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일 오전 제주시 이호테우해수욕장에 불청객 괭생이모자반이 수북하게 쌓여 있다. 양유리기자
[한라일보] "치우고 치워도 끝이 없습니다. 일주일 걸려 수거하면 금세 쌓여서 해수욕장이 괭생이모자반 천지가 됩니다."
지난달부터 제주지역 해안가로 괭생이모자반이 다량으로 유입되면서 도내 해안가 곳곳이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모래사장 위 괭생이모자반이 폐어구, 해양쓰레기와 뒤섞이며 도내 주요 관광지인 해수욕장의 미관을 해치고 있다.
4일 오전 제주시 이호동의 이호테우해수욕장. 한편에는 괭생이모자반 더미가 넓게 쌓여 있었고, 다른 한편에서는 해양쓰레기 수거업체 트럭과 관계자들이 더미를 가리키며 논의하고 있었다.
이곳에서 만난 수거업체 관계자는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까지 쉬지 않고 (괭생이모자반을) 치우는데도 3분의 1을 수거하지 못한다. 전체를 다 치우려면 일주일 정도가 소요된다”며 “양이 워낙 많아서 모래 속으로 파고 들어가기도 해서 장비 없이는 엄두도 못 낸다”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요새는 겨울에도 많이 나오긴 하지만 원래 봄철이 본격적이었다”며 “조금씩 출현 시기가 앞당겨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4일 오전 제주시 이호동의 한 해안가 한편에 괭생이모자반과 해양쓰레기가 가득하다. 양유리기자

4일 오전 괭생이모자반으로 뒤덮인 제주시 삼양해수욕장 모래사장에서 시민들이 맨발걷기를 하고 있다. 양유리기자
제주시 삼양동의 삼양해수욕장의 상황도 심각했다. 모래사장 인근에 가까워지자 시큼한 냄새가 진동했다. 이곳에서는 관광객과 시민 20여 명 정도가 맨발 걷기와 산책을 즐기고 있었지만 모래를 뒤덮은 괭생이모자반을 이리저리 피하느라 걸음이 바빴다.
또 괭생이모자반은 선박의 스크류에 감기면 조업과 항해에 위협을 주는 만큼 어민들에게도 큰 골칫거리다.
제주도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제주에서 수거된 괭생이모자반은 1만1611t에 이른다. 2021년 9756t, 2022년 412t, 2023년 201t, 2024년 921t, 2025년 321t 등이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에 따르면 1월부터 유입되는 괭생이모자반은 황해 북부에 서식하는 개체들로, 황해에서 강하게 부는 서풍의 영향으로 일부가 서해의 연안 해류를 따라 국내 해역에 출현한다.
또 과거에는 황해 북부 해역의 수온이 낮아 괭생이모자반이 서식하기에 적합하지 않았지만 수온 상승으로 서식에 적합한 환경으로 바뀐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봄철에서 겨울철로 괭생이모자반 유입 시기가 앞당겨지면서 제주도는 지난달 괭생이모자반 상황대책반을 구성해 운영을 시작했다. 예년에는 3월에 시작되던 대책반 활동이 지난해는 2월, 올해는 1월로 조정되고 있다.
또 올해 해양쓰레기 정화사업, 바다환경지킴이 운영, 양식어장 정화 사업 등 13개 사업에 총 164억을 투입해 도내 해양 환경 정화에 나설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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