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섬 박물관순례](15)닥종이인형박물관

[제주섬 박물관순례](15)닥종이인형박물관
오래된 풍경에 담긴 그리운 사람들
  • 입력 : 2006. 04.25(화) 00:00
  • /진선희기자 jin@hall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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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닥종이인형박물관 제공

제주월드컵경기장에 위치…추억 여행에 옛 시절 새록

영상자료·소품 등도 전시


 고무줄을 끊어가고, 공기돌을 낚아채고, 땅따먹기 할 때 금을 지우는 아이가 꼭 한명씩 있었다. 밉지 않은 개구쟁이였다. 또래들과 우르르 몰려다니며 놀 수 있었던 시절은, 돌이켜보면 행복한 시간이었다. 이웃끼리 서로 정을 나누고 키워가던 때였으니까.

 서귀포시 제주월드컵경기장안에 있는 닥종이인형박물관은 아슴푸레한 기억을 일깨우는 공간이다. 지난 3월 문을 연 이 박물관은 당초 미술관이 있던 자리에 들어섰다. 복합문화공간을 표방한 스토리움에서 운영하는 공간으로 모두 2개관으로 꾸며졌다.

 닥종이 인형은 1관에 전시되고 있다. 닥종이는 낙엽성 관목인 닥나무 껍질을 주재료로 만든다. 닥종이 공예가인 박순애씨 등 20여명이 공동으로 참여해 제작한 2백30여점을 만날 수 있다. 가족, 겨울이야기, 꽃 시리즈, 옛날 옛적에, 학교 풍경 등을 테마로 한다. 우물에 두레박을 넣어 물을 퍼올리듯, 작가들은 닥종이 인형을 통해 어릴 적 기억과 그리운 사람들을 불러냈다.

 박물관에 나온 닥종이 작품들은 색감이 제법 화려하다. 표정도 한층 풍부하다. 손자에게 등목을 해주는 할머니, 난로위에 올려놓고 먹었던 겨울 도시락, 코흘리개들의 고무줄 놀이, 명절 풍경 등 관람객들을 수십년전의 시간으로 데려다놓는다. 여기에 더해 한반도를 뒤흔들었던 2002월드컵의 순간, ‘플란더스의 개’ 등 애니메이션 캐릭터 등을 닥종이로 빚은 창작물도 나왔다.

 닥종이 인형을 통해 떠난 추억여행은 2관까지 이어진다. 1관과 비슷한 규모의 2관은 스토리움이 본래 운영해온 공간으로 ‘아련한 추억속으로 떠나는 여행’이란 주제로 전시물이 놓여있다. 5·16도로 착공 장면, 해녀 매스게임 등 흑백영상에 담긴 제주의 옛 모습을 비롯해 대한늬우스, 잊혀진 CF, 대학가요제, 추억의 다방, ‘삐삐’로 불리던 무선호출기, 공병우 타자기 등 손때가 묻어있는 그 시절의 자료들이 관람객들과 만난다. 전시장 안쪽에는 학교종, 책걸상, 난로, 풍금 등으로 추억의 교실을 재현했다. www. storium.co.kr. 연락처 739-39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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