 한계를 절감한다.

 감귤 주산지인 남제주군이 올해부터 녹차산업을 감귤 대체작목으로 적극 육성하기 시작한 것은 주목할만하다.

 그러나 신품종 확보, 과다한 초기 투자비, 소규모 생산자의 판로대책 등 녹차산업 부흥을 위한 난제는 한둘이 아니다. 녹차산업 육성을 위한 당국의 전폭적인 지원과 관심은 지속돼야 하며 이같은 노력이 광역차원으로 확대돼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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