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송악산 해안에도 자살특공정 유도로 구축

日, 송악산 해안에도 자살특공정 유도로 구축
  • 입력 : 2007. 08.15(수) 00:00
  • /이윤형기자 yhlee@hall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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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가 태평양전쟁 말기에 모슬포 송악산 해안에 구축한 특공정기지 유도로시설이 발견돼 일제의 전쟁야욕을 다시 한번 되새겨 주고 있다. 특공정 유도로시설에는 특공정을 발진시키기 위한 레일자국과 침목흔적이 60여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뚜렷이 남아있다. /사진=이승철기자 sclee@hallailbo.co.kr

레일자국 뚜렷… 관련 석축까지 존치
"일제 전쟁야욕 엿볼 수 있는 역사현장"


일제가 태평양전쟁 말기에 만든 대정읍 모슬포 송악산 해안 특공정기지 앞에서 자살특공정을 발진시키기 위한 유도로시설이 발견됐다.

본보 특별취재팀은 최근 송악산 해안 특공정기지 앞 조간대상에서 구축 당시의 원형을 간직하고 있는 유도로시설을 찾아냈다.

이 특공정 유도로시설은 표면에 두 가닥으로 된 레일 자국이 뚜렷이 남아있고 관련 석축까지 확인되고 있어 당시 구축실상을 규명해 줄 수 있는 귀중한 자료로 평가된다.

시멘트와 바닷가 자갈을 혼합해서 만든 유도로시설 구조물은 간조시에는 약 20여m(폭 450cm) 정도 드러난다. 송악산 해안에 구축된 갱도까지는 60여m로 파도 등에 의해 중간부분이 훼손되지 않았다면 전체 길이는 80여m에 이르렀을 것으로 보인다. 유도로시설은 만조시에는 물에 잠겼다가 간조시에 드러나는 바람에 지금껏 알려지지 않아왔다.

제주에서 확인된 해안특공기지의 특공정유도로 시설은 지난해 본보 특별취재팀이 한경면 고산 수월봉 해안에서 발견한 데 이어 두 번째다. 하지만 송악산 해안의 특공정 유도로시설은 구조와 상태가 훨씬 양호하다는 점에서 당시 실상을 생생히 엿볼 수 있게 하고 있다.

지난해 문화재청에 의해 근대문화유산으로 등록된 송악산 해안 특공정기지는 태평양전쟁 말기 모슬포 해안으로 상륙하는 미군 등 연합군 함정을 자살공격하기 위한 일본군 전쟁기지로 15개의 갱도가 남아있다. 당시 제주도민 뿐 아니라 육지부 민간인들까지 강제징용돼 특공정기지 구축에 동원됐으며, 생존자들은 아직까지 당시의 고통을 간직하고 있는 아픈 역사현장이다.

제주해안에는 송악산을 비롯 조천읍 서우봉 등 일제가 구축한 자살특공정기지 5개소가 남아있으나 당국의 무관심속에 방치·훼손되고 있는 실정이어서 대책이 시급하다.황석규 박사(제주역사문화진흥원)는 "송악산 해안 특공정 유도로시설은 일본군 군사시설의 구축과정과 일제의 전쟁야욕을 엿볼 수 있는 생생한 역사현장"이라며 "하루빨리 조사 및 이에 따른 보존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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